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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2021] 배우 이혜영, 영화 '당신얼굴 앞에서'로 생애 첫 GV참석!

"홍상수 대본, 매우 불친절하지만 자유느끼게 해줘"

입력 2021-10-0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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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당신얼굴 앞에서’의 출연진들.왼쪽부터 이혜영,조윤희,권해효가 환하게 웃고있다.(사진=이희승기자)

 

여전히 타고난 기품이 넘쳐흘렀다. 배우 이혜영이 홍상수 감독의 영화 ‘당신얼굴 앞에서’를 통해 특유의 아우라를 뽐냈다.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CGV센텀시티에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초청작 ‘당신얼굴 앞에서’ 상영 및 관객과의 대화(GV)가 진행됐다. 


영화는 1990년대 배우로 활동하다 미국으로 떠났던 상옥(이혜영)이 한국으로 돌아와 한동안 연락이 끊겼던 동생 정옥(조윤희)의 집에서 지내던 중 영화감독에게 작업 제의를 받기까지 벌어지는 하루 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홍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각본과 연출, 촬영, 편집, 음악을 담당했고 연인인 배우 김민희가 제작실장으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던 작품. 극 중 자연스런 술자리와 감독 특유의 연기같지 않은 상황에 대해 이혜영은 “완성된 걸 오늘 처음 대형 스크린으로 봤다”면서 “실제로 술을 마시면서 연기했다”고 말문을 열었다.하지만 그 어느때보다 치열했던 현장이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시나리오의 첫 느낌은 안톤 체홉의 작품을 읽는 느낌이았습니다. 어떻게 연기하라는 지문이 하나도없음에도 감정이 쌓여 연기를 하게끔 유도하는 불친절한 시나리오랄까요. 배우와 대본만 남게끔 유도하는 매우 정확한 디렉션이 있었습니다. 스스로 타협하지 않게 만드는 현장이었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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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74회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해외에서 먼저 공개됐던 ‘당신얼굴 앞에서’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 프리미어로 처음 관객을 만났다.(사진제공=BIFF)

이혜영은 한국영화사를 이끈 故이만희 감독의 딸로 주목을 끌었다. 도도한 외모와 DNA에 흐르는 예술가의 피는 일찌감치 그를 영화계로 이끌었다. 뮤지컬과 연극, 드라마는 물론 SBS초기의 방송앵커까지 맡으며 “이혜영이 하면 뭔가 달라도 다르다”는 정설을 굳건히 했다.  

 

그는 매일매일 현장에서 주어지는 대본을 보며 ‘자유’를 느꼈노라 고백했다. 감독과의 인연은 지금은 고인이 된 아버지가 쉼없이 영화를 만들던 어린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8년작 ‘휴일’의 제작을 맡았던, 당시는 드문 여성영화제작자인 故전옥순 여사를 만나 쌓았던 즐거운 추억이 50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 자식대에서 완성된 것. 

 

‘당신얼굴 앞에서’에 함께 출연한 권해효는 “선배님은 29년 전에 찍은 나의 데뷔작 여우주인공이었다. 한 작품에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웠다”며 남다른 인연이 쌓여 완성된 작품임을 밝혀 감탄을 자아냈다.

“나는 굉장히 판타지를 좋아하는 편이라 홍상수 감독의 전작들이 굉장히 성의없어 보였어요. 어느날 감독님에게 일어난 사건을 보고 2%부족했던 뭔가가 채워지더군요. 그 사건이 뭔지는 제가 말하면 분명 싫어하실 거라(웃음) 말하지 않을게요. 그제야 부랴부랴 전작들을 찾아봤는데 정말 놀라운 감독인걸 깨달았습니다. 어떤 작품인지, 무슨 캐릭터인지 모르고 연락이 오자마자 하고 싶었어요. 친구가 되고 싶었거든요.”

그는 이어 “사실 이 자리에는 감독님이 오셨어야 했다. 나는 영화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생애 첫 GV를 하고 있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으로 이끌었다. 홍상수 감독의 필모그래피 중 하나인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차용한 답변은 역시 이혜영다웠다.

“앞으로 또 이런 자리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큰 화면으로 관객과 함께 영화를 보는 즐거움은 정말 감동이네요. 부디 개봉하면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부산=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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