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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문수에 대한 오만과 편견

입력 2024-08-25 14:51
신문게재 2024-08-26 19면

정다운
정다운 정치경제부 기자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이는 영국의 작가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에 나오는 문장 중 하나로 타인과 자신을 바라보는 우리의 왜곡된 시각을 지적한다.

문득 이 소설의 구절을 떠올렸던 것은 최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잡음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를 두고 ‘극우’, ‘반노동’ 인사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고 있는데, 과연 정당한 표현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물론, 그의 지난 정치 행보를 보면 정치인으로서 오해를 살만 한 언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김 후보자가 반노동 인사라는 것은 사실관계를 봐야 한다. 그는 서슬 퍼런 권력이 살아 숨 쉬던 지난 1970~1980년대 보일러공으로 위장취업을 했고, 두 번의 제적과 두 번의 옥살이를 거쳐 약 20년 이상 노동운동에 투신하는 진심을 보였다. 심상정 전 국회의원은 “동지로 지내던 시절의 김문수는 전설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극우 논란도 수긍하기 어려운데, 유튜브와 미디어 등에서 그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감됐던 신영복 선생에 대해 발언한 내용 중 지금까지 틀린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되레 묻고 싶다. 김 후보자가 근본적으로 달라진 이유를 묻지 않는 오만과, 그가 말하는 역사적 사실이 극우적 해석일 것이라는 편견에 대해서.

김 후보자가 경사노위원장이던 시절 지하철에서 우연히 그를 만났다는 한 기자 선배는 “위원장이 대통령 빼고 관용차 다 없애야 한답니다. 그 돈만 아껴도 얼마냐”고 했다며 놀라워했다. 오는 26일 열리는 청문회에서 김문수를 향한 ‘오만과 편견’이 벗겨질지 주목되는 이유다.


정다운 정치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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