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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싱글들도 가끔은 할 말이 있다, 이런 제품 개발을 부탁해! 편견은 넣어둬 넣어둬! ①포미족의 숙소 편

[싱글라이프] 4인용 펜션, 내겐 너무 큰 숙소… "1인만 머무는 숙소 어디 없나요?"

입력 2015-09-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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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이 죄는 아니다. 1인 가구가 500만을 넘어서는 2015년의 대한민국은 여전히 4인 가족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대부분 그러려니 넘어가지만 진정으로 불편하고 억울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싱글로서 불편하거나 억울했던 순간들은 1인을 위한 제품이나 상품 개발을 절실히 원하게 되고 편견에 대한 변명이라도 늘어놓고 싶은 심정이 된다. 그래서 외친다. 이런 제품 및 상품 개발을 부탁해! 그리고 혼자인 사람에 대한 편견은 제발 “넣어둬, 넣어둬!”  

 

 

◇정책도 여행지 숙소도 4인 가족 기준! 4인용 펜션의 기억 


언제나 그렇듯 혼자 경상남도로 베짱이 여행을 떠났다. 자가용으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여행이 아닌 시외버스를 이용해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는 여행을 계획했었다.

 

여행은 꽤 흥미로웠고 현지 사람들과 수다도 떨고 맛집도 소개받으며 즐거웠다. 매번 이런 여행을 떠날 때마다 문제는 언제나 숙소다. 마땅한 호텔이나 숙박시설이 없는 지역에서, 혼자만의 한적한 시간을 음미하는 여행, 그 여행의 최우선 조건으로 편안하고 시설 좋은 숙소를 꼽는 이에게 머물 수 있는 곳이라고는 펜션 뿐이다.

 

게스트하우스는 부산스럽고 낯선 이들과 섞여야 하니 조용히 쉬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옛날식 민박은 정겹지만 이래저래 불편하다. 그렇다고 여관이나 모텔을 들어가자니 쏟아지는 묘한 시선이 영 못마땅하다.


가는 곳마다 펜션의 시설은 훌륭했고 음식도 맛깔나다. 전문 셰프인 주인장이 직접 만든 수제소시지 바비큐도 훌륭했다. 4분의 1도 채 먹지 못한 소시지 바비큐는 남겨뒀다 먹고 주변에 나눠주며 그럭저럭 해결했다.

 

하지만 2층짜리 독채, TV·화장대·냉장고 2대, 침대도 4~6인용인 펜션에서 혼자 지내는 일은 좀 묘하다. 가격은 20만원 안팎, 처음에는 그 마저도 신기해 아래 위층을 다람쥐처럼 오르내렸고 SNS로 공유하며 희희낙락이었다.

하지만 매 여행마다 4인 가족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숙소는 싱글 여행자에게 가혹한 처사다. 최소 비용이라 봐야 2인실, 이 역시 15만원 남짓이다.

 

4인 가족이 묵나 혼자 머무르나 가격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나마 융통성이나 측은지심이 있는 주인을 만나면 우수리라도 떼주지만 억울한 마음이 불쑥거리는 횟수가 점점 잦아진다.

 

혼자가 죄는 아니지 않은가. 국가 정책도 4인 가족 기준, 여행지 숙소도 4인 가족 기준인 대한민국에서 500만명이 넘는 1인 가구는 가끔 억울하고 불편하다. 이 상황에 싱글세까지? 이 정도면 이중과세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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