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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먹기 편한 약이 효과도 좋다…‘편의성’ 높인 신규 제형 의약품 개발 ‘활발’

[트렌드] 편리함 넘어 약효까지 극대화…젤리·스낵·마이크로니들 형태 ‘주목’

입력 2024-09-04 06:16
신문게재 2024-09-0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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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우리가 몸이 아플 때 먹는 ‘약’은 종류만큼 형태도 다양하다. 보통 의사와 약사가 주는 대로 복용하다보니 질환에 따라 약을 복용하는 방식 또한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제일 흔히 접하는 약은 알약이다. 물과 함께 복용할 경우 쓴 맛 등을 거의 느끼지 않을 수 있어 가장 간편한 방식으로 꼽힌다. 알약을 먹을 수 없는 영유아들은 알약을 분쇄해 가루 형태로 복용하게 되며 이 때 시럽 형태의 약을 함께 활용하기도 한다. 질환에 따라 주사제 형태로 의약품을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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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몸이 아플 때 먹는 ‘약’은 종류만큼 형태도 다양하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알약은 보관이 편리하고 휴대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노인, 또는 섭식장애가 있는 환자의 경우 복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주사제 또한 주사 공포증 등을 이유로 투약이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이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도록 ‘복용 편의성’을 높인 의약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편리함을 넘어 약효까지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이 활발히 이뤄지는 추세다. 

 

알피바이오의 국내 최초 '의약품 젤리비타민' 이미지 1
알피바이오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최초 ‘의약품 젤리 비타민’ 품목을 승인받았다. (사진제공=알피바이오)

 

◇국내 첫 ‘의약품 젤리 비타민’ 식약처 허가

알피바이오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최초 ‘의약품 젤리 비타민’ 품목을 승인받았다. 이는 2022년 표준 제조 기준 개정 이후 이뤄진 젤리 제형 품목의 첫 허가다. 이 회사는 2020년부터 의약품의 젤리 제형 제조에 대한 특허와 상표를 출원했으며 이번에 승인받은 제품은 이 특허 기술을 적용해 생산된다.

회사 측은 물이 필요하지 않아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젤리 제품이 알약이나 캡슐 형태의 비타민을 삼키기 어려운 어린이, 노인 등에게 편리한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봉 후 빠른 시일 내에 폐기해야 하는 액제, 시럽제 대비 오래 두고 복용이 가능해 경제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아울러 딸기맛, 청포도맛, 자몽맛 등 다양한 맛 구현이 가능해 화학적 약물의 맛과 냄새에 거부감이 있는 소비자들에게 복용 편의성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피바이오 관계자는 “그동안 젤리 제형은 일반 식품과 건강기능식품에만 발매됐지만, 알피바이오가 국내 최초로 의약품 젤리 제형 허가를 받아 시장을 개척하고자 한다”며 “해외에서는 이미 젤리 제형의 진통제, 비타민류가 의약품으로 판매되고 있어 이를 참고해 개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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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마비앤에이치는 건기식 업계의 이중 제형 트렌드를 반영해 ‘멀티 바이알’ 용기를 독자 개발하고 특허 등록과 제품화를 완료했다. (사진제공=콜마BNH)

 

◇건기식도 먹기 편한 제형으로…스낵형까지 등장

콜마비앤에이치는 건기식 업계의 이중 제형 트렌드를 반영해 ‘멀티 바이알’ 용기를 독자 개발하고 특허 등록과 제품화를 완료했다.

멀티 바이알은 액상과 함께 정제 또는 캡슐 등을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는 복합 제형이다. 용기 상단부에 해당되는 ‘캡’ 버튼을 누르면 아래 용기로 내용물이 이동, 추가적인 물 섭취 없이 고형제와 액체를 간편하게 동시에 섭취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2단계 밀폐 구조로 캡을 누르기 전까지 정제 또는 캡슐이 액상 부분과 서로 완벽히 분리되어 인습을 방지하고 위생적으로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

기존에 캡을 열어 내용물을 섭취한 후 뚜껑을 열어 액상을 섭취하는 일반적인 이중 제형(분리형 멀티캡) 대비 인습적 취약점, 분리형 멀티캡 대비 편의성을 개선했으며 특허권과 디자인권도 확보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이미 멀티 바이알의 제품화도 완료했다. 최근 국내 제약사인 동아제약과 업무협약을 맺고 멀티 바이알 용기가 적용된 음주 전후 숙취해소제 ‘모닝케어 프레스온(PRESS ON)’의 생산 계약을 진행했다.

