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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까지 협상하자는 노조… 하투(夏鬪)에 산업계가 흔들

입력 2015-05-28 19:04

하투(夏鬪)가 국내 산업계를 흔들고 있다.

파업을 불사하며 협상안을 관철시키려는 노동계의 강경적인 모습에 재계가 전전긍긍하며 눈치 싸움에 들어갔다.

매년 반복되는 모습이지만 올해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추진하는 정부와의 갈등까지 더해져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은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전국금속노조 최대 사업장인 현대자동차 노조는 정부의 노동법 개정 시도에는 계열사 전체 동시 총회를 거쳐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노동계 전반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산업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 노조는 올해 사측과 협상할 임단협 요구안에 ‘국내외 공장 생산량을 노사합의로 추진하자’는 내용을 포함 시키면서 교섭 시작도 전에 사측과 갈등을 예고 하고 있다. 

국내 생산물량이 해외로 옮겨가는 것을 견제할 목적이지만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해야 하는 사측의 경영권을 무리하게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 밖에도 협상안에 신차종 연구개발 기간과 차종수 증가 시 노사공동회 개최 등을 포함시켰다. 15만9900원 임금 인상안과 단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안도 협상안에 담았다.

사측은 일단 생산물량 합의에 대해서는 받아드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량은 경영효율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문제”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전했다.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철수 이후 물량 확보를 위해 사측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던 한국지엠 노조도 올해 사측과 임단협을 시작한 가운데 사측에 부평2공장 후속 차종 확보와 지엠의 차세대 풀랫폼인 앱실론 생산을 빨리 결정할 것으로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지난해 두배 수준인 기본급 15만900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특히 ‘공동투쟁실천단’ 홍보물을 통해 “한국지엠 위기의 본질은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에 있다”며 “매출 15조원대의 회사가 12조원대로 쪼그라든 것은 유럽시장을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파업까지 불사하는 노조의 강경적인 협상 태도는 사측 입장에서는 곤혼스러울 수 밖에 없다.

2012년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노조의 파업으로 18만3308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고 현대차의 경우 지난 3년간 노조의 파업으로 발생한 생산손실은 3조원을 넘어선다.

2012년에는 8만2088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서 1조7048억원의 매출 손실을 봤고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1조225억원, 

9191억원 손해를 기록했다.

지난해 20년 무파업 기록을 깨트린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일찌감치 협상안을 마련하고 사측에 전달했지만 노사간 갈등으로 상견례가 계속 늦어지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2만7560원 인상과 고정성과금 250% 보장, 기본급 3%를 노후연금으로 적립하는 노후연금제도 시행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며 구조조정을 진행한 만큼 노조의 입장을 적극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임금동결에 극적으로 합의한 SK이노베이션도 올해 임단협은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해 임금동결 조건으로 약속했던 격려금 등의 지급 시기가 늦어지면서 노조 내부에서 사측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노고는 잘 알고 있지만 매년 임단협때마다 파업까지 강행하며 사측을 압박하는 방법은 우리나라의 노동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대화와 소통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노사가 서로 윈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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