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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TV 잘 안본다길래… '라방' 켰어요

[트렌드] 홈쇼핑업계, '수익 돌파구' 탈 TV 전략 가속
TV 밖으로 나온 홈쇼핑…유튜버 앞세워 미래고객 공략
협업 방송부터 연계 상품까지 모바일 강화 박차
숏폼 콘텐츠도 전면에…신규고객 유입 등에 효과

입력 2024-06-26 07:00
신문게재 2024-06-2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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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사들의 탈 TV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TV 밖으로 나가 올해는 유명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와 손잡고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1분 이내로 편집한 ‘숏폼’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탈 TV를 위한 준비 중 하나다. 업계는 모바일 중심 전략으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 인기 유튜버와 협업… ‘팬덤’ 효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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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홈쇼핑이 유튜브 쇼핑 오픈 기념으로 유튜버 허미노와 특별 라이브방송을 진행한다. (사진제공=NS홈쇼핑)

 

생존 돌파구를 ‘모바일’로 삼은 홈쇼핑사들은 최근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간판 유튜버과 손잡고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 모바일 주 시청 고객층은 TV 고객층과 달라 기존 쇼호스트나 연예인 대신 모바일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유튜버’를 낙점한 것이다.



NS홈쇼핑은 이달 유튜브 쇼핑 기능을 도입하며 먹방으로 이름을 알린 100만 유튜버 ‘허미노’와 26일 협업 방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유튜브를 통한 수익 창출에 힘써온 NS홈쇼핑이 올해 본격 커머스형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유튜버와 모바일 띄우기에 나선 것이다. NS홈쇼핑은 인기 유튜버와의 방송이 자연스러운 홍보와 상품 구매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S홈쇼핑 관계자는 “1세대 먹방 크리에이터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허미노와 NS홈쇼핑의 새 유튜브 쇼핑 기능을 소개하기 위해 협업하기로 했다”며 “유튜버 인기 척도라고도 할 수 있는 구독자가 100만을 아우르는 유튜버인 만큼 NS홈쇼핑의 유튜브 쇼핑을 알리는 데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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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은 유튜버 쯔양과 공동개발한 상품으로 ‘완판’을 기록했다. (사진제공=롯데홈쇼핑)

 

990만 유튜버 ‘쯔양’, 130만 유튜버 ‘밥굽남’ 등 스타 유튜버와 활발한 협업을 이어오고 있는 롯데홈쇼핑 역시 지속적으로 유튜버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에는 구독자 90만을 보유한 요리 유튜버 ‘영자씨’와 함께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롯데홈쇼핑은 유튜버 영자씨의 노하우가 그대로 담긴 ‘진국 삼계탕’을 모바일TV ‘엘라이브’, 롯데홈쇼핑 공식 유튜브 채널 ‘롯튜브’, ‘영자씨의 부엌’에 동시 송출해 시청자 수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유튜버를 비롯한 인플루언서 방송을 늘리는 것은 이들과 협업한 상품이 매출이 높기 때문이다. 앞선 쯔양과의 방송에서는 쯔양과 공동개발한 상품이 완판을 기록했으며, 다른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상품도 일반 식품 대비 3배 이상 높은 주문건수를 달성해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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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박막례'와 간장게장을 판매한 GS샵.(사진제공=GS샵)

GS샵과 CJ온스타일도 유튜버와 인플루언서 등과 협업한 상품과 방송으로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GS샵은 120만 유튜버인 ‘박막례 할머니’와 협업해 간강게장과 김치 등을 선보였는데 방송과 함께 간장게장은 완판이 됐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 틱톡 크리에이터인 쿠자와 협업한 CJ온스타일은 주방용품 브랜드를 소개해 3040 등 젊은층의 주목을 받으며 자체 목표 대비 30% 상회하는 실적을 냈다.

업계는 앞으로도 인플루언서와 손잡고 TV 밖 젊은층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NS홈쇼핑은 유튜브 쇼핑 기능 강화를 위해 인플루언서와 연계한 방송 및 콘텐츠 확대를 공식화했고 롯데홈쇼핑도 인플루언서와 협업한 차별화 상품을 지속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롯데홈쇼핑은 홈쇼핑 MD팀과 별개 조직인 니치마켓소싱팀을 통해 젊은층을 공략할 수 있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상품 경쟁력 확보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홈쇼핑업계 한 관계자는 “TV 방송 효용이 줄어들며 젊은층 공략과 탈 TV 전략의 일환으로 모바일에 힘을 쏟고 있다”며 “최근 가장 인기 있는 플랫폼인 유튜브에 어울리는 유튜버와 그 팬덤을 활용해 신규고객 유입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 홈쇼핑도 ‘숏폼’ 열풍… 전면배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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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온스타일 모바일 앱 최상단에 신설되는 숏츠탭 화면 이미지. (사진제공=CJ온스타일)