모닝케어 프레스온은 상단 환과 하단 액상으로 구성된 제품으로 간 건강과 위 건강을 위한 두 가지 타입으로 출시되어 8월부터 전국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멀티 바이알 용기가 적용된 모닝케어는 기존 숙취해소제 시장에 없던 신 제형으로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며 “시장 상황에 맞춰 추가 라인업 확장과 제품화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이노베이터 시나몬랩은 새로운 제형의 ‘스낵형 건기식’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이 기술은 원료 특성상 섭취가 어렵거나 불편한 기능성 원료를 팽화 공정을 통해 제조·가공,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스낵형’으로 제조하는 기술이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차전자피, 가르시니아캄보지아, 빌베리추출물, 단백질, 비타민 등 다양한 원료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나몬랩은 이에 대한 국내 특허를 취득했으며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국제 특허(PCT)도 출원한 상태다. 향후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기능성 원료를 스낵처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섭취가 편리한 건기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젤리, 캔디, 바, 필름 등 다양한 제형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점에 착안해 스낵형 제형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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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탈모·당뇨 해결사로 ‘마이크로니들’ 급부상


현대인의 고민인 비만·탈모·당뇨 등을 해결할 새로운 해결사로는 ‘마이크로니들(Microneedle)’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른바 ‘붙이는 주사’로 불리는 마이크로니들은 머리카락 3분의 1 수준의 미세한 바늘로 피부를 통해 약물을 전달하는 경피 약물 전달 기술이다. 피부에 붙이면 미세 침이 피부를 뚫고 들어가 녹으며 약물을 주입해 기존 주사제나 경구제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약물 전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는 2019년 6억2160만 달러(약 8114억원) 규모였던 전 세계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시장이 오는 2030년 12억390만 달러(약 1조5715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크로니들은 투약 편의성뿐 아니라 주사제 대비 회복력이 빠르고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어 관련 의약품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는 추세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대웅제약이 GLP-1(Glucagon-Like Peptide-1) 유사체를 탑재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의 비만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한다.

현재 GLP-1 유사체를 활용한 비만 치료제의 대세는 ‘피하주사제’다. 1일 1회 또는 1주 1회 주사 제품이 가장 일반적인데, 반드시 냉장 보관을 해야 한다. 환자가 직접 주사를 투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상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약효가 떨어지기도 한다. 경구용 비만 치료제는 생체이용률이 1% 정도로 흡수율이 매우 낮고 구토·메스꺼움·설사 등의 부작용이 있다.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마이크로니들 비만 치료제는 팔·복부 등 각질층이 얇은 부위에 1주일에 한 번 붙이기만 하면 된다. 신경세포를 건드리지 않아 통증이 없으며 기존 주사제와 비교할 때 동일한 약효를 갖는다. 상온 보관이 가능해 유통 과정에서 콜드 체인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회사 측은 앞서 R&D 전문 계열사 대웅테라퓨틱스를 통해 GLP-1 유사체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마이크로니들 패치의 비임상을 완료하고 데이터를 확보한 바 있다. 2028년 상용화를 실현하는 게 목표다.

JW중외제약은 마이크로니들 연구 기업 테라젝아시아의 플랫폼을 활용해 마이크로니들 탈모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테라젝아시아는 2019년 미국 테라젝으로부터 전 세계 파마슈티컬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원천 특허의 전용 실시권을 확보하고 2020년부터 의료용 패치 상용화를 위한 표준화 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테라젝아시아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전신 순환과 국소 적용 의약품의 약효를 증진하고 주사 제형의 투약 편의성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 밖에 신신제약도 차세대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개발을 위한 자체 연구 설비 구축을 완료하고 관련 의약품 개발에 나선 상태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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