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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라이프] 전세계가 급속한 싱글化… 1인 가구를 주목하라

입력 2015-03-18 09:00

“50%? 주변에 싱글들이 많아선지 체감지수로는 그 정도 되는 것 같아요. 30~40대 싱글도 있지만 노년 싱글도 있고….”

 

싱글들은 입을 모은다. 그리고 그 말은 틀리지 않다. 미혼, 이혼, 사별, 주말부부, 기러기아빠, 업무로 인한 주거지 분리 등 다양한 형태의 싱글(Single)들이 빠르게 확산 중이기 때문이다. 

 

2014년 한국의 1인 가구 비율은 26.5%(통계청 장래가구 추계치), 이 추세대로면 2030년 32.7%, 2035년에는 34.3%까지 늘 전망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단어는 누가 뭐래도 ‘싱글’이다. 영어로 ‘원 퍼슨(One-person)’ 혹은 ‘싱글 하우스홀드(Single Household)’, 일본어로 ‘히토리구라시(一人暮らし)’, 중국어로 ‘단선후(單身戶)’로 표현되는 1인 가구의 증가세는 점입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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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의적 싱글과 노령화… 독거의 공존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 발표에 따르면 2013년 1인 가구 비율이 42% 안팎인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독일, 스웨덴 등 유럽을 비롯해 33% 가량의 북미, 일본 등은 2030년까지 현재 1인 가구 비율의 40% 이상이 늘 전망이다.

이에 싱글라이제이션(Singleision)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싱글라이제이션은 전 세계적으로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가는 현상을 담은 신조어다. 

 

1996년 영국의 젊은 일간지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가 비혼, 이혼, 사별, 여피족(Young Urban Professionals의 약어로 뛰어난 지적 능력으로 전문직에 종사하는 도시 젊은이들을 일컫는 신조어)의 증가 등으로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는 현상을 기사화하면서 쓰기 시작했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어서…” 혹은 “혼자는 그럭저럭 버텨도 남들이 뭐라 하든 신경이 덜 쓰이지만 가족을 이루는 순간부터 사회의 규정과 잣대 속에서 중간은 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긴다.”

연애는 하지만 결혼을 꺼리는 현상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1인 가구 비율 상위 5개국에 이름을 올린 스웨덴은 기본적으로 혼자 사는 사람을 위한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데다 오래 전부터 사실혼 혹은 동거 형태의 삼보(Sambo) 제도가 합법화되면서 1인 가구 비율이 40%를 넘어섰다.


지난 2월 23일 방송된 글로벌 수다쇼 JTBC ‘비정상회담’에서는 출연자 나라의 1인 가구 현황이 방송을 탔다. 

 

대도시의 경우 1인 가구 비율 50%에 이른다는 알베르토의 이탈리아와 타일러의 미국, 노령화로 1인 가구가 37%까지 상승한 다니엘의 독일, 여성들이 사회생활을 열망하면서 1인 가구 증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타쿠야의 일본, 빠르게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장위안의 중국 등 어느 한 나라도 자유롭지 못하다.

나라와 대륙에 상관없이 1인 가구는 30대와 65세 이상으로 양극화된다. 고용과 경제 불안으로 결혼이 늦춰지고 이혼율이 증가하면서 30대, 40대 싱글들이 늘어간다. 

 

현재 40대의 70%가 100세까지 살 것이라는 통계가 공식화됐을 만큼 수명이 연장되면서 자연스레 노인 1인 가구 증가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나이 들면서 자연스레 혼자가 되는 이들과 자의로 혹은 사회적 어려움으로 혼자를 택한 싱글족이 공존하는 사회다. 더불어 실업과 경제난으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면서 ‘3포 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도 1인 가구 증가에 힘을 보탠다.


◇ 싱글 전성시대, 배려가 필요해!

바야흐로 싱글들의 세상이다. 하지만 한국은 1인 가구를 위한 정책이나 배려가 현저하게 부족한 나라다. 

 

오래 전부터 1인 가구 공동체, 셰어하우스 등이 활성화되고 1인 가구를 위한 복지제도가 마련된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혼자 가는 여행을 위해서도 3~4인의 숙박료를 모두 지불해야 하는 나라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싱글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인 가구 뿐 아니라 맞벌이 가구 등에게 세금폭탄을 투척했다는 공분과 저출산·결혼율 저하 등의 완화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세금 아닌 벌금’이라는 우스갯소리와 혹은 “오빠 나랑 탈세할래?”라는 프러포즈 문구가 생겨날 정도로 싱글세 문제는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14년 6월 9일부터 한달 동안 총 9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인 가구’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로 생활할 때 예상되는 어려움 중 으뜸은 심리적 불안감과 외로움(36%)이다. 

 

2위 역시 아플 때 간호해줄 사람이 없슴(21.8%)으로 혼자라는 정서적 불안감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하왕십리에 거주하는 40대 미혼여성 김성량 씨는 “1인 가구 뿐 아니라 아이가 없는 부부, 편부모 가정 등에 대한 배려까지 확산돼야 한다”며 “다가구 공동체, 각 가구는 독립적이지만 온기 넘치는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새로운 가족 형태가 생겨나길 바란다”고 털어놓는다.

경기도 일산의 조정윤(46)씨도 “미혼남녀, 이혼하고 딸과 사는 아빠, 사별한 노년층 등 뜻 맞는 지인들끼리 제주도에 공동 주택을 마련해 노후를 보내고 싶어 준비 중”이라며 “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알아보고 상담을 받아야 하는지 알 길이 없다”고 토로한다.

‘즐거운 왕따, 나홀로 경제학’을 집필한 한국경제TV 정성식 PD는 “지금까지 4인 가구를 기준으로 정책을 세우고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던 데서 벗어나 1인 가구에 주목해야 할 때”라며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미래경제, 사회는 1인 가구가 이끌어 가게 될 것이다. 이 무한가능성의 시장을 주도하고 산업화하는 기업이 성공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부동산, 홈네트워킹, 부동산 개발 및 정책, 생활가전 및 용품 유통, 식당까지 싱글들을 위한 상품 및 서비스가 활발하게 소개되면서 싱글화 현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제 싱글에 주목해야할 때다.

글=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인포그래픽=이소연 기자 moomoo182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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