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명2구역 재건축 조감도.(사진=화명2구역 재건축조합 제공) |
◇ “1440만원 영수증 공개하라” 조합장 고발한 조합원
13일 브릿지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화명2구역 재건축조합의 A조합장은 최근 조합원 B씨로부터 부산북부경찰서에 고발됐다. 현 조합 집행부에 1차 조합원후원협조금 1190만원과 2차조합원후원협조금 2070만원, 찬조금 등 총 3480만원 가운데 1440만원 가량의 영수증이 미비하거나 없다는게 고발 취지다.
조합원 B씨는 조합측에 1440만원의 지출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으나 조합측은 지출내역을 공개했을 뿐 영수증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합원들은 “비대위 구성 후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얼떨결에 후원금을 냈지만, 조합원의 피같은 돈을 영수증도 없이 맘대로 썼다면 범죄행위”라며 조합 집행부의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또 “현 조합 집행부와 조합장은 속히 영수증을 공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 “현시점 불가능한 분양가 1600만원...” 시공사 한화건설 바뀌나?
현 조합과 조합원들의 갈등의 시작은 작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화명2구역 재건축 사업은 화명 시영(화명그린파크) 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이다. 1988년 12월 준공된 아파트로 8개동 360세대 53.29㎡~60.81㎡ 소평 평수 위주로 정비사업을 통해 35층 371세대로 바뀔 예정이다. 2020년 9월 조합설립인가, 2023년 6월 사업시행인가를 득한 후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던 중 2023년 11월, 당초 책정된 조합원 분양가 2250만원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며 일부 조합원들이 비대위를 구성했다. 조합원들은 당시 조합 집행부가 무능하며 조합원 분양가를 1600만원대로, 공사비를 600만원 초반대로 낮출 수 있다는 주장으로 그해 12월 조합장 및 임원 해임총회를 열어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총회를 거쳐 올해 4월 비대위는 조합장과 조합 집행부로 취임했지만, 이제는 조합원 분양가 ‘1600만원’을 두고 또다시 갈등이 생겨났다. 현 시점에서 1군 건설사가 분양가 1600만원에 맞춰 시공을 할 수 있냐는 것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021년 입주한 화명동 푸르지오 헤리센트는 30평형이 6억원대에 거래되고 있으며, 비슷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동래구 수안1재건축(수안자이 더 스트림)은 조합원 분양가가 평당 2600만원을 넘어섰다.
지역에서 20여년간 부동산사무소를 운영했다는 공인중개사 C대표는 “현시점에서 분양가 1600만원은 어렵지 않나. 분양가를 맞추려면 1군 건설사는 힘들고, 그나마 들어오는 건설사도 이익은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분석은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팽배한 상황이다. 조합원 D씨는 “기존 조합을 엎고 비대위를 구성해 지금에 이르게 된 명분이 ‘과도하게 책정된 분양가를 낮추겠다’는 것이었는데 그럼 결국 시공사를 다시 선정하겠다는 것인가. 그대로 간다면 비대위 출신의 현조합 집행부가 들어선 명분이 없는 것 아닌가. 약속대로 분양가를 낮추라”고 따졌다.
이에대해 A조합장은 브릿지경제와의 통화에서 “조합원 분양가 1600만원은 내가 주장한 게 아니라 감사가 주장한 것”이라며 본인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A조합장은 “6개월 전과 지금의 상황이 많이 바뀌지 않았나. 조합원 분양가 2250만원이 현실적이고 그보다 더 오를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시공사 재선정과 관련해서는 “현재 한화건설과 협상중”이라며 곧 결론을 낼 것이라 밝혔다.
지출내역 공개 및 조합원의 경찰 고발과 관련해 A조합장은 “자료가 경찰로 가게 된 경로를 문제 삼아야 한다”면서도 “해명은 이미 조합원들 단톡방을 통해 밝힌 바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러한 갈등은 결국 선량한 조합원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역 부동산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은 바르고 빠르게 가야 한다”며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빠르게 바로 잡고 속도감있게 진행해야 조합원 분담금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부산=도남선 기자 aegook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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