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美, 사우디에 엔비디아 규제 해제"…韓 AI반도체, 위기일까 기회일까

"사우디, 슈퍼컴퓨팅 애플리케이션 구축 중…엔비디아 사용할 듯"
위기가 기회로…"규제 리스크 커버 차원 韓 AI칩 업체 협력할 것"

입력 2024-09-24 05:00
신문게재 2024-09-24 3면

리벨리온_ATOM_chip_2
리벨리온 AI반도체 아톰(ATOM).(사진=리벨리온)

 

국내 AI반도체 업계의 중동 진출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중동 지역에 수출 금지됐던 AI칩을 미국 정부가 허가 할 것이라는 소식과 함께, 빈 집이었던 사우디를 놓고 칩메이커 간 경쟁도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규제 해제 이후 다시금 울타리를 둘 가능성도 점쳐지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국내 기업들과 협력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이달 10일(현지시간)부터 3일간 사우디에서 개최된 ‘글로벌 AI서밋 2024(GAIN 2024)’에는 국내외 AI반도체 업체들이 총출동했다. 최근 사우디가 AI 인프라를 확장하며, 수요를 차지하기 위한 전초전이 벌어진 셈이다.

국내에서는 AI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가 참여했다. 양사는 각각 사우디 아람코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사우디의 국영 에너지 기업인 아람코는 글로벌 시가총액 6위의 대형 고객이다. 양사 모두 놓칠 수 없는 고객인 것이다. 

 

news-p.v1.20240910.8651c8698d6847f18e49dac03371e536_P1
압둘라 빈 사라프 알감디 사우디아라비아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 의장이 10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 킹 압둘아지즈 국제 콘퍼런스 센터에서 개최된 ‘글로벌 AI 서밋 2024(GAIN 2024)’ 개막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GAIN 공식 유튜브 캡처)

 

문제는 미국이 사우디에 엔비디아의 AI반도체 수출을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 13일 미국 온라인 매체 세마포어는 소식통을 인용해 “10일부터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글로벌 AI 서밋(GAIN)에서 엔비디아 AI 칩의 중동 수출이 비공식적으로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은 규제 중심에 있는 중국 기업들이 중동을 통해 AI칩을 확보하려 하자, 중동으로의 수출을 차단했다.

국내 AI반도체 업계가 사우디 시장 진입 가능성을 높게 봤던 것은 엔비디아 부재 여부가 컸다. 현재 엔비디아는 글로벌 HPC(고성능 컴퓨팅) AI반도체 시장의 98%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주공산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 셈이다.

AI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가장 높은 퍼포먼스를 내는 엔비디아 칩을 사용하는 건 돈 많은 사우디 입장에선 당연한 선택”이라며 “사우디가 슈퍼 컴퓨팅 관련한 애플케이션을 구축 중인데 이건 엔비디아와 협력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추론형 AI칩 관련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걸 보면 적용 여부는 아직 미지수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보고 있다. 사우디는 미국의 규제 경험이 학습돼 언제든 미국 제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Non-US’ 기업들과 MOU를 체결하는 이유다.

다른 AI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 아람코는 엔비디아도 쓰겠지만 리스크 커버 차원에서 다른 AI반도체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이어가는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리벨리온은 아람코와 맺은 양해각서에 타사와 달리 ‘아람코 데이터센터에 칩 공급을 논의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아람코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받은 점도 회사의 사우디 시장 진입 가능성을 높인다.

오진욱 리벨리온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지난 8월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 보안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데, 리벨리온 제품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높은 보안성을 갖도록 제작해 아람코 등 중동 기업의 수요가 있었다”며 “현재 사우디 법인 설립도 내부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