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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 잃은 황제’ 표도르, 무엇을 위한 컴백?

입력 2016-07-26 11:16

표도르
표도르가 UFC 무대에 다시 설 예정이다. 표도르가 지난 6월 파비오와의 경기에서 강력한 왼손 펀치를 꽂아넣는 모습. 연합뉴스.

 

UFC 등에서 활약하는 빅네임 파이터들이 수난이다.



여러 가지 사건사고에 휘말리며 그동안 쌓아왔던 명성에 금이 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나이를 먹고 전성기가 지나 경기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것과 관계없이 다른 부분으로 인해 비난의 중심에 서고 있다.

존 존스(28,미국)와 브록 레스너(40,미국)를 꼽을 수 있다. 세계 최고의 격투 단체 UFC에서 각각 라이트헤비급, 헤비급 타이틀을 차지했던 이들은 기량뿐 아니라 특유의 스타성까지 겸비해 현지에서 ‘PPV(유료로 영상을 보는 방식)’ 효자로 통한다.

확실하게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슈퍼스타들이라 UFC에서도 역사적인 200회 대회를 맞아 존스와 레스너를 모두 중심에 세우려했다. 그러나 이들의 발목을 잡고 팬들을 충격에 빠뜨린 것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약물이다. 존스는 대회를 코앞에 두고 약물 복용이 적발돼 출전 자격을 박탈당했다. 레스너 역시 경기는 잘 치러냈지만 이후 약물에 걸리며 지켜보던 이들을 실망시켰다.

둘은 이전부터 약물에 관해서는 결백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거짓말을 한 괘씸죄까지 더해져 팬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존스는 이전에도 옥타곤 밖에서 크고 작은 사고를 많이 쳤던 인물로 회복이 힘들 정도로 위상이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이들 못지않게 팬들 사이에서 실망의 목소리가 큰 파이터가 있으니 다름 아닌 ‘얼음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40,러시아)다. 표도르의 이름값은 존스, 레스너보다 더하다. 미국 현지에서의 인기는 덜할지 모르지만 과거 프라이드 무대에서 10여년 가까이 헤비급 정상을 지켰던 파이터라 세계 최강자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어있다. ‘60억분의 1’, ‘인류 최강’ 등의 수식어가 이를 입증한다.

표도르는 여러 가지 면에서 MMA 역사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종합격투기보다 이종격투기의 색깔이 더 짙던 시절 원조 올라운드 파이터로서 타 선수들의 훌륭한 모범이 됐다. 표도르가 프라이드에 입성하던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파이터들은 타격가, 레슬러, 주짓떼로 등 각자의 특기로 대결하던 케이스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표도르는 스탠딩 타격, 테이크다운, 파운딩, 서브미션 등 여러 가지 기술들을 물 흐르듯 잘 조합시키며 MMA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다. 거기에 가장 높은 위치에 있음에도 공격적인 파이팅 스타일로 팬들에게 늘 재미있는 경기를 선사했다.

하지만 은퇴 후 컴백한 현재의 효도르에 대한 평가는 예전과 완전히 달라져있다. 그는 컴백 이유 중 하나로 격투에 대한 열정을 내세웠지만 현실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전성기가 한참 지난 그에게 현존하는 최강자급과의 맞대결까지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매치업을 벌이는 상대 면면이 너무 허약하다.

그와 일전을 벌인 싱 자이딥(29,인도), 파비오 말도나도(36,브라질) 등은 황제의 상대로 격이 떨어진다. 설상가상으로 말도나도와는 졸전을 벌였고 결국 편파판정 논란 끝에 무승부로 정정되는 촌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때 그에게 넉아웃 당했던 안드레이 알롭스키(37,벨라루스)가 UFC 상위권에서 경쟁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초라하게 느껴진다.

분명 표도르는 존스, 레스너와 다르게 경기장 밖에서 사고를 치지도, 약물 적발을 당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경기가 거듭될수록 주변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팬들의 ‘무엇을 위한 컴백인가?’라는 볼멘소리는 계속해서 깊어지고 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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