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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웨이브의 전성기를 열어 줄 '물건'이 나타났다! '약한영웅 Class 1'

[#OTT] 웹툰 원작의 인기 넘어선 수작 '약한영웅 Class 1', 시즌 2 요청 쇄도

입력 2022-11-23 18:30
신문게재 2022-11-2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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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은 22일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일부러 먹지 않으면서 근육과 살을 빼 왜소한 연시은의 외형을 구축했다”고 밝혔다.(사진제공=웨이브)

 

“난, 지는 싸움은 하지 않아.”

학교 성적도 톱인데 싸움까지 잘 한다면 뭔가 불공평한 느낌이다. 하지만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이하 약한영웅)은 다르다. 누가 봐도 모범생인 소년이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에 기초해 지형지물을 이용하고 손에 잡히는 도구로 악을 응징하는 모습이 꽤 현실적이다. 상대방을 몇 수 앞서는 심리전은 나이는 어려도 부모의 이혼과 더불어 학교와 학원에서 벌어지는 약육강식의 세계를 보고 겪었기 때문이다. 

극 중 연시은(박지훈)은 누가 봐도 손이 가지 않는 학생이다. 자발적으로 아웃사이더가 된 그는 공부 외에는 관심이 없다. 부모님을 기쁘게 하기 위한 성적이 아니다. 엄마는 스타강사로 인터넷에서만 만날 뿐이고 아빠 역시 늘 전지훈련으로 집을 비운다. 그저 자신을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조건이 성적일 뿐이다. 학교란 정글은 철저히 약육강식의 세계다. 일진들은 ‘빽’없는 부모를 둔 아이들, 아니면 공부 머리가 없는 만만한 상대를 본능적으로 알고 접근한 뒤 철저히 빨대를 꼽는다. 그들의 먹이감이 되지 않기 위해선 늘 중간 정도의 튀지않음과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머리로 선생님의 눈밖에 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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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의 전성기를 열 작품으로 손색이 없는 ‘약한영웅’의 공식 포스터. (사진제공=웨이브)

 

‘약한영웅’은 제목대로 누가 봐도 최약체인 17살 소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명사인 ‘영웅’이 시사하는 바를 8개의 에피소드로 녹여냈다. 반에서 가장 먼저 등교하는 그는 자신보다 먼저 도착해 자고 있는 안수호(최현욱)를 매일 만나지만 도통 관심이 없다. 알고 보니 수호는 새벽까지 알바를 하고 집에 가지 않고 바로 학교로 와 피곤한 몸을 맡기는 소년가장이다. 평일에는 배달과 식당 서빙을 하고 주말에는 이삿짐까지 나르며 하나뿐인 할머니의 소원인 ‘개근상과 졸업장’을 받기위해 고군분투한다. 일진들이 수호를 건들이지 않는 이유는 뛰어난 피지컬과 운동능력 때문이다. 체대진학을 권할 정도로 수호는 남다른 체력에 파이터로서의 실력도 상당하다. 하지만 절대 먼저 나서지 않는 그의 철칙은 연시은에 의해 깨진다. 

교내의 실질적 일진인 영빈(김수겸)의 괴롭힘에 굴복하지 않을 뿐더러 되려 역공으로 맞서는 모습을 보고나서다. 집안도 머리도 되지만 야비한 성격의 영빈은 수족으로 부리는 친구 몇 명을 내세워 연시은을 괴롭히지만 늘 실패한다. 다른 아이들처럼 괴로워하지도, 무서움에 떨지도 않는다. 늘 무반응으로 자신을 하대하는 눈빛만 보낼 뿐 결코 덤비지 않는다. 다행히 금수저들만 다닌다는 명문고에서 폭력과 왕따를 당해 전학온 오범석(홍경)이 미끼가 되어준다. 그를 자신의 무리에 껴주는 조건으로 환각을 일으키는 마약성 패치를  붙여 시험을 망치게 하는 것까지 좋았지만 문제는 연시은에게 학교 등수는 목숨만큼 중요한 ‘방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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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균, 나철 등 중견 배우들이 보여주는 어른들의 방관, 이기심 역시 남다르다.(사진제공=웨이브)

 

금이 간 방패를 발견한 연시은의 분노는 폭발한다. ‘약한영웅’은 샤프의 뾰족한 끝, 딸각거리는 볼펜 소리, 과거 모든 학생들의 바이블이나 다름없었던 성문수학과 비슷한 두께의 학습지가 인간 몸에 어떤 치명타를 남기는지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시작은 영빈의 자격지심과 질투였지만 후폭풍은 상당하다. 그저 10대들의 치기어린 비행이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가출팸, 불법 도박사이트, 대출 알선과 담보까지 교정 깊숙하게 침투한 신종 마약과 범죄가 살벌하게 그려진다. 

지난 18일  공개 직후 단숨에 2022년 웨이브(Wavve) 유료 가입자 견인 1위를 기록한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은 해외 반응도 남다르다.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iQIYI) 미국과 대만을 비롯해 미주 ‘비키’(ViKi) 채널 내 ‘코코와’(KOCOWA)에서도 평점 9.9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 쿠키영상으로 다음편의 떡밥이 드러나자 웹툰의 팬들은 벌써부터 시즌 2를 기대하고 있지만 웨이브 측은 이 부분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22일 웨이브측은 “아직 제작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논의되지 않고 있다. 배우들도 8화까지 만들어지는 걸로 알고 계약했다”고 했다. 이 작품을 통해 존재감을 발산한 배우들의 스케줄 확보가 관건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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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웨이브)

 

원작 웹툰의 연재처인 네이버웹툰의 자회사 플레이리스트가 직접 제작한  ‘약한영웅’에는 그야말로 ‘이 배우가 그 배우였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멍뭉미의 대명사였던 아이돌 출신 박지훈을 필두로 전석대, 영이 등 원작에 없던 캐릭터는 신승호와 이연이 맡아 존재감을 뽐낸다. 같은 반이지만 절대 친해질 것 같지 않았던 친구들의 우정을 제 옷에 맞게 연기한 최현욱과 홍경은 이제 신인의 티를 벗고 ‘믿고 보는 배우’의 반열에 올라선 모양새다. 세명의 고등학생이 겪는 우정과 폭력, 교실 내 묘한 권력 관계는 단편 영화에서 응축된 연출력을 보여준 유수민 감독과 군대라는 특수한 집단에서 발생하는 비극을 다룬  ‘D.P.’ 한준희 크리에이터가 합심한 만큼 믿고 봐도 좋다. 돌풍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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