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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즈에 얻어맞은 맥그리거, ‘유아독존 캐릭터’ 흐려지나

입력 2016-03-07 14:40





UFC 196 Mixed Martial Arts <YONHAP NO-1365> (AP)
체급을 올려 웰터급에 도전했던 코너 맥그리거가 네이트 디아즈에게 일격을 당했다. 사진은 맥그리거(사진 윗쪽)가 디아즈에게 파운딩 펀치를 날리는 모습.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UFC의 ‘천상천하 유아독존’ 코너 맥그리거(27, 아일랜드)의 캐릭터가 흐려졌다. 디아즈에 얻어맞은 후 입을 굳게 다물었다. 지난 5년 동안 패배감을 맛본 적 없기에 충격의 강도는 크다.

맥그리거는 6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UFC 196> 메인이벤트에서 네이트 디아즈(30, 미국)에 2라운드 4분 12초 만에 서브미션으로 패했다.

굴욕적인 패배였다. 경기 전 욕설을 날리며 웰터급 챔피언 밸트까지 접수하겠다고 큰소리 쳤지만 디아즈에 목조르기 당해 탭을 쳤다.

15연승 행진을 마친 맥그리거는 디아즈에게 다가가 꼬리를 내렸다. 이런 모습은 맥그리거의 평소 모습과 너무도 달랐다.

1라운드까지만 해도 맥그리거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가드(팔)를 내리고 스파링 하듯 펀치를 날렸다. 맥그리거의 변칙 복싱에 디아즈가 주춤하자 맥그리거는 더욱 기세등등했다. 거친 말을 쏟아내며 공격을 퍼부었다.

승리를 확신했는지 회전반경 큰 뒤돌려차기까지 선보였다. 맥그리거의 화려한 퍼포먼스에 관중은 열광했다.

거기까지였다. 2라운드 들어 디아즈가 맥그리거의 공격패턴을 읽기 시작했다. ‘복싱’을 배운 디아즈는 교과서적인 원투 스트레이트를 날렸다.

카운터펀치를 맞은 맥그리거가 휘청거렸다. 페더급과 웰터급 ‘펀치력 차이’였다. 이후 전세가 역전돼 디아즈가 맥그리거 턱에 연이어 주먹을 꽂았다.

동공이 풀린 맥그리거는 디아즈를 필사적으로 끌어안은 채 그라운드로 가려했다. 그러나 오히려 악수가 됐다. 주짓수 능력이 탁월한 디아즈가 맥그리거의 목덜미를 잡아 조르기로 연결했다. 맥그리거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기권 의사를 표시했고 ‘악동 왕중왕전’은 디아즈의 승리로 끝났다.

경기 후 디아즈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난 출발이 느리다. 승리를 예상했고 결국, 내가 이겼다”고 말했다. 말 많았던 맥그리거는 침묵했다. 그는 조용히 디아즈에 다가가 축하 인사를 건넸다. 악동 캐릭터가 흐려진 맥그리거가 앞으로 어떤 태도로 UFC에서 활동할지 관심사다.

물론 이번 경기는 맥그리거에게 무리수였다. 페더급(-65.85kg)에서 활약한 그는 단시일 내 두 체급 올려 웰터급(-77.1kg)에 나섰다. 식사량을 늘려 체중을 76.2kg에 맞췄지만 특유의 민첩성이 떨어졌다. 반면 디아즈는 큰 무리 없이 웰터급에 출전했고 대어를 낚았다.

어찌됐건 맥그리거는 패했다. 두 체급 석권은 분명히 어렵다는 것을 디아즈전에서 보여줬다. 당초 맥그리거의 상대는 라이트급 챔피언 도스 안요스(31·브라질) 였지만 훈련 중 골절 부상을 당해 디아즈로 대체됐다.

안요스는 디아즈보다 강한 상대다. 안요스는 지난 2014년 12월 ‘UFC on FOX 13’에서 디아즈를 박살냈다. 20여 차례 로우킥만으로 디아즈의 발을 꽁꽁 묶었다.

공수 밸런스와 타격·그라운드 균형이 좋은 안요스가 예정대로 맥그리거와 싸웠다면 어떻게 됐을까. 격투기 전문가들은 “상대성을 고려해야겠지만 맥그리거는 안요스와 싸우지 않은 것을 천만다행으로 여겨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패배로 풀이 죽은 맥그리거,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볼만하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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