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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기업은행 가세한 부산시금고 유치 경쟁…'지역 밥그릇 넘본다' 비판도

입력 2024-08-21 11:04
신문게재 2024-08-22 9면

부산시청
부산시가 접수한 제1금고 운영기관 모집에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과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이 참여해 24년 만에 처음으로 부산은행과 치열하게 경쟁한다. 사진은 부산시청 모습

 

한해 15조6000억원이 넘는 부산시 예산을 관리할 금고 은행 선정에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과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이 뛰어들면서 24년 만에 처음으로 BNK부산은행과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노조 등에서는 시금고가 시중은행으로 넘어갈 경우 지역 자금이 수도권으로 흘러갈 수 있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현재 부산시 금고는 부산은행이 제1금고, 국민은행이 제2금고를 각각 맡고 있다. 특히 부산은행은 24년째 1금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금융기관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전성, 부산시에 대한 예금 및 대출금리, 시민 이용 편의성, 금고 업무 관리능력,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 지역 재투자 실적 등의 항목에 대한 평가를 거쳐 시금고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번에 금고로 선정되는 금융기관은 내년부터 4년간 부산시 예산을 관리하게 된다. 올해 부산시 전체 예산은 15조6998억원이다. 이 가운데 전체의 70% 가량인 일반회계와 19개 기금을 1금고가, 나머지 30%가량인 14개 특별회계 예산을 2금고가 각각 관리를 맡는다.

1금고로 지정되면 9000억원 안팎의 평균 잔액을 예치할 수 있고 그 외 홍보 등 부가효과까지 거둘 수 있어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유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부산은행은 지역 사회 기여와 시민 편의성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부산신용보증재단에 2020년부터 5년간 연평균 101억원, 모두 505억원을 출연하며 상생경영을 실천하고 있음을 내세우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부산신보에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120억원을 출연하며 1금고 도전에 나섰다. 금리와 막강한 자금력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2금고 수성을 동시에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시중은행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주금고 입찰에 뛰어든 상황을 불편해 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는 20일 부산시 예산을 관리할 금융기관 모집에 BNK부산은행은 물론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이 참여해 3자 대결 구도가 형성된 것과 관련해 “시금고가 시중은행으로 넘어갈 경우 지역 자금이 수도권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고, 이는 지역의 돈이 다른 지역 경제만 살리는 꼴이 될 것”이라며 “과당경쟁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입찰한 은행으로서는 금고지기로 뽑혀도 해당 지자체에 협력사업비 명목으로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출연해야 하는 게 부담이다. 실제 신한은행 기관고객부는 2018년 4월 서울시 금고 지정 입찰에 참여해 금고 운영을 위한 전산 시스템 구축 비용으로 1000억원을 제시했다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과태료 21억원을 부과받기도 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 간 돈 싸움으로 변질한 시금고 출연금 평가 항목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들이 출연금 확대에 따른 출혈 경쟁 비용을 대출금리와 수수료 인상 등의 방법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에게 전가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eas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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