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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년 기업가 70인] 라응찬, 금융권 신화를 만들다

입력 2015-08-15 10:46

1991년 은행권은 발칵 뒤집혔다. 고등학교밖에 나오지 않은 53세의 젊은 사람이 은행장에 오른 것이다. 그러나 이 인물은 이후 은행장 3연임, 금융지주 회장 4연임이라는 역사를 섰다. 바로 라응찬(사진·1938~)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한국 금융계의 4대 천황 중 한명이었다. 51년간 은행원 생활을 하면서 신한금융을 국내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일궈냈다.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로 불리는 5대 시중은행 체제가 굳건했던 때 신한은행은 조그마한 은행에 불과했다. 그는 2002년 굿모닝증권, 2003년 조흥은행, 2006년 LG카드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신한금융을 가장 안정적인 수익 포트폴리오를 가진 금융그룹으로 육성했다.

 

라응찬

 


그가 남긴 업적도 상당하다. 고졸 출신의 그는 입행 10년 만인 1991년 신한은행장이 된 이후 3연임을 했고, 신한은행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한 2001년부터 신한금융 회장을 4연임하면서 금융권 최장수 최고경영자 기록도 세웠다.

신한 DNA를 전 직원에게 심으며 신한만의 문화를 창조해낸 데도 한 몫 했다. 은행권에 팽배한 학연, 지연, 혈연이 아닌 오로지 능력만을 평가하게 만들었다.

영업문화를 바꾸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1980년대 고객이 ‘을’이었던 시절 신한은행은 지금처럼 고객 위주의 모습을 갖췄다. 또 기업여신관리시스템, 개인신용평가시스템 등을 도입해 건전한 영업을 추구했다. 이런 문화는 ‘신한 웨이(Shinhan Way)’라고 불리며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은행원으로서의 행보는 불명예스러웠다. 그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50억원을 전달하면서 차명계좌를 이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그룹 내외에서 사퇴압박을 받았다. 결국 2010년 10월 30일 공식 사퇴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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