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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지 잡았던 홀리 홈, 이대로 UFC 퇴출?

입력 2016-07-24 17:08

UFC Chicago Mixed Martial Arts <YONHAP NO-0719> (AP)
신예 셰브첸코(오른쪽)이 홀리 홈을 일방적인 기량 차로 잡아 차세대 파이터로 이름을 각인시켰다. 연합뉴스
여성 밴텀급 전 챔피언이었던 홀리 홈이 키르기스스탄의 신예 발렌티나 셰브첸코에게 무너지고 말았다.



홀리 홈은 24일(한국 시간) 미국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UFC 온 폭스 20> 메인이벤트에서 셰브첸코의 변칙적인 공격에 흠씬 두들겨 맞으며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했다.

두 선수의 UFC 향후 행보를 판가름할 매우 중요한 일전이었다. 먼저 홈은 지난해 11월 열린 UFC 193에서 론다 로우지를 격파하며 챔피언벨트를 허리에 둘렀다. 약점이 도저히 보이지 않았던 로우지를 일방적으로 몰아세웠기에 홈의 주가는 크게 뛰어올랐다.

그러나 홈은 1차 방어전이었던 지난 3월 UFC 196 미샤 테이트와의 경기서 패하고 말았다. 경기 내내 분위기를 주도한 홈이었지만, 단 한 번 기회를 노린 테이트의 일격에 기절하며 권좌에서 내려와야 했다.

셰브첸코 역시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킥복싱과 무에타이를 익힌 그녀는 지난해 12월 UFC 데뷔전에서 사라 카우프만을 꺾으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챔피언 도전권이 걸린 아만다 누네스와의 UFC 196에서 판정패하며 기세가 수그러들었고, 이번 홀리 홈과의 경기에서마저 패하면 향후 입지를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두 선수는 타격의 대가답게 라운드 내내 주먹과 킥을 주고받으며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셰브첸코의 기술이 한 수 위였다. 셰브첸코는 3라운드에서 2번이나 테이크다운을 성공, 홀리 홈을 옥타곤 바닥에 눕히며 주도권을 움켜쥐었다.

이후 셰브첸코는 뒤돌려 차기 등 여성부 경기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고급 기술 등을 선보이며 홀리 홈의 정신줄을 쏙 빼놓았다. 결국 다급해진 홈은 경기 막판 평정심을 잃은 채 달려들었지만, 오히려 펀치와 킥을 더 허용하며 점수를 빼앗길 뿐이었다.

론다 로우지를 꺾은 것만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홀리 홈은 최근 2연패로 사실상 퇴출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모양새다.

홈은 로우지와 맞붙었을 때만 하더라도 남자 못지않은 복싱 스텝이 찬사를 받았지만, 미샤 테이트와의 1차 방어전에서 약점이 고스란히 노출되고 말았다. 레슬링을 기본으로 한 테이트는 수차례 펀치를 허용하면서도 오로지 테이크다운만을 노렸고, 결국 5라운드에서 빈틈을 보인 홈에게 파고들어 승리를 가져왔다.

홀리 홈은 이번 셰브첸코와의 경기에서도 테이크다운 방어에 취약한 모습이었다. 이는 복서 출신인 홀리 홈이 안고 있는 태생적 한계이기도 했다. 결국 상대에게 태클을 허용하면 어김없이 체력 저하 현상이 나타났고, 패배로 이어지는 공식이 2경기 연속 나왔다.

홀리 홈이 UFC 무대에서 아웃될 것이란 전망은 또 있다. 바로 재미가 없는 지루한 파이터라는 오명이다. 홀리 홈은 론다 로우지와의 경기부터 이번 셰브첸코전까지 ‘선수비 후공격’ 전술만을 고집했다.

따라서 점수를 쌓는데 유리한 측면을 보였지만, 정작 경기를 지켜보는 격투팬들 입장에서는 하품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이날 셰브첸코와의 경기에서도 수차례 야유가 쏟아져 나와 홀리 홈을 곤궁에 빠뜨렸다.

홈을 꺾은 셰브첸코에게는 챔피언 도전권이 주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셰브첸코는 현 챔피언인 아만다 누네스에 패한 경험이 있어 당장 매치업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전 챔피언인 론다 로우지의 복귀를 추진하고 있으며, 미샤 테이트도 설욕을 노리고 있고, 두 체급의 위의 크리스 사이보그도 체중 감량 의사를 밝히고 있어 UFC 여성부는 유례없는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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