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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맥그리거, 네이트 디아즈에 초크패… 돌보다 박수

입력 2016-03-0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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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총애 속에 ‘3체급 석권’까지 꿈꾸던 코너 맥그리거(27,아일랜드)에게도 체급의 한계는 역시 극복하기 어려웠다.



15연승을 달리던 UFC 페더급 챔피언 맥그리거는 6일(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UFC 196> 메인이벤트 웰터급 매치에서 라이트급과 웰터급을 오가던 ‘좀비 복싱’ 네이트 디아즈(31,미국)와 명승부를 펼쳤지만 2라운드 4분12초 만에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허용하며 서브미션 패배를 받아들였다.

지난해 12월 대항마가 없다던 조제 알도까지 깨고 UFC 7연승을 질주하며 기세가 올랐던 맥그리거는 이날의 패배로 연승 행진이 끝났다. 상위체급의 챔피언까지 잡겠다는 욕심을 부렸던 맥그리거는 당초 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31,브라질)와 맞붙기로 되어 있었지만, 안요스가 훈련 도중 부상으로 빠지면서 더 높은 체급의 네이트를 상대하게 됐다.

대회 2주를 남기고 출전이 결정된 상대지만 네이트는 상위 체급 강자였다. 하지만 물이 오른 맥그리거는 네이트를 넘어 웰터급 챔피언 로비 라울러까지 잡겠다는 야심을 드러내며 다소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는 매치를 받아들였다.

결과는 우려대로 좋지 못했다. 초반 매서운 펀치로 디아즈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긴 했지만 체급의 한계를 느낄 만한 디아즈의 펀치 파워, 그리고 상대적으로 약한 그라운드에서 주짓수 능력을 갖춘 디아즈에게 초크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하지만 초반에 보여준 맥그리거의 기세는 대단했다. 자신보다 리치가 긴 디아즈 안면에 펀치 콤비네이션을 적중시키며 피를 봤다. 맥그리거는 특유의 도발 언행으로 자극하며 눈 주위가 부어오른 디아즈를 수세로 몰아넣었다.

2라운드 들어서도 맥그리거는 디아즈에게 주무기인 돌주먹을 꽂으며 주도권을 잡고 승리를 향해갔다. 한두 번의 펀치만 적중된다면 쓰러뜨릴 수 있을 정도의 매서운 펀치였다.

하지만 좀비복싱을 앞세운 디아즈는 버티고 버티어내며 일격을 가했다. 기세등등하던 맥그리거는 치열한 공방 가운데 맞은 디아즈의 ‘웰터급’ 왼손 펀치에 스텝의 리듬을 잃었다. 표정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눈에 띄게 균형이 흐트러졌다. 맥그리거는 정신력으로 회심의 펀치를 몇 차례 시도하며 반격했지만 디아즈의 좀비 복싱은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체력마저 고갈된 맥그리거는 무리한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며 내려가서는 안 될 그라운드로 들어갔다. 숨을 고르기 위한 전략이었지만 주짓수 능력을 갖춘 디아즈에게 오히려 숨통이 끊기는, 초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꼴이 되고 말았다. 결국 상위 포지션을 빼앗긴 맥그리거는 디아즈의 완벽한 리어네이키드 초크에 당하며 탭을 하고 경기를 포기했다.

비록 맥그리거가 지긴 했지만 두 체급 위의 강자를 상대로 보여준 화끈한 타격은 그가 왜 UFC에서 가장 핫한 스타인지 증명했다. 3개 체급 석권 행보는 당분간 어렵게 됐지만 맥그리거는 여전히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맥그리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승기를 잡았는데 한방을 맞으면서 밸런스가 깨졌다. 하지만 나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라는 투지를 보여줘 관중들에게 다시 박수를 받았다.

맥그리거는 페더급 선수다. 웰터급은 자신의 체급보다 한 단계도 아닌 두 단계나 위로 한계 체중이 약 12kg 가까이 더 높다. 경기를 앞두고 오히려 몸무게를 키워야했던 맥그리거다. 그런 어려움 속에도 슈퍼 파이트 성사를 위해 자신을 내던지고, 또 그에 걸맞은 위력을 보여준 맥그리거는 이날의 패자지만 이날의 스타였다. 그의 무모한 도전(?)에 팬들의 야유 보다는 환호가 더 크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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