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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송중기 열애설 제기한 유튜버는 왜 ‘적반하장’ 주장할까

입력 2020-06-14 12:17

송중기 '아스달'로 활동 재개<YONHAP NO-3285>
배우 송중기 (사진=연합)

 

지난 11~12일, 연예계와 법조계가 떠들썩했습니다. 한류스타 송중기가 한 변호사와 교제 중이라는 ‘설’이 제기됐기 때문이죠. 이는 송중기 소속사 하이스토리 디앤씨가 11일 오후 “당사 아티스트에 대한 속칭 찌라시, 악성 루머의 최초 작성자 및 유포자, 악의적 비방을 일삼는 악플러 등에 대해 민, 형사상 조치를 취할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엄포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공개적으로 확산됐습니다.



다소 의아했던 건 송중기같은 A급 톱스타의 열애설이 갑작스럽게 제기됐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톱스타들의 교제 소식은 기자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소문이 돌다 ‘지라시’라고 불리는 증권가 정보지 형태로 배포되곤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라시’ 조차 돌지 않았습니다. 주변 기자들에게 문의해도 누구도 ‘지라시’를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전처 송혜교와 교제할 때 매 번 데이트하는 장면이 목격됐던 과거를 생각하면 아무런 ‘전조’증상 없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터진 열애설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습니다.

알고보니 이는 한 유튜버의 주장이었죠. 이 유튜버는 자신의 채널에 송중기가 자신의 이혼소송을 대리한 한 법무법인 변호사들과 식사 자리에서 해당 변호사를 만났다고 주장했죠. 그러면서 해당 변호사의 사생활까지 들먹이며 폭로를 이어갔습니다. 이에 발끈한 송중기 소속사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송중기 측이 강경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기성언론이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자 이 유튜버는 적반하장 식으로 언론을 꾸짖었습니다. 자신의 채널에 “인기 연예인과 대형 연예기획사의 대변인 수준으로 전락한 연예 언론이 할 말은 아니죠”라며 “애써 도덕적인 척 비판합니다”라고 적었죠.

그의 주장 중 일부는 맞을 수 있습니다. 일부 매체의 경우 직접 취재보다 기획사의 한마디에 목 매다는 경우가 부지기수죠.

하지만 연예계에서 온갖 구악질을 일삼던 자신의 과거를 생각하면 과연 그가 이런 비판을 할 자격이 있나 싶습니다. 그는 과거 한 통신사 재직 시절 배우 김태희가 인터뷰를 해주지 않는다며 인신공격에 가까운 기사를 썼다가 영화계로부터 공식 보이콧을 당했습니다. 

 

스포츠지 재직 시절에도 추문의 주인공이 되곤 했죠. YG엔터테인먼트와 소송에서 승소한 뒤 YG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고 스스로 털어놓은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연예계에서는 이조차 1억원을 받은 게 아닌데 액수를 ‘뻥튀기’ 했다는 소문이 암암리에 돌았습니다.

지금도 이 유튜버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한 여배우를 후원했다고 주장하거나 조 전 장관의 딸이 고가의 외제차를 타고 다닌다고 주장하다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유튜브 방송에서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바른생활 스타일 연예인의 성추문을 주장해 당시 ‘놀면뭐하니’ 간담회에 나선 유재석이 “난 아니다”라고 해명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유튜버의 주장 중 사실로 드러난 건 극히 드뭅니다.

연예인의 열애설은 통상 측근 취재와 당사자 확인 절차를 거쳐 보도됩니다. 물론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부인해 취재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하지만 사랑과 재채기는 숨길 수 없기에 언젠가 들통나곤 하죠. 송중기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두 사람이 예쁜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면 증거가 제시되겠죠.

법조계에 따르면 해당 변호사는 주변 변호사들에게 “나도 소문이 사실이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고 합니다. 어디까지 진실이고, 거짓인지는 당사자들만 알겠죠. 정확한건 해당 유튜버가 무차별적으로 이 변호사의 개인사를 폭로했다는 점입니다. 

 

언론인 출신으로서 ‘언론윤리’와 가장 거리가 먼 자신이 현직 기자들에게 “자신이 취재를 해서 날카로운 기사를 써야, 남들이 쓰지 못하는 기사를 써야 나중에 오히려 정말 감사하단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라고 꾸짖는 건 그야말로 적반하장이죠. 언론윤리와 도덕성의 유무, 이게 유튜버와 기성언론의 차이 아닐까요.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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