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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백신 MSD vs SK케미칼 vs GSK 3파전 예고

MSD ‘조스타박스’, 10년간 독점 … 전세계 4000만도즈 접종, 임상데이터 풍부 강점

입력 2017-10-1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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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MSD의 대상포진백신 ‘조스타박스’(왼쪽) vs SK케미칼의 ‘스카이조스터’
SKC ‘스카이조스터’, 조스타박스 대비 비열등성 입증 … 연말 출시 
GSK ‘싱그릭스’, 70대 이상서도 90% 예방효과 … 항원보강제 결합 사백신, 1회 추가 접종
  



연간 8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국내 대상포진 예방백신 시장에 SK케미칼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가세하면서 한국MSD의 독점적 지위가 깨졌다. SK케미칼은 지난달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스카이조스터’의 시판허가를 받아 이르면 올 연말에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13일엔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가 만장일치로 GSK의 ‘싱그릭스’를 승인 권고했다.

대상포진은 잠복한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 VZV, 수두바이러스)가 재활성화돼 나타나는 고통스럽고 가려운 피부발진이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대상포진에 걸릴 수 있다. 면역기능이 떨어진 고연령자(50세 이상)·만성질환자 등에서 발생위험이 높다.

대상포진이 위험한 이유는 합병증 때문이다. 신경통은 환자의 30%가 겪을 정도로 가장 흔하며 최소 3개월에서 수년간 통증이 지속된다. 얼굴에 수두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 각막염, 시력감퇴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현재까지 유일하게 출시된 대상포진 예방백신인 MSD의 ‘조스타박스’는 2006년 FDA 승인을 획득했으며, 2013년 7월에 국내 출시됐다. 50세 이상에 1회 접종한다. 녹십자가 국내 유통·마케팅을 맡고 있다.

조스타박스와 스카이조스터는 살아있는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를 약독화한 생(生)백신, 싱그릭스는 죽은 질병균의 일부를 이용해 만든 항원이 주성분인 사(死)백신이다. 생백신은 접종 후 항체 생성 효과가 탁월해 대부분 한 번만 접종하면 되지만 발열·몸살 등 자연감염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사백신은 자연감염 반응이 없는 대신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 싱그릭스는 2회 접종한다. 

MSD는 수년간 축적해온 풍부한 임상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세계 누적 접종량이 총 4000만도즈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조스타박스의 1회 접종비는 18만원이다.

조스타박스는 대상포진에 걸린 적이 없는 60세 이상 총 3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연구 ‘SPS’(Shingles Prevention Study)에서 대상포진 및 신경통 합병증 발생위험을 위약 대비 각각 51.3%, 66.5% 낮췄다. 70대 이상의 예방효과는 37.6%로 60대(69.8%)보다 현저히 감소했다.

북미·유럽 50~59세 총 2만2000여명이 참여한 ‘ZEST’(ZOSTAVAX Efficacy and Safety Trial) 임상 결과 대상포진 발생위험을 위약 대비 69.8%까지 감소시켰다. 조스타박스 접종군의 대상포진 발생률은 연간 1000명당 1.99건으로 위약군의 6.57건보다 낮았다.   

SPS와 ZEST 임상에서 조스타박스의 흔한 이상반응으로 주사부위 홍반·통증·부어오름(종창), 두통 등이 보고됐다. 천식악화, 류마티스성 다발성 근육통,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1건씩 발생했다.    

조스타박스는 건강한 50세 이상(중앙값 60세) 한국인 180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임상연구에서 면역원성 상승 효과를 입증했다. 접종 4주 후 항체역가(GMT, Geometric mean tier)가 185.4단위/㎖로 접종 전 66.9단위/㎖ 대비 약 2.8배 증가했다. 백신 관련 부작용 발생률은 53.9%로 대부분(98%)은 주사부위 이상반응이었다.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 백신을 접종한 60세 이상 미국 환자 총 7만6000여명을 분석한 결과 성별, 인종, 동반한 만성질환(당뇨병, 신장·심장·폐·간 질환 등) 유무에 관계 없이 대상포진 발생위험을 55% 낮췄으며, 대상포진으로 인한 입원위험을 감소시켰다.

스카이조스터는 고려대 구로병원 등 국내 8개 기관에서 50세 이상 842명을 대상으로 5년간 진행한 임상에서 조스타박스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SK케미칼은 스카이조스터가 조스타박스와 효과·안전성은 동등하면서 국내 기술로 개발한 백신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GSK에 앞서 국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싱그릭스는 2회 접종하는 만큼 7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도 약 90%의 높은 예방효과를 나타낸다.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의 단백질 성분인 당단백질E(glycoprotein E)와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을 강화하는 항원보강제 AS01B이 첨가됐다.

싱그릭스는 ‘ZOE-50’과 ‘ZOE-70’ 글로벌 3상 임상연구에서 대상포진 및 관련 합병증 예방효과를 입증했다. ZOE-50에는 아메리카·유럽·아시아 지역에서 건강한 50세 이상 약 1만5000명, ZOE-70엔 70세 이상 약 1만4000명이 각각 참여했다. 이들 임상에는 조스타박스를 접종받은 적 있는 사람이 포함됐다. 

4년간 진행된 ZOE-50 임상 결과 싱그릭스의 대상포진 예방효과는 97.2%로 대상포진 발생률이 연간 1000명당 0.3명으로 위약군의 1000명당 9.1명보다 낮았다. 연령이 높거나 접종 후 시간이 지나도 예방효과가 90%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싱그릭스 투여군 대 위약군의 전체 이상반응 발생률은 각각 84.4% 대 37.8%로 차이가 났지만 심각한 부작용은 9% 대 8.9%로 비슷했다.   

ZOE-50 및 ZOE-70 데이터를 사전에 정의한대로 통합분석(pre-specified pooled analysis)한 결과 70세 이상에서 대상포진 및 신경통 합병증을 위약 대비 각각 89.8%, 88.8%(VE, Vaccine Efficacy, 위약접종 후 대상포진 감염자수-백신접종 후 대상포진 감염자수/위약접종 후 대상포진 감염자수의 백분율)로 예방했다. 흔한 부작용으로 주사부위 통증·발진, 피로, 두통, 근육통, 떨림 등이 보고됐다. 
 
업계에 따르면 싱그릭스는 올 4분기에 미국 발매가 예상되며, 국내에는 내년이나 2019년에 도입될 전망이다. 


김선영 기자 sseon0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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