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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수소차 세계최초 상용화 불구 도요타에 추월당해… 이유는?

입력 2015-05-07 18:26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자동차 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수소연료전지차’(수소차·FCEV) 투싼ix 상용화에 성공하고도 정부의 지원책 부재로 후발 주자인 일본 도요타에 추월 당했다.



특히 상용화에서는 현대차에 밀렸지만 인프라 구축과 보급 확대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2~3년 내로 수소차를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어서 미래 핵심 차종 선점을 위해 수년간에 걸쳐 자금과 인력을 투자했던 현대차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더구나 수소차에 주력하면서 전기차를 비롯한 차세대 신환경차에 있어서 주도권을 놓친 점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뼈아픈 손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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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의 수소차 ‘미라이’는 지난 3월까지 일본 현지에서 모두 102대가 판매됐다. 아직 차량을 인도받지 못한 대기수요가 1200여대 이상인 점을 감안하며 월평균 약 500대가 계약되고 있는 셈이다. 이 중 40%는 개인 고객이다. 


반면 2013년 먼저 상용화에 성공한 현대차 투싼ix 수소차는 지난 2월까지 1년반동안 국내외 통틀어 고작 200여대가 판매되는데 그쳤다. 그나마 대기수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현대차가 1년 반 만에 이룬 성과를 도요타는 한 달여 만에 이룬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현대차가 도요타에 판매량에서 완패를 당한 것처럼 보인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한국 정부가 미래 친화경차 지원 사업을 둘러싸고 엇박자를 내는 사이 일본 정부의 추진력이 성공한 것이다.

현대차가 2013년 2월 울산공장에서 연 1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대량 생산 라인을 세계 최초로 구축했지만 우리나라 정부는 수소차 지원은 축소하고 있어 현대차를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 올해 전기차와 관련해서는 보조금 대상을 확대하고 충전소 100기를 추가로 마련하는 등 인프라 확충에 나섰지만 수소차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35억원에서 올해 20억원으로 예산을 축소했다.

전국 15곳에 불과한 수소차 충전소도 올해에는 추가 설치 계획도 없다.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투싼ix 수소차 가격이 도요타 미라이보다 1000만원 이상 비싼 점도 정부 지원이 뒷걸음치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일본 정부의 노력은 그야말로 필사적이다.

일본은 관련법까지 고쳐 충전소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의 절반을 지원해주기로 한데 이어 현재 45곳인 충전소도 올해 안에 도쿄와 나고야, 오사카, 후쿠오카 등 대 도시를 중심으로 100개를 더 마련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수소차 대중화 시대를 위해 2040년까지 촘촘한 로드맵을 짜고 착실히 실행 중이다.

도요타 관계자는 “장기간에 걸친 대책이지만 일본 정부는 로드맵과 타깃을 명백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이 로드맴에 따라 서로 협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일본 지자체들도 수소차 도입에 적극적이다. 도쿄시의 경우 2020년까지 총 452억엔(약 4149억원)을 투입해 승용차 6000대와 버스 10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중앙정부 보조금과 더불어 대당 200만엔의 보조금도 별도로 지원하고 충전소도 2020년까지 35곳, 2025년에는 80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주연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원은 “중앙정부의 수소차 보급 및 인프라 확충 노력이 강화됨에 따라 주요 지방정부도 차체적인 지원정책을 시행해 차량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며 “지방정부의 수소차 지원정책 도입이 확산될 경우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수소차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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