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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대중 속에 놓인 국악관현악의 미래를 꿈꾸며, 제2회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

입력 2024-10-01 00:16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
9월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우리 국악관현악은 세계 예술 장르 역사로 보자면 아마 제일 어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에 추진위원, 이용구 국립국악관현악단 악장 등과 새로운 장르를 같이 만들어 간다는 생각으로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좋은 연주, 공연 등을 선보이며 차곡차곡 쌓아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축제가 되도록 해보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우리도 번듯하게 내놓을 만한 자랑스러운 축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소망으로 준비 중이죠.”



9월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10월 15~26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올해로 2회를 맞은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에는 지휘자 박상후가 이끄는 KBS국악관현악단, 김재영이 지휘하는 새로 창단한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 이용탁과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권성택과 국립국악원창작악단, 공우영과 천안시충남국악관현악단, 김창환과 강원특별자치도립 국악관현악단, 한상일과 대구시립국악단, 이현창과 영동난계국악단, 이동훈과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김성국과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상 공연일 순)이 무대를 꾸린다.  

 

피아니스트 양방언, 하모니카 연주자 박종성, 첼리스트 홍진호, 크로스오버 보컬리스트 박현수, 민요의 이희문과 젊은 소리꾼 김준수, 정윤형 등 그리고 일본의 고토 연주자 나카이 토모야, 중국 얼후 연주자 슈이유안, 베트남의 단트렁 연주자 카오 호 응아 등이 참여해 신구, 동서양, 국경을 넘나드는 무대를 선보인다.

2024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 포스터 copy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 포스터(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지난해(8회)에 비해 참여 단체가 10개로 늘었다. 이 축제 전 서울시가 진행하던 지역과의 교류사업을 한자리에 모으면 부피감도 생기고 주목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국악관현악 축제를 만들었다”며 “각 지역의 참여 열기와 관심을 보면 축제로 전환하길 잘 한 것 같다”고 변화점을 짚었다.


“금년에도 참여를 희망하는 단체가 늘고 있습니다. 아직 예산 등 여건이 안돼 전부 수용하지는 못하지만 향후 차차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좋은 작품이 만들어져야 하고 좋은 연주자, 연주가 있어야 하지만 결국 객석을 누가 어떻게 채워주느냐가 가장 큰 부분이죠.”

이에 또 다른 변화는 유료 전환이다. 안 사장은 “저희가 잘했는지 못했는지는 관객의 반응으로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라며 “준비하는 마음이나 책임감이 조금은 달라지고 있다. 짧은 역사의 국악관현악이 틀을 갖춰가는 데 우리 축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국악작곡가, 지휘자, 피리연주자이기도 한 박범훈 축제 추진위원장은 “국악관현악단은 주로 지역자치단체(이하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다”며 “그간은 지자체 장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예는 드물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가 생기면서 도지사님, 시장님 등이 행사 참여는 물론 국악관현악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셨죠. 저는 이것이 하나의 큰 효과라고 봅니다. 왜냐면 지자체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거든요. 지자체 장들이 관심을 가질 계기가 바로 이 축제에서 만들어졌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희선 추진위원은 “국악관현악은 과거에 머물러 있던 국악을 동시대 예술로 이끌어내는 노력의 성취”라며 “현재 우리 음악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성장해 다양한 예술적이고 음악적인 성취를 만나고 더 나아가 국경 너머 관객을 상상할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1965년 하나의 악단으로 시작했던 국악관현악이 1980년대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쳐 지금은 전국에 50여개가 넘는 프로 악단을 갖고 있죠. 거기에 더해 아마추어·어린이·청소년 악단까지 생겨나며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음악적 자산으로 확장됐습니다.”

이어 “국악 관현악을 통해 현대적인 국악, 당대의 양식에 대한 탐구는 물론 수많은 예술가들의 시도와 실천으로 미래의 한국 음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는 그간 우리의 음악적 자산을 밀도 있게 담아온 국악관현악의 진화를 담고 미래를 견인할 중요한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부연했다.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는 국악관현악의 다양한 색채를 담아 오늘을 살고 있는 국민들에게 함께 가자고 손을 내밉니다.”

2024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 현장 사진
9월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부산시립관현악단과 무대에 서는 첼리스트 홍진호는 “학생 때부터 국악에 관심이 많아 관련 수업을 듣기도 했다. 독일 유학 중 (대한민국 국악관현악단축제 추진위원인) 김희선 교수님 수업을 들었는데 ‘첼로 산조를 외국인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조언해주셨다”고 전했다.

“실제로 독일에서 첼로 산조를 연주했을 때 외국인들이 굉장히 좋아했어요. 가장 전통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이야기를 몸소 체험했죠. 한국에 돌아와 몇몇 국악관현악단과 연주하면서 서양악기와 국악기의 주법 차이, 서로 다른 장르가 만났을 때의 생소함이 관객입장에서는 신선한 충격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악관현악축제가 슬로건으로 내건 ‘대중과 함께하는’ ‘대중과 가까이’에 걸맞는 무대가 펼쳐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우리 축제가 국악관현악의 다양한 소리와 매력을 좀더 자세하게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장의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여전히 변두리에 있다고 여겨지는 국악관현악이 대중들에게 점차 가까워지지 않을까, 존재감도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 모습이 어떨지를 탐구하는 과정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하는 사람들만으로는 그 길을 제대로 찾을 수 없다고 믿습니다. 이 시대 대중들과 만나야 길을 찾을 수 있어요. 그래서 대중 속에 자꾸 국악을 가져다 놔야죠. 오래 전부터 이어온 국악의 에너지와 이 시대 대중들의 요구를 음악으로 버무려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새로운 국악 장르가 만들어지고 수용자가 많아지면서 제 모습을 갖추기를 바랍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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