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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기획] '역사적 포옹' 文-金에 웃고… '럭비공 행보' 트럼프에 울고…

[2018 이슈메이커]

입력 2018-12-31 07:00
신문게재 2018-12-31 2면

2018년은 한반도의 지도자들이 전 세계의 주목을 끈 한 해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에 평화분위기를 조성하며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는 유화 제스처를 보냈지만 경제적으로는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분쟁을 일으키며 자국 산업 살리기에 나서 자신이 글로벌 트러블메이커임을 입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종신집권의 길을 마련했지만, 미국과의 무역분쟁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이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이밖에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이사회 의장은 네 차례에 걸친 금리인상으로 신흥국 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사법거래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직 대법원장으로는 처음으로 검찰 수사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반면 방탄소년단은 ‘아이돌’을 넘어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팝스타로 거듭났다.

2018년 한해 국내외를 뜨겁게 달군 이슈메이커 7인을 소개한다.

 

 

◇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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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계속 외치며 마치 폭주 기관차와 같은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갔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정점에 달한 보호무역주의 노선,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다자협정 탈퇴와 전통적 동맹들과의 불화 등 각 분야에서 새판짜기를 시도했다. 13년 만에 극적으로 타결된 2015년 이란 핵(核)합의를 3년도 채 안 돼 ‘휴짓조각’으로 만들어버렸고, 러시아와는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파기를 공식화했다.

 

이 밖에 밀입국자 전원 기소와 동행 미성년 자녀 격리 수용이라는 ‘무관용 정책’, 중미 출신 이민행렬(캐러밴)을 막기 위한 군인 배치 등 강경한 반(反) 이민정책을 둘러싼 논란을 일으켰다. 반면, 북미관계에서는 올해 역사적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로 북미 관계를 급격히 호전시키며 호평받았다.

 

그러나 최근 단행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조기 교체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백이 더 커지게 됐다는 일각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세 번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셧다운’되면서 곳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웨이’식 통치행위가 빚어내는 파열음이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내년 행보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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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문재인 대통령은 불과 반년 만에 잇따라 열린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원년을 열었다.

 

특히 북미 간 비핵화 대화가 파국 위기에 처했을 때 북미 정상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견인했다. 

 

하지만 민생 분야의 성적은 초라했다.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근로시간 단축에 돌입하면서 소득 주도 성장의 고삐를 당겼지만 고용 부진 등에 따른 경제 실정론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여기에 청와대 공직자들의 비위 사건까지 터지면서 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싸늘히 식어갔다. 

 

올해 5월 판문점에서 열린 2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84%까지 치솟았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불과 반년만에 45%까지 주저앉았다. 부정평가의 43%가 ‘경제 문제’였다. 취임 후 처음으로 잘한다는 응답보다 못한다는 응답이 더 많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2019년 초반은 남은 임기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중대 기로다. 북·미 대화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도, 종전선언도,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내년을 기약하게 됐으며, 민생·경제 분야에서 국민이 체감할 만한 성과를 내야 하는 도전적 과제 앞에 섰다.

 

 

◇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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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올해 방탄소년단(BTS)는 K-POP 최정상을 넘어 세계의 아이콘으로 성장했다. 

 

2018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2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했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한국 그룹 최초로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했다. 지난 5월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는 한국 가수 최초 빌보드 메인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등극했다.  

 

월드투어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8월 서울에서 시작한 ‘러브 유어셀프’ 월드투어를 통해 방탄소년단은 미국, 캐나다, 영국, 등 11개 도시에서 22회 공연을 펼쳤다. 

 

인기를 증명한 방탄소년단은 UN 총회에서도 7분 동안 연설을 펼치며 영향력을 증명했다. 방탄소년단이 아이돌을 넘어 월드스타로 발돋움 했음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 시진핑 中 국가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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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3월 개헌을 통해 국가주석의 임기를 2연임으로 제한한 조항을 폐지하고 ‘시진핑 사상’을 헌법에 명시하는 등 종신 집권도 가능한 장기집권 기반을 마련했다.

 

대외적으로는 무역과 북핵, 한반도 문제를 놓고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해 김정은 위원장과 세 차례나 회동하는 등 북한과의 밀착 행보를 가속화하며 북한의 전통적 우방이자 최대 경제 후원자로서의 입지를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맞서 자국의 이익을 지키겠다며 보복 관세로 맞대응, 정면 대결을 선택했다. 무역전쟁의 여파 속에서 시 주석이 공들이고 있는 ‘일대일로’ 사업도 흔들리고 있다. 78개 참여국 대부분이 저개발국가들인데다 빚더미에 앉아있어 중국 주도로 전 세계의 무역·교통망을 연결해 경제 벨트를 구축하려는 구상이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의 전면전으로 중국 경제가 받을 타격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최근에는 미국과의 평등한 무역 협상을 통해 호혜 공영을 달성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등 한발짝 물러선 모양새다.

 

또한 미국의 우방이자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와 첫 고위급회의를 개최하는 등 향후 시 주석의 행보가 이목을 끌 전망이다.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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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올해 평화의 상징인 3차례 남북정상회담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미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남조선에서 머지않아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동계올림픽)가 열리는 만큼 대표단 파견을 포함,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며 대화를 제의했다. 

 

이후 남북관계 개선은 일사천리로 전개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대규모 응원단을 보내는가 하면, 개막식에 친동생인 김여정 북한노동당 제1부부장과 공식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참매2호기’에 태워 남쪽으로 내려보냈다.

 

올해에만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성황리에 마무리 된 평창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판문점 남측지역인 평화의집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두 정상은 이 회담에서 완전한 한반도의 비핵화를 골자로 하는 ‘북미정상회담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

 

김 위원장이 핵도발을 일삼는 ‘미치광이 지도자’에서 한반도 평화시대를 여는 지도자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다.



◇ 양승태 전 대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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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권위의 상징인 사법부 최고 수장에서 ‘재판거래’와 ‘법관사찰’을 최종 지시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범죄 피의자 처지가 됐다. 근대 사법제도가 도입된 이래 대법원장을 지낸 인사가 현직 시절 비위로 검찰 수사 대상이 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9월부터 박근혜 정부를 거쳐 2017년 9월까지 대법원장을 지냈다. 명예로운 법관으로 한평생을 살았지만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대법원장의 힘을 남용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그가 쌓은 명예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상고법원 도입 등 역점 사업을 추진하고자 박근혜 정권에 유리한 판결이 나오도록 법원 내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재판거래’ 의혹의 정점에 있다. 양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는 일제 강제징용 소송, KTX 해고 승무원 관련 소송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재판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가장 공정해야 할 사법부가 행정부와 거래를 통해 재판을 왜곡시켰다는 비난이 불거지면서 일선 판사들은 물론 국민들도 분노했다.
 
이에 따라 임종헌 전 법원 행정처장이 구속기소된 데 이어 검찰의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가 진척되면서 양 전 대법원장 역시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제롬 파월 미국 연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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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올 들어 네 번째였다.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연준 이사회 의장으로 지명될 때까지 파월은 통화긴축을 선호하지 않는 비둘기파로 보였다. 하지만 그는 취임이후 매파의 본색을 드러내며 3개월에 한번씩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의 금리인상에 가장 분개한 것은 파월 의장을 지명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었다. 금리인상으로 미국의 주가가 하락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의미 없는 숫자만 들여다보지 말고 시장을 피부로 느껴라”고 연준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미국 증권가에서는 트럼트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내년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경제에 대한 자신감으로 취임 후 기준금리 인상 행보를 이어가는 파월이 새해에는 신흥국 경제와 미국 금융가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김동현·채훈식·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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