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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이스트빌리지 아트 NFT 플랫폼 ‘리얼컬렉션’ 최동열 대표 “NFT, 힙합에서 배우다”

[허미선 기자의 컬처스케이프] NFT 플랫폼 '리얼컬렉션' 개발한 최동열 웨이브아이 대표

입력 2022-07-01 18:00
신문게재 2022-07-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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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미셸 바스키아, 키스 해링, 릭 프롤 등과 1980년대 이스트빌리지에서 활동했던 작가이기도 한 최동열 웨이브아이 대표는 블록체인기술연구소(IBCT)와 공동개발해 NFT 플랫폼 '리얼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는 '리얼컬렉션'을 NFT계의 애플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사진=이철준 기자)

  

“요즘은 닥터 드레(Dr. Dre, Andre Romelle Young), 에미넴(Eminem, Marshall Bruce Mathers III), 50센트(50 Cent, Curtis James Jackson III) 등 힙합을 많이 들어요. 특히 닥터 드레는 헤드폰 브랜드를 만들고 거리에서 방황하던 에미넴, 50센트 등을 발굴해 프로덕트를 만들어주고 글로벌 스타로 키워냈죠. 저 역시 뉴욕 이스트빌리지에서 함께 활동했던 작가로서 그들이 NFT 아트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 처음에야 함께 하지만 이후로는 그들이 직접 만들 수 있도록요.”

그 스스로가 장 미셸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 키스 해링(Keith Haring), 릭 프롤(Rick Prol) 등과 1980년대 이스트빌리지에서 활동했던 작가이기도 한 최동열 웨이브아이 대표는 블록체인기술연구소(IBCT)와 공동개발해 선보인 NFT 플랫폼 ‘리얼컬렉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저항, 반체제, 탈중앙…정신이 맞닿은 이스트빌리지와 N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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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열 작가이자 대표(사진=이철준 기자)

“이제 누군가 알아봐주기를 기다리는 시대는 지났어요. 본인이 직접 나서야 하는 시대죠. 50센트의 말처럼 ‘문제가 있다면 그걸 가지고 갈 사람도 나뿐’인 거죠. 이스트빌리지도 그랬어요. 이스트빌리지 작가들은 본래 길거리에서 활동했어요. 체제 안에서 활동하고자 했던 작가들이 아니죠. 기존의 어떤 미술운동도 따르지 않았고 각자가 저마다의 사조였어요. 그래서 기존의 체제가 아닌 새로운 매체에 굉장히 열심히 하고 싶어해요. 힙합 아티스트들을 통해 배운 게 우리가 얼마나 대중(Public)과 연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사실이죠.”

 

이어 최 대표는 “예술은 돈, 권력 등 세속적인 것과 멀리 해야한다는 건 산업혁명 당시 부르주아들이 만들어낸 개념”이라며 “이탈리아의 화가 티션(Titian)은 교황보다도 위에 있던 예술가다. 타국의 왕이 이탈리아에 오면 티션부터 만났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작가들의 가치는 죽어서 오르곤 했죠. 하지만 살아있을 때 자신의 가치를 작가 자신이 직접 만들어 내고 높일 수 있어야 해요. NFT를 통해 커뮤니티를 만들어 작가를 서포트하는 거죠.”

즉시성, 저항, 반체제, 탈중앙, 반권위 등 이스트빌리지와 그 ‘정신’(Spirit)이 맞닿아있는 NFT에 힙합 아티스트처럼 접근 중이라는 최 대표는 “새로운 건 무엇이든 재정비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거친다. 1부터 12까지 단계가 있다면 NFT는 이제 겨우 1단계”라고 진단했다.

“화랑들이 하고 있는 NFT는 옛날 것, 기존의 것을 버리지 못하고 접목시키려고 하는데 새로 시작해야 해요. 본래 작품은 생각하지 않고 새롭게 접근해야하죠. 저와 이스트빌리지에서 함께 활동했던 아티스트들이 제 생각에 동의하고 함께 시작했죠.”

릭 프롤, 제임스 람버거(James Romberger), 안드레아 스터징(Andreas Sterzing), 스티븐 랙(Stephen Lack),  짐 라다코비치(Jim Radakovich) 등이 ‘리얼컬렉션’의 시작을 기꺼이 함께 한 건 동료 작가이기도 한 최동열 대표에 대한 믿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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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빌리지 활동 당시의 최동열 작가(사진=본인제공)

친구들 사이에서 ‘이스트빌리지의 아시아 대사’로 불리는 최동열 대표는 2018~2019년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됐던 ‘이스트빌리지 뉴욕: 취약하고 극단적인’을 통해 바스키아, 키스 해링, 릭 프롤을 비롯해 데이비드 워나로비치(David Wojnarowicz), 던컨 한나(Duncan Hannah), 제임스 롬버거, 스티븐 랙, 마틴 웡(Martin Wong) 등 25명의 이스트빌리지 작가들을 소개했다.

