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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롯데쇼핑·bbq 해외진출로 돌파구? 성적표 '초라'

입력 2015-05-18 17:22

장기화된 내수 침체 속 국내 식품·유통업체들이 돌파구로 해외 진출을 선택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업계 일각에서는 해외 법인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투자 확대에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다. 호기롭게 해외로 진출한 기업들이 초라한 성적표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내 상장을 하겠다던 풀무원식품은 최근 돌연 상장예비심사 계획을 철회했다. 상장 절차를 앞두고 해외 자회사 실적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
풀무원_수정-01

풀무원의 해외 자회사 실적은 점차 개선되고 있는 추세긴 하지만 여전히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풀무원 미국법인(Pulmuone U.S.A.,Inc.)은 지난해 17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국내 이익을 깎아먹고 있다.

다른 해외계열사들도 상황은 엇비슷하다. 북경포미다유한공사와 상해포미다유한공사가 각각 24억원, 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아사히식품공업이 78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해외 자회사 매출액은 590억원으로 전년(307억5900만원) 같은 기간보다 늘었지만 수익성은 악화돼 87억8900만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37억5700만원) 동기 대비 적자 폭이 57% 가량 커진 수치다.

이러한 실적 부진 탓에 풀무원식품은 당초 지난달 말 상장예비심사 청구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풀무원식품 관계자는 “상장절차에 관한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현 시점에서 일정에 차질이 발생한 것은 맞다”면서 “미국 사업 자체가 내부적으로 사업 구조조정 등 안정화 되고 있다. 오는 2016년 이면 해외사업의 개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안정화 시점까지는 상장이 다소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또한 해외 실적 부진에 고심인 업체 중 하나다. 롯데쇼핑은 올해 1분기 롯데마트의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에서 총 매출 6450억원, 영업손실 2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0.9% 줄었고 영업손실 폭은 30% 가량 커졌다.

매출 하락은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때문이다. 롯데마트 해외 매출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에서의 총 매출은 올 1분기 기준 352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6% 감소했다. 반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는 각각 530억원, 2400억원을 기록하며 68.2%, 2.5% 성장했다.

수익 악화에도 불구 롯데그룹은 해외 사업 추진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출점 규제와 강제휴무일이 늘어난 탓에 국내 유통업계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해외 시장 진출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그룹이 비젼 목표로 정한 브릭스(VRICs·중국, 러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국가를 집중공략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제너시스 비비큐, 카페베네 등 외식 업체들의 해외 성적도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제너시스 비비큐의 경우 자회사인 제너시스비비큐글로벌과 비비큐 미국법인이 지난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태라 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제너시스 미국법인의 경우 지난해 자본총액은 마이너스 8억원이며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8억원, 24억원을 기록했다.

카페베네는 해외진출에 나선 이후 매출은 줄어든 반면 부채비율은 늘어났다. 카페베네 연결재무재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873억원이던 매출은 2014년 1463억원으로 줄었다. 당기순손실 또한 2013년 19억원에서 2014년 114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더욱이 부채 비율은 2013년말 기준 664.9%에서 2014년 상반기 852.4%까지 치솟으며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업계 대다수의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전준비 없이 무턱대고 해외 진출을 한 기업들은 어김없이 실패하고 있다”면서 “충분한 준비를 통해 해외 진출 시점을 잘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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