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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브릭스' 신흥대국서 일제히 '적신호'

입력 2015-03-18 18:18

현대기아차가 신흥시장에서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 판매량을 끌어 올리며 글로벌 시장에서 르노닛산을 맹렬히 추격했던 현대기아차가 올해는 경쟁사의 거센 도전과 중국, 브라질 등 신흥시장 경기 둔화로 추격의 불씨가 쉽게 타오르지 않고 있다. 

150317 현대차, 올 뉴 투싼 출시(2)

국내시장의 경우 1998년 합병이후 처음으로 내수점유율 70%가 무너졌으나 이는 구원투수로 등장한 신형 투싼을 비롯해 아반떼와 스포티지 등 ‘볼륨카’가 출격을 대기중이어서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신흥시장 곳곳에서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거나 경기둔화로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우선 올해 7%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인도에서 르노닛산의 도전을 정면으로 받고 있다. 


◇ 인도시장선 르노닛산의 정면도전




르노닛산의 인도시장 공략은 무섭다. 현대기아차는 아직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15%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지만 르노닛산이 현지 전략 차종을 올해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어서 판매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차도 인기 모델인 ‘i20 액티브’를 출시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르노닛산의 물량 공세에는 질적 양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르노닛산은 이달안으로 인도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MPV(다목적차량) 로지의 신형 모델을 출시하고 오는 9월에는 인도 전략 차종인 소형 승용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차량은 최근 인도 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소형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르노닛산의 인도 첸나이 공장 인근 기술센터에서 현지 전략형 모델로 개발됐다.

내년 상반기에는 인도시장 주력 모델인 소형 SUV(스포츠형다목적차량) 더스터의 신형 모델도 출시해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형과 SUV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과 SUV는 약43%를 차지한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인도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워낙 견고해 르노닛산이 쉽게 추격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르노닛산의 출시 차량을 살펴보면 현대차를 노골적으로 노린 것 같다”며 “상당수 모델이 현대차와 겹치는 만큼 예상과 달리 경쟁이 치열해 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도 ‘2월 인도 판매량 보고서’를 통해 “르노닛산이 저가 브랜드를 출시하며 판매량을 빠르게 증가시키고 있고 혼다 역시 신차 효과로 판매량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식 포스코경영연구소 델리사무소장은 “인도는 더이상 수익이 보장된 블로오션 시장이 아니다”라며 도요타와 혼다 르노닛산 등 일본 기업들이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한 차량을 출시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 브라질·중국·러시아 경기 둔화가 문제

르노닛산을 비롯한 일본 자동차 회사의 강력한 도전이 예상되는 인도와 달리 브라질과 중국, 러시아는 경기 둔화가 악재다.

특히 브라질 시장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판매량 변화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경기 둔화가 원인이지만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렸던 현대기아차로써는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브라질은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예상치인 0.3%를 웃도는 0.7%를 기록하며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높았지만 올해들어 여전히 디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서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들어 지난 2월까지 자동차 누적 판매량은 전년대비 22.5% 감소해 42만3000대를 기록하며 처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평균감소율보다는 적지만 역시 같은기간 12.6%가 감소했다.

무엇보다 브라질에서 현지점유율 5위인 현대기아차가 ‘HB20’ 등 상당수 모델이 현지 전력형으로 개발하고도 판매량이 감소한 반면 현지시장 맞수인 도요타(점유율 6위)는 3%대초반, 혼다(점유율 8위)는 피트와 시티 등의 판매에 힘입어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대비 9% 늘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기둔화와 토종업체들이 판매량을 늘리면서 현대기아차의 지난 2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전년대비 8% 감소했다. 창청자동차를 비롯해 중국 기업들은 판매량을 급격히 늘리면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을 빠르게 가져가는 상황이다. 이 밖에 러시아 시장도 루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20%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떨어지는 고민을 안고 있다.

문제는 현대기아차의 전체 판매량에서 중국,브라질,인도 등 브릭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34.6%에 달해 이 시장의 변화에 따라 판매량이 민감할수밖에 없다는 구조적인 문제에 있다.

지난해 사상 처음 800만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판매량 5위를 기록한 현대기아차는 신흥시장의 높은 판매량에 힘입어 르노닛산(830만대)을 바짝 추격해 왔지만 올해 이곳 시장에서 판매량이 감소하며 추격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들어 브라질이나 중국시장 등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아직 연초가 더 지켜봐야 한다”며 “해외시장의 경우 전략 차종들을 지속적으로 투입해 떨어지는 판매율을 극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투싼을 시작으로 아반떼, 스포티지 등 인기 차종이 잇다라 출시될 예정이어서 내수 점유율은 어느정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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