 

TV에서 모바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면서 홈쇼핑업계는 ‘숏폼’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디지털 환경에서 숏폼 영상이 인기를 끌자 홈쇼핑도 1분 내외 길이로 핵심 내용만 편집한 영상 콘텐츠를 강화하고, 모바일 앱 전면에 배치해 킬러 콘텐츠 역할을 맡겼다.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숏폼 서비스 ‘숏픽’을 선보인 GS샵은 앱 내비게이션 정중앙에 숏픽을 배치하는 등 ‘1분 홈쇼핑’에 힘을 준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약 5000개 콘텐츠를 제작, 운영했는데 전체 누적 페이지뷰(PV)가 이달 16일을 기점으로 1억회를 넘어섰다.

이는 매출 증가로도 이어졌다. 5월 기준 일평균 숏픽 시청자 수가 1월 대비 130% 늘며 같은 기간 상품을 구매하는 직접 매출은 70.5%까지 뛰었다. 덩달아 GS샵 MAU는 1월 436만명에서 5월 483만명으로 10.8% 증가해 모바일 경쟁력 강화에 숏픽이 든든한 지원군 역할도 해내고 있다.

CJ온스타일도 숏폼을 통한 성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 1월부터 숏츠 콘텐츠를 운영해온 CJ온스타일은 지난 4월 모바일 앱 개편과 함께 숏츠탭을 앱 최상단에 신설하고 ‘30초 커머스’ 확장을 알렸다. 이를 기점으로 숏츠 주문금액은 콘텐츠를 첫 운영한 1월보다 116% 증가했고 주문 고객수도 90% 늘었다. CJ온스타일은 숏츠 영상의 전략적 배치가 고객 유입으로 이어지면서 관련 콘텐츠를 대거 늘리기로 했다.

숏폼 자동 제작 시스템을 도입한 곳도 있다. 현대홈쇼핑은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숏폼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패션, 뷰티, 식품 등 고객 주목도가 높은 상품군을 중심으로 하루 최대 10개의 숏폼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또 해당 영상들에 유튜브와 현대홈쇼핑 공식 온라인몰 현대H몰을 연동하는 ‘유튜브 쇼핑’ 기능을 도입한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유튜브를 통해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콘텐츠 채널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현대H몰 등 모바일 플랫폼과의 시너지를 강화해 차별화 이용 경험을 제공하겠다”며 “독자적 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통해 신규 고객 확보와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모바일에 밀린 TV, 부작용도 주의해야

이처럼 홈쇼핑을 둘러싼 유통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홈쇼핑의 모바일 라방과 숏폼 바람에 우려를 나타내는 전문가들도 있다. 라방과 숏폼이 재미에만 치중하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자칫 제품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 홈쇼핑 방송은 30분에서 한 시간 가량에 달하는 반면 라방이나 숏폼은 순식간에 상품 판매가 이뤄지다 보니 소비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상품 정보들이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홈쇼핑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 해외직구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이 부상하는 상황에서 TV 기반 커머스만 낡은 방송 규제에 발목 잡혀 성장성을 잃다 보니 홈쇼핑업체들이 본령을 벗어나 모바일 라방과 숏폼에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수엽 미디어미래연구소 박사는 지난 21일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 주최로 열린 ‘TV기반 커머스 환경 변화에 따른 주요 이슈와 쟁점’ 세미나에서 홈쇼핑 산업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며 규제 완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CJ온스타일,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GS샵, NS홈쇼핑, 홈앤쇼핑, 공영쇼핑 등 생방송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TV홈쇼핑 7곳의 2023년 매출은 5조5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5.4% 감소했다.

반면 경쟁 유통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라이브커머스 거래액은 지난 2020년 4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0조원 수준까지 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직구를 앞세운 중국 e커머스(C커머스) 기업들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e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박사는 “TV 기반 동영상 커머스가 온라인 기반 동영상 커머스에 주도권을 내주는 상황에서 TV기반 커머스는 더 많은 의무와 규제를 적용 받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산업의 조정 또는 체질 강화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겹겹이 덧씌워져 있는 홈쇼핑 규제에 대한 면밀한 정책검토가 필요하다”며 “필요한 규제는 유지하되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는 합리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수연 기자 ssy12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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