비슷한 시기 서울숲아트센터 더페이지갤러리에서 열린 ‘반항의 거리, 뉴욕’에서도 바스키아, 키스 해링, 크래쉬(Crash), 데이즈(Daze), 푸투라(Futura), 케니 샤프(Kenny Scharf), 쳉쾅치(Tseng Kwong Chi), 찰리 에이헌(Charlie Ahearn), 마샤 쿠퍼(Martha Cooper) 등 뉴욕의 그래피티 아티스트 15명을 한데 모아 소개했다. 이후 최 대표는 두 전시를 모아 ‘Beats Goes On’이라는 제목으로 청두, 상하이 등 중국의 여러 도시에서 선보이며 ‘이스트빌리지의 아시아 대사’로서의 면모를 발휘했다.

◇복원, AI 등 예술, 무한확장에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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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열 작가이자 대표(사진=이철준 기자)
“플랫폼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요. 사람들이 모여 든다는 건 그만큼의 취향들, 욕구들이 생겨난다는 의미죠. 예술만을 고집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알고리즘, AI로 활용하길 바라는 사람들도 생겨나요. 하나로 다양하게 확장하고 변주할 수 있어야 하죠. 이에 예술의 AI, 알고리즘 활용도 눈여겨보고 있어요. 이제 시작단계지만 NFT는 메타버스로 들어가게 될 거거든요. 그 안에서 시장이 생겨나고 유통이 발생하게 될 테니 그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해야하죠.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그건 또 다른 예술로 확장되는 거예요.”

이어 “저와 친근한 관계에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에어브레인(Aibrain)과 협조할 계획”이라고 귀띔한 최 대표는 NFT플랫폼을 시작으로 이후 AI를 비롯해 다양한 확장에 나선다. 

뉴욕 이스트빌리지의 사라진 작품들을 복원하는 ‘피어’(Pier) 프로젝트와 베를린 장벽 프로젝트 그리고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럽, 인도 등의 아티스트들을 선보이기 위해 채비 중이다.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 하나가 복원이에요. 뉴욕에 무너진 피어(부두)가 있어요.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까지 이스트빌리지 작가들이 그곳에서 많은 작업을 했는데 다 없어져 버렸죠. 우리 작가 중 안드레아 스터징이 당시를 기록했어요. 바스키아, 키스헤링 등의 초상을 비롯해 언제 없어질지 모를 이스트빌리지의 모든 걸 사진으로 기록했죠. 작품부터 퍼포먼스 등까지. 이처럼 예술성의 역사성을 토대로 복원하는 작업을 늘려가려고 합니다.”

베를린 장벽에 그려졌던 작품들을 복원하는 프로젝트 역시 그 일환이다. 세상을 떠난 작가의 작품이거나 색이 바라거나 도시계획으로 사라졌거나 어떤 매체로도 담을 수 없는 예술을 복원하고 그 복원 과정을 다시 NFT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확장시켜나가기 위해 필립스 옥션과 논의 중”이라고 최 대표는 귀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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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빌리지 NFT 플랫폼 리얼컬렉션(사진=홈페이지 캡처)

이스트빌리지를 비롯해 미국 뉴올리언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 나이지리아, 콩고, 러시아, 영국의 첼시, 오스트리아 등의 파트너들과 소통하며 지역적 확장에도 나선다. 최 대표는 미국 뉴올리언스를 중심으로 한 아웃사이더 아트 신의 시스터 거루투드 모건(Sister Gertrude Morgan), 중국의 그래피티 아티스트 팬삭(Fansack), 도시풍경을 형상화한 아프리카 작가 하미드 니 노티(Hamid Nii Nortey, Ghanaian) 등을 소개하기 위해 접촉 중이다.

“중국의 유명 아티스트인 아이 웨이웨이가 뉴욕 이스트빌리지에서 돌아가 설립한, 그의 예술 태동지인 베이징 이스트빌리지(北京東村)도 소개하고 싶어요. 이스트빌리지와 같은 정신이 깃든 중국 컨템포러리의 시작점이거든요. 아이 웨이웨이를 비롯한 중국 현대미술 대가들 대부분이 북경동촌 출신이죠. 그곳의 작품들, 퍼포먼스 등을 하나로 모아 오프라인 전시와 NFT가 동시에 가는 형식이죠.”


◇NFT계의 애플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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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열 작가이자 대표(사진=이철준 기자)

 

“NFT계의 애플이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지금은 아이디어를 한데 모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입증해야하는 시기죠. 투자도 잘 되고 잘 운영해서 꾸준히 밀고 나가야죠. 결국 지금 필요한 건 추진력입니다.”

이렇게 전한 최동열 대표는 “지금은 그런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파트너들을 잘 선정해 꾸려야 할 시기”라며 “지금은 사업에, 제 작업에 너무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그렇게 시스템이 잘 짜여지면 전 다시 작가로 돌아가 작품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작가들이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투자자들도 기꺼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커뮤니티를 모으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렇게 서로를 믿으면 애플이 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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