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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에 ATM·CD기 줄인 은행들, "고객 편의 무시" 비난 여론 골머리

1대당 166만원 적자…전년대비 963개 감소
공동운영·아웃소싱 등으로 비용 최소화 필요

입력 2015-05-26 16:07

은행들이 ATM·CD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은행들은 자동화기기 운영에 6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고 있다. 이에 비용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화기기 수를 줄이고 있지만, 이로 인해 고객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동화기기 공동운영, 아웃소싱 등으로 비용을 최소화해 적자를 만회하고 비판 여론도 잠재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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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건물에 설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연합)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의 ATM·CD기 등 자동화기기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국민·신한·하나·외환·우리·농협 등 시중 6개 은행의 ATM·CD기 수는 3만6325개로 전년대비 963개 감소했다.

자동화기기 운영비용이 부담돼 줄인 것이다. 자동화기기 연간 운영손실은 1대당 약 166만원으로 알려졌다. 6개 은행들이 자동화기기로만 602억9950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은 자동화기기가 이미 과잉공급된 상황으로 2011년 10월 이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줄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대외 시각은 좋지 않다. 은행들이 운영비 부담을 내세워 고객의 편의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은행들이 자동화기기로 짭짤한 수수료 수입을 올리고 있어 수익 확대를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신학용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게 제출한 시중은행 수수료 수입 현황 자료를 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SC·씨티 등 7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출금·송금 수수료 수입은 2165억원으로 전년(2107억원)대비 2.7% 증가했다. 이중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은 자동화기기였다. 7개 은행은 지난해 자동화기기에서 출금 수수료로 691억원, 송금 수수료로 563억원을 받았다.

이에 은행들은 비용은 비용대로 소비하고 비판은 비판대로 받고 있다며 난감해 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수수료는 고객이 기기 및 시스템을 이용하는 데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라며 “그러나 당연히 누려야 할 고객 서비스라는 인식이 팽배한 탓에 은행들이 가만히 앉아서 돈을 갈취하고 있다고 비난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자동화기기 사업을 수익 극대화보다 비용 최소화에 초점을 두고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운영비용 부담이 있다면 각 은행들이 따로 따로 ATM·CD기를 운영하기보다 여러 은행이 공동으로 운영하면 전체 은행의 자동화기기 운영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만큼의 비용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자동화기기 철폐로 인한 고객 피해도 없고 타행 공동망 이용수수료도 면제받을 수 있다. 은행 내 인력 문제도 담당직원의 업무 재조정 정도에 그쳐 이해 관계자의 저항 문제도 없다.

이와 함께 CD VAN 사업자에게 은행 자동화기기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미 아웃소싱 업체가 존재하고 있는 만큼 고비용을 지불하면서 운영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며 은행산업의 건전하고 지속적인 발전에 유익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모든 자동화 코너를 당장 공동으로 운영하기에는 제반 어려움이 따를 것이므로 24시 자동화 코너부터 CD VAN 사업자에게 아웃소싱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 부문의 운영비용을 절약하고 대면채널 영업력 강화에 투자해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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