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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재용 승계, 마침표만 남았다

입력 2015-05-26 11:05

삼성그룹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간 합병을 전격 결의하며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은 이번 합병으로 제일모직이 삼성생명을 통해 간접적으로 삼성전자 등 핵심 계열사를 지배하는 간접지배방식에서 벗어나 지배구조를 단순화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분석한다. 또 이재용부회장이 지분 0.5%로 삼성전자를 지배한다는 비난도 명분을 읽게됐다는 평가다.

또 지배구조에서 삼성생명의 역할을 축소시키는 효과도 있어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향후 금융지주사 등 지주사전환 가능성도 열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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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계열사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26일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정했다. 두 회사는 오는 7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합병절차를 마무리하고 9월 1일에 합병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합병사의 이름은 삼성물산으로 정했다. 삼성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 즉 현 삼성물산의 역사성을 고려한 결정이다.

이번 합병을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에서 ‘합병후 삼성물산->삼성생명, 삼성전자’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되고 그룹의 양대축인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직접 지배하게됐다. 금융을 제외한 일반 사업계열사를 삼성생명의 힘을 빌리지 않고 직접 지배하면서 금융지주사 설립을 통한 금산분리를 추진할 수 있는 길을 터놓았다는 평가다. 

이재용 부회장의 제일모직 지분은 합병전 23.2%에서 합병후 삼성물산 16.5%로,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분사장의 지분은 각각 합병전 7.8%에서 합병후 삼성물산 5.5%로 바뀐다. 

이번 합병을 통해 삼성의 이재용 체제 굳히기가 속도를 내게 된다. 삼성물산이라는 중간지주사를 끌어안은 합병후 新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그룹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 확실시된다.

합병회사의 사명을 삼성물산으로 주목한 것도 이재용 체제로의 변화를 시사한다. 삼성그룹의 모태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볼 때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후계자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포석으로 판단된다. 지난주 그룹의 상징적인 자리인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을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이어받은뒤 또하나의 정통성을 확보하게된 것이다.

합병회사는 이 부회장이 강조한 바이오사업의 최대주주로도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을 각각 46.3%, 4.9%씩 보유하고 있어 합병하면 지분 합계가 51%를 넘게 된다. 이 부회장은 그룹 차원의 바이오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이번 합병은 사업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삼성은 두 회사의 이번 합병을 통해 패션·식음·건설·레저·바이오 등을 제공하는 글로벌 종합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핵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시너지를 강화해 2020년 매출 60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1963년 설립돼 부동산·테마파크 사업을 시작으로 건설, 식음료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2013년에는 구(舊)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을 인수하고 지난해 말에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건설·패션 등 사업별 시장 확대를 적극 추진하는 과정에서 핵심사업의 경쟁력과 해외영업의 인프라를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왔다.

삼성물산은 1938년 설립된 이후 1975년 종합상사 1호로 지정됐다. 1995년 삼성건설 합병 후에는 건설과 상사 부문으로 나뉘어 전세계 50여 개국에서 글로벌 사업을 진행중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경쟁 심화로 닥친 사업 정체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 방안을 모색해왔다. 

두 회사는 각각 운영해 온 건설 부문을 통합하여 건설사업 경쟁력 제고 및 운영 시너지 창출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또 상사 부문의 글로벌 운영 경험과 인프라를 활용해 패션·식음 사업의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게 됐다.

최은지 기자 silverrat8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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