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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해외 전초기지 동남아에 자산 집중… 수익성 확대가 관건

한국 경제 재도약, 글로벌에 길 있다

입력 2024-09-13 06:00
신문게재 2024-09-1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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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권의 해외 진출 지역은 선진국 비중이 줄어든 반면 사업 확장 가능성이 높은 개발도상국에 집중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와 지점 수는 2023년 9월 말 현재 각각 203개와 88개로 현지법인(60개)에 비해 월등히 많은 상태다. 해외 지점과 법인 수는 하나은행이 각각 19개, 11개로 가장 많고, 이어 우리은행(14개, 11개), 신한은행(14개, 10개), 국민은행(9개, 5개) 등의 순이다. 국내 은행의 해외 지점이 가장 많이 설립된 국가 순위는 인도(14개), 베트남과 중국(각 9개), 미국(8개), 홍콩(7개), 영국(6개) 등이다.



은행들의 해외 자산 비중도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2005년~2022년까지 은행권의 지역별 해외진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 영국과 일본에서의 자산은 각각 18.1% 15.1%에서 9.9%, 8.5%로 줄어든 데 비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각각 7.7%, 7.1%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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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최고 격전지 ‘인도’


최근 인도는 국내 은행들의 최고 격전지가 되고 있다. KB국민, 하나, 우리은행 등은 올 들어 인도에서 6개의 영업점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5대 시중은행의 인도 지점 수가 16개로 유지됐던 점을 감안하면 인도 시장에서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추세다.

2019년 인도 구루그람에 첫 지점을 설립한 국민은행은 올해 첸나이와 푸네에 각각 1개 지점을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다. 첸나이와 구르가온, 뭄바이 등 3곳에 지점을 운영해 온 우리은행은 푸네와 아마다바드 새로운 지점을 늘릴 예정이다. 첸나이와 구루그람에 2개 지점을 운영했던 하나은행도 뭄바이와 데바나할리 지점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

보험권에서는 삼성생명이 태국에서 7개 지점과 130개 영업소를 운영 중이며 중국에도 진출했다. 한화생명은 미국,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등지에 진출해 있다. 삼성화재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유럽 등 총 6개 해외 자회사를 두고 있다. DB손해보험도 미국, 중국, 동남아 3개 권역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사들이 미국 뉴욕과 동남아시장을 중심으로 해외법인과 사무소를 운영중이다.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이 인도 시장 진출 15년만에 9위 운용사로 성장했고, 운용자산은 30조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동남아 중심의 해외시장 확장은 수익성 악화와 성장성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종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동남아 대형 은행들은 자국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빠르게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현지 대형 은행과 전자지갑 업체들의 성장으로 한국계 은행들은 현지 저원가성 예금조달이 어려워져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지화 전략으로 수익확대 총력

국내 금융사들은 선택과 집중, 현지화 전략을 토대로 해외시장에서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비중도 높여나간다는 목표다.

우리금융은 2030년까지 글로벌 수익 비중을 25%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를 위해 동남아 3대 법인(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육성에 집중하고, 아시아권에서 글로벌 기업투자금융(CIB) 영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2030년까지 그룹의 글로벌 이익 비중을 30%로 확대하겠다고 제시했고,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중장기 목표치를 40%까지 높여 잡은 상태다.

삼성생명 태국법인은 현지 전역에 5개의 육성센터를 설립, 신인 설계사의 도입 및 육성에 역량을 쏟고 있다. 한화생명은 청년 인구 비중이 30% 이상인 베트남에서 소비자 니즈에 맞는 디지털 금융 서비스 확대와 현지 맞춤형 상품 개발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삼성화재는 2017년부터 현지 기업에 투자하거나 합작하는 ‘인오가닉(인수합병 등 기업의 성장동력을 외부에서 얻는 방식)’ 전략을 기반으로, 세계 유수 기업과의 협업관계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DB손해보험은 현지인을 대상으로 자동차보험, 주택화재보험 등의 영업을 펼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베트남 호치민 그룹사 新사옥 입주(24.08.18)
사진은 베트남 호치민시에 위치한 신한금융그룹 신사옥 전경

 


신한카드의 해외법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현지 고객 대상 영업 인력 대부분을 베트남 현지인으로 구성했다. 롯데카드는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해외시장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선진시장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등 세일즈 앤 트레이딩(S&T)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금융사들을 통해 다양한 투자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홍콩 등에 진출한 신한투자증권은 각 지역별 특성에 맞춘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NH투자증권은 현지 디지털 중개 사업 강화를 위한 인프라를 강화하고 현지 금융사, 핀테크사와 파트너십을 추진 중이다.

 

김동욱·도수화 기자 eas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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