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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취소’ 표도르, 미트리온 피해 생명연장?

입력 2017-02-19 17:40

Russian MMA fighter Fedo... <YONHAP NO-3844>
예멜리야넨코 표도르(40)의 벨라토르 데뷔전이자 미국 무대 복귀전이 19일 경기 당일 전격 취소되는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표면적인 이유는 상대인 맷 미트리온의 몸 상태가 갑자기 악화된 탓이라고 하지만 팬들은 석연치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예멜리야넨코 표도르(40)의 벨라토르 데뷔전이자 미국 무대 복귀전이 경기 당일 취소되는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UFC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종합격투기 단체로 성장하고 있는 벨라토르 측은 19일(한국 시간) 공식 SNS에 “벨라토르 172 메인이벤트 표도르-맷 미트리온전이 취소됐다. 미트리온의 몸 상태가 갑자기 악화되어 기권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벨로트로 측은 빠른시일내 표도르 복귀전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계체량까지 무사히 마쳤지만 경기 당일이 문제였다. 미트리온의 신장 결석(kidney stone)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미트리온은 TUF 시절에도 경기에 임박해 뜻하지 않은 몸 상태로 경기를 가지지 못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11월 벨라토르 MMA와 계약을 맺은 표도르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미트리온과 한판 대결을 앞두고 있었다. 미트리온은 UFC 톱텐 선수들과 싸우다가 지난해 벨라토르로 이적해 2연승을 달리고 있는 NFL 출신의 헤비급 선수다.

큰 기대 속에 한국의 격투기 팬들도 표도르 경기시간을 체크하며 기다렸다. 하지만 경기가 열리기 몇 시간 전 최종 무산됐다. 팬들의 실망은 상당히 컸다. 표도르 복귀전을 예고했던 KBS N SPORTS 측이나 시청자들이나 허탈했다.

차엘 소넨이 긴급 대체 선수로 투입될 수 있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메인이벤트를 앞두고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발생한 상황이라 코메인이벤트를 격상하는 방법 외에는 없었다.

팬들의 아쉬움이 그 어느 때보다 컸던 것은 미트리온의 이름값 때문이다. 복귀 후 상대한 선수들을 보면 표도르 수준에 걸맞지 않는다.

은퇴를 번복하고 복귀한 뒤 UFC와 계약을 앞둔 듯한 발언으로 기대를 부풀렸던 표도르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이름들과 상대하며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은퇴를 앞둔 말년에 드러난 실력과 전성기가 지났다는 점을 생각하더라도 표도르답지 않은 소극적인 자세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대결해보니 표도르의 소극적인 자세를 이해할만했다. 압승을 거둬도 모자랐지만 표도르는 퇴보한 실력만 드러내며 실망을 안겼다.

2015년 12월 31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가진 복귀전에서는 스페셜 매치로 자이딥 싱(인도)을 상대해 1라운드 TKO승을 거뒀다. 테이크다운 후 마운트 펀치로 탭을 받아냈다. 팬들 마음에 드는 상대는 아니었지만 3년 6개월 만의 복귀전이라 점에서 참을 수 있었다.

작년 6월 말도나도와의 경기는 최악에 가까웠다. UFC에서 밀려난 라이트헤비급 선수를 상대로 간신히 판정승을 거뒀다. 반사 신경, 체력, 그라운드 능력 모두 표도르와는 거리가 멀었다. ‘40대 표도르’라는 것을 수차례 되새기며 지켜봐도 기대 이하였다. UFC는 고사하고 하위급 단체에서도 챔피언을 약속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벨라토르와 계약한 표도르에게 그나마 걸맞은 상대가 미트리온이었다. 미트리온은 UFC에서 꾸준히 랭킹 10위 안팎을 넘나들며 크로캅을 잡았던 가브리엘 곤자가, 현재 UFC 헤비급에서 활약 중인 트래비스 브라운과 데릭 루이스 등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승패를 기록했다.

큰 체구에도 펀치의 정교함과 스피드를 갖춰 표도르에게 난적이 될 것으로 보였다. 경기 결과에 따라 벨라토르와의 계약 조건과 상관없이 은퇴 시기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모처럼 성사된 강한 상대와의 매치였지만 갑작스러운 건강 상태 악화로 가질 수 없게 됐다.

일부에서는 “표도르가 싸우지 않아 생명 연장에 성공했다”는 비꼬는 듯한 말까지 나온다. 미트리온은 표도르가 이길 수도 있는 상대지만 현재 표도르에게는 냉혹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과 다른 강력한 모습으로 과거의 위상을 되찾고 싶어 했을 표도르서도 아쉬울 법하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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