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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뒤 건설시장, '새 집' 짓기보다는 '헌 집' 고쳐서 산다

건설투자, GDP 비중에 14% 수준…2030년 9.2%로 하락 전망
10년 뒤 준공 후 30년 경과시설 2배 이상 급증…유지·보수로 시장변화

입력 2015-03-19 15:31

5년 뒤에는 노후 시설이 늘어나 새로 짓기보다는 고쳐 사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신축에 초점이 맞춰진 건설시장이 2020년에는 유지·보수시장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흥배곧신도시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규 택지지구 공급이 중단된 만큼 정비사업에 대한 건설사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시흥배곧신도시 공사 현장.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19일 열린 ‘미래 한국 건설산업의 선택, 성장을 위한 부문별 전략’ 세미나에서 지어진 지 30년 이상 경과한 노후주택 비중이 2020년대 중반에는 30%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재고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파트에 있어 1990~2000년에 지어진 아파트가 절반이라 2020년에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10년 뒤에는 30년 경과 각종 시설물도 2배로 뛴다는 점에서 다양한 유지·보수 수요가 늘어난다. 시설안전관리공단에 따르면 2024년에는 이들 시설물 비중 역시 21.5%에 이른다.

유지·보수시장이 커짐과 동시에 신축시장 축소도 예고돼 있다. 우리나라 현실이 유지·보수시장이 50%에 육박하는 선진국 건설시장을 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건산연 연구에 따르면 현재 GDP에서 약 14%를 차지하는 건설투자가 2020년 11.0~11.5%, 2030년에는 9.2~9.7%로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1인당 GDP가 3만 달러 이상인 선진국에서 GDP대비 건설투자 비중이 평균적으로 11% 수준임을 볼 때, 2020년에는 건설시장이 선진국형으로 전환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신규 주택수요가 연평균 7000~8000가구씩 줄어드는 추세에서 2030년 중반 이후에는 베이비붐 세대 주택보유율도 낮아져 실질적인 수요도 낮아진다는 예측이다. 신규 주택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고객 맞춤형 소량 공급체제로 변화가 이뤄져 신축 시장의 비중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건설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지역 유지·보수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저비용 리모델링 수요도 2020년대 중반 전후 본격화 예상된다”며 “단순 유지와 보수가 아닌 환경변화에 맞춘 재개발과 재건축이 필요하고, 도시재생 관점에서 조기 추진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30년까지 주택수요 감소 예상 수치>

 

신축시장의 감소폭 확대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19일 열린 세미나에서 신축시장의 축소와 유지·보수 시장의 확대를 전망했다. 건산연에 따르면 신규 주택수요는 2030년까지 점진적(연평균 7000~8000가구) 감소, 2030년 중반 이후 감소세 확대될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러한 거대 흐름에 건설사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도시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위주 유지·보수시장은 대형건설사 위주로 구도심에서 형성돼 있다. 교통과 시설이 이미 완비된 요지에서는 수익성도 높지만 대형건설사만의 브랜드 랜드마크를 세울 수 있어 건설사들이 치열하게 수주전을 벌이는 것이다. 올해 1분기에 1조원 이상의 재건축·재개발 수주에 성공한 GS건설은 올해만 4건의 사업을 담당하며 정비사업 확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기존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서울의 구도심 정비사업에 각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며 “빨라도 2~3년 뒤에야 착공이 가능한 사업이지만 건설산업의 구조적인 변화로 나타난 장기적인 일감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주택사업에 주력하는 중견 건설사들도 도시정비사업으로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대규모 택지지구 공급이 당분간 중단돼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탐색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서울시에서 대규모 도시재생·재개발을 소규모로 추진 중이어서 대형건설사보다는 중견건설사들에게 적합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중견 건설사들은 대형건설사보다 인허가 지연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크고 브랜드 파워 있어 수주경쟁에서 밀릴 수 있는 약점 때문에 유지·보수시장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호반건설도 작년부터 정비팀을 꾸려 6명의 인원을 확충하고 재건축·재개발사업 수주에 대비하고 있다”며 “신규주택 사업보다 수익률이 낮고 진입장벽이 높아 섣불리 다가서지는 못해도 1~2년 안에는 1건의 사업은 진행하고자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남지현 기자 dioguinnes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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