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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경제학] 출산률 전세계 꼴찌… 분유·제과·자동차 판매도 뚝!

입력 2015-03-18 09:00

미국 중앙정보부(CIA)가 지난해 6월 펴낸 ‘월드팩트북(The World Factbook)’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률은 1.25로 224개국 중 219위였다. 

 

합계출산률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한다. 

 

합계출산률이 한국보다 뒤진 나라는 싱가포르(0.8명), 마카오(0.93명), 대만(1.11명), 홍콩(1.17) 뿐이었다. 

 

도시국가를 제외하면 한국의 출산률은 실질적으로 세계 꼴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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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 같은 출산률 추세라면 한국은 2017년부터 생산인구가 감소하고 2018년에는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14%를 돌파해 고령사회로 들어설 전망이다. 

 

또 2020년에는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가 은퇴해 노인 세대로 진입하며 2020년 이후 본격적인 ‘인구 절벽’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생산인구 감소’ 나 ‘고령사회’라는 말이 실감나지 않는다면 저출산이 당장 우리 경제에 어떤 위협이 되는지 사례를 들어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2001년 이래 13년 동안 ‘초저출산(합계출산율 1.3명 미만)’ 수준에 머물고 있다. 즉 13세 이하의 유·아동의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뜻이다.

◇ 저출산으로 우유·과자 안팔려 = 이 같은 유·아동의 수의 감소는 바로 관련 시장의 위축으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사례가 분유시장이다. 

 

매일유업에 따르면 국내 분유 시장 규모는 2012년 4970억원에서 지난해 4500억원으로 10% 가량 줄어든 데 이어 올해도 4100억원 정도로 9%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부모가 주로 아이를 위해 찾는 유기농우유 시장(AC닐슨 조사·방문판매 제외)도 2012년 108억원, 2013년 101억원, 2014년 96억원 등으로 갈수록 위축되는 추세다.

과자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산 스낵의 ‘대명사’격인 새우깡의 경우, 1990년대까지 꾸준히 5~10%의 매출 성장을 이뤘지만 2000년대 성장 폭이 줄더니 2010년 이후에는 연 매출이 700억원 대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저출산의 영향으로 우유, 분유, 빙과, 제과업체들이 내수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현재와 같은 저출산 추세가 계속된다면 매출 감소의 타격이 유·아동 관련 시장에만 머물지 않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저출산 세대가 20대가 되는 2020년대가 되면 한국의 모든 산업이 내수부진에 시달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일례로 자동차 산업의 경우 20대 인구감소로 2020년부터 신차 수요 감소현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산업연구소 양진수 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우 20대 인구가 1996년 1910만명에서 2008년 1470만명으로 440만명 감소하면서 1990년 초 770만대에 달했던 자동차 내수판매가 2010년 500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2020년부터는 20대 인구 감소 현상이 일본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진행돼 2030년까지 10년간 무려 188만명이나 줄게 될 것으로 보여 내수 시장 위축이 급격히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2020년부터는 제조업 위기 본격화 = 안현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도 “일본이 1996년 이후 생산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제조업이 무너지고 있다”며 비슷한 진단을 내렸다. 

 

안 부회장은 “고령화가 되고 인구가 줄어드니 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곧 소비 위축과 출산률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었다”며 “실제로 일본이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온 것은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도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으며 이미 2010년부터 생산 가능 인구 감소하고 있어 발 빠른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일본의 전처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제 인구문제에 관한한 한국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말 그대로 같은 ‘인구 절벽’이라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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