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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퇴직연금 판도 바꾼다… DC형 적립액 30% ↑

입력 2015-05-20 18:47

적립금 100조원을 돌파한 퇴직연금에서 확정기여형(DC)이 뜨고 있다. 

 

아직까지 안정성을 무기로 한 확정급여형(DB)이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지만 저금리 시대 은퇴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DC가 주목을 받으면서 적립금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확산 움직임을 보이는 임금피크제 도입도 DC 적립금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DC변화 추이표
(출처: 고용노동부)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회사의 올 1분기 DC형 적립액이 전년 동기에 비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의 2015년 1분기 DC형 적립금은 2조807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조1517억원에 비해 30.5% 증가했다. 삼성생명도 지난해 1분기 8100억원에서 올 1분기에는 1조556억원으로 30.3% 증가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1분기 1조8678억원에서 올 1분기에는 2조6064억원으로 39.5% 늘었다.

이처럼 DC형 적립액이 증가하면서 전체 퇴직연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중 DB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70.6%로 75조5000억원이다. DC 적립금은 23조3000억원으로 21.7%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6.2%보다 5.5%포인트 늘어났다.

금융권에서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근로자들이 퇴직연금에서도 수익을 얻기 위해 DC에 가입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DB는 회사(사용자)가 퇴직급여를 금융기관에 적립하고 책임을 지고 운용한다. 반면 DC는 근로자 연간 임금총액 중 12분의 1 이상을 매년 근로자의 계좌에 적립해 스스로 책임지고 운용해 퇴직시 적립금과 운용수익을 퇴직급여로 수령하게 된다. DB는 퇴직연금 수익률이 아무리 높아도 이익이 회사에 돌아가지만 DC의 수익률은 근로자에게 돌아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퇴직 이후 은퇴자금 마련을 위한 최후의 보루’라는 인식이 많아 DB를 선호한다”며 “그러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퇴직연금에서도 수익을 올려 더 많은 연금을 받기 위한 고객이 늘면서 DC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DC는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연금액이 줄어드는 위험(리스크)를 갖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또 DC의 리스크 발생 확률이 적다고 말한다.

금융사들이 DC 적립금을 가지고 공격적인 투자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그만큼 마이너스가 날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특히 퇴직연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금융사가 입을 타격은 매우 크기 때문에 금융사들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를 선호한다.

 

대형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DC 적립금은 대부분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된다”며 “우량 회사채 등 채권 위주로 운용을 하다 보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할 확률이 매우 적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임금피크제’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DC 적립액이 늘어나는 배경 중 하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퇴직금은 통상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해 산정한다.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근로자가 그대로 DB에 적립한다면 퇴직 후 받을 수 있는 퇴직금 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DB형은 주로 급여가 높은 직장인들이 많이 활용하는데,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으면 그만큼 퇴직연금이 줄어들 수 있다”며 “급여가 가장 높은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에 퇴직연금을 DC로 옮기는 것이 퇴직금과 함께 수익률을 챙길 수 있다는 재테크 전략이 알려진 것도 DC의 적립금액이 높아지고 있는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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