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비바100] "멋진 수공예품 만들어 나만의 쇼핑몰 창업 꿈꿔요"

['인생 2막' 100세 테크] 폴리텍대학 금속공예&인터넷쇼핑몰 과정 수강생 최미라씨

입력 2016-05-12 07:00

폴리텍 성남켐퍼스 '금속공예&인터넷 쇼핑몰'8
한국폴리텍대학 성남캠퍼스의 ‘금속공예&인터넷쇼핑몰’ 과정을 수강하고 있는 최미라(56)씨가 교육 중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양윤모기자yym@viva100.com)

“무언가를 배우고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무척 행복합니다. 오히려 커리큘럼이 너무 짧아서 아쉬울 정도예요.”



한껏 차려입은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생기가 넘쳐나는 폴리텍대학 성남캠퍼스에서 만난 최미라(56·사진) 씨는 얼룩이 묻은 앞치마를 입고 누구보다 밝게 웃어보였다.

최 씨는 이른바 ‘경단녀’라고 불리는 경력단절여성이다. 젊은 시절 미술학원을 운영하던 그는 아이들 교육을 위해 지난 2001년 캐나다로 훌쩍 떠났다. 해외에서 10년간 가족 뒷바라지를 책임지며 두 아이를 키워냈지만 정작 자신의 커리어와는 멀어져 갔다.

“50대가 돼서 한국에 돌아오니 정말 취업하기가 힘들더군요. 다행히 영어가 가능한 덕에 포토 샵 교육을 받고 해외 인터넷 쇼핑몰 업무를 할 수 있었어요.”

인터넷 쇼핑몰에서 근무하면서 최 씨는 외국인들이 한국 수공예품에 큰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보고 흥미를 느꼈다.

 

높은 수요에 비해 정작 우리의 솜씨를 보여줄 수 있는 아이템이 부족함을 알게 됐다. 이때부터 최 씨는 나만의 브랜드를 가진 수공예품 인터넷 쇼핑몰을 차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때 알게 된 것이 ‘한국폴리텍대학 성남캠퍼스 금속공예 & 인터넷쇼핑몰 과정’이다.

“처음에 보자마자 ‘아! 이건 나를 위한 수업이구나’라는 생각이 딱 들었어요. 3개월 동안 금속공예 및 인터넷쇼핑몰 수업을 들으면서 수공예품 제작기술도 배우고 쇼핑몰 창업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하늘의 명을 알게 되는’ 지천명(知天命, 50세) 나이를 지나 이순(耳順,60세)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최 씨지만 두려움보다는 오히려 즐거움과 기대감이 앞섰다.

“이런 재교육 자체가 우리 같은 베이비부머 세대, 특히 경단녀들에게 꼭 필요한 과정이예요. 폴리텍대학은 훌륭한 커리큘럼 뿐만 아니라 교육에 필요한 재료, 고가장비 등 모든 것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니 하루하루가 정말로 유익합니다.”

매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하는 강의지만 많은 수강생들은 방과 후에도 작품 제작에 열심이다.

“교수님들이 경험이 풍부하시니 저희가 가정주부라는 점을 감안하셔서 수업 때 조금 더 실용적으로 접근해 주세요. 창업에 관련해서도 사업자등록 과정, 주얼리 특허나 디자인 등록 관련법규 등 실무적인 내용을 배워 굉장히 큰 도움이 됐죠.”

모든 지원은 정부가 부담하는 덕분에 수강생들은 무료로 재취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커플 반지를 만들어 남편과 나눠가질 수 있는 실용적인 수업내용도 무척이나 흥미롭다. 교육과정이 3개월이라는 점이 불만이라면 불만이다.

사회로 화려한 복귀를 꿈꾸는 최 씨의 도전에 처음에는 가족들도 우려했다. 하지만 하루하루 즐거워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마음을 놓았다고 한다. 이제는 새로운 금속공예품을 만들어 보여주면 무척 좋아할 정도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 씨처럼 결혼·육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한 경력단절여성은 현재 195만 명에 이른다. 최 씨는 다른 경단녀들에게 “공부하고 준비하면 재취업 기회는 꼭 찾아오기 마련”이라고 조언했다.

“나이가 큰 걸림돌인건 분명해요.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일 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주부들의 경우 이력서 내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는 것 같아요. 쉽게 마트 판매사원이나 식당 서빙으로 발길을 돌리죠.”

최 씨는 엑셀 같은 취업에 필요한 필수사항도 주부들이 굉장히 어려워한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중앙도서관에서 보면 무료 엑셀 강의프로그램이 무척 잘되어 있어요. 본인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보수 교육을 찾아 다니는 실천력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정신 없이 달려왔지만 남편은 바빠지고 아이들은 커가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이 시대 수백만 경단녀들에게 최 씨는 “‘이 나이 돼서 뭘 하겠어’라며 지레 겁먹지 않는 것이 사회로 화려하게 복귀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박준호 기자 jun@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