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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 레슬러’ 페레즈… 떠오르는 UFC 멕시코 신성!

입력 2016-07-31 16:06

에릭 페레즈
경기 입장 때 복면을 쓰고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는 멕시코의 에릭 페레즈(왼쪽)가 UFC에서 빠른 속도로 챔피언에 근접해 가고 있다. 사진=UFC

 

프로레슬링은 프로복싱과 함께 멕시코에서 가장 인기 높은 격투스포츠 중 하나다.



멕시코 프로레슬링은 자신들만의 색깔이 강하다. 미국 프로레슬링과는 또 다르다. 대표적인 것이 복면 레슬러에 대한 사랑이다. 미국 같은 경우 복면레슬러가 드물지만 멕시코 무대 혹은 멕시코 출신중에는 유독 복면을 쓰고 컨셉을 잡는 선수가 많다.

인기격투게임 ‘철권’의 복면 레슬러 킹도 멕시코 국적으로 설정되었을 정도다. 복면 레슬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국가는 멕시코임이 분명하다.

멕시코인들의 복면 레슬러에 대한 사랑은 다른 종목에서도 드러난다.

31일(한국 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필립스 아레나서 있었던 UFC 201 대회서 기량을 뽐낸 밴텀급 에릭 페레즈(26,멕시코) 역시 멕시코출신답게 복면 레슬러의 기질을 뽐냈다. 선수 입장시 복면을 쓰고 옥타곤에 나선 것을 비롯 경기 후 인터뷰를 앞둔 상황에서도 복면부터 챙기고 얼굴에 뒤집어썼다. 컨셉 자체를 철저하게 멕시코 복면 레슬러로 잡은 것이다.

이날 페레즈와 맞붙은 프란시스코 리베라(34, 미국)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특히 풋볼선수 출신 시절부터 완력이 센 것으로 유명했는데 그러한 파워를 바탕으로 UFC무대에서도 강펀처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펀치는 세지만 상대적으로 완급조절이나 테크닉이 떨어지고 다른 무기가 강력하지 않은지라 최근 들어 기세가 떨어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2연패를 기록하고 있어 또다시 패한다면 퇴출을 걱정해야 되는 처지로 전락했다. 페레즈전에 나서는 심정이 비장했다.

젊은 선수답게 더 경쾌하게 많이 움직이는 선수는 페레즈였다. 페레즈는 적극적으로 스탭을 밟으며 인아웃을 오갔다. 이에 맞선 리베라의 전략은 카운터였다. 묵직한 펀치를 앞세워 시종일관 전진스텝을 밟았다. 초반에는 빈틈을 노린 리베라의 카운터 스타일이 먹히는듯했다. 많이 움직이는 쪽은 페레즈였지만 위험한 펀치가 계속해서 안면으로 날아들었다.

페레즈는 다양한 옵션을 통해 곧 흐름을 가져갔다. 카운터를 노리는 리베라에게 구태여 펀치 위주로 싸울 필요는 없었다. 외곽을 돌며 적극적으로 킥을 날렸고, 리베라가 카운터를 치기 어려운 자세나 상황에서 신속하게 펀치를 했다. 거기에 테이크다운까지 가하자 리베라는 점점 자신의 페이스를 잃어갔다.

페레즈는 쉬지 않고 스탭을 밟으며 부지런히 공격을 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발이 옥타곤 바닥에 붙는 순간 리베라의 무시무시한 펀치가 터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페레즈는 심장이 뜨거운 선수였다. 너무 많이 움직였던 탓에 2라운드에서부터 체력저하로 힘들어하는 기색을 노출했지만 3라운드 초반 무서운 난타전에 응하며 ‘전사의 심장’을 뽐냈다. 점수에서 뒤졌다는 것을 안 리베라는 3라운드에서 승부수를 걸었다. 정면에서 마구 주먹을 휘두르며 페레즈에게 난타전을 요구했다. 보통 이런 경우 대부분의 선수는 응하지 않는다. 자신이 점수를 앞서는 상황에서 위험한 승부를 벌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레즈는 강펀처 리베라를 상대로 점수에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정면 난타전에 과감히 응했다. 무모해보였지만 페레즈는 그러한 대결에서 조차 밀리지 않았다. 둘은 한동안 정신없이 펀치를 주고받는 팽팽한 난타전을 벌였는데 안타까운 것은 유일한 해법이라고 승부수를 건 리베라가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리베라는 베테랑 답지 않게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 풀스윙을 치다 중심을 잃고 제풀에 쓰러지기도 했다. 짧은 순간에 경기를 뒤집으려는 욕심이 너무 과했던 탓이었다. 결국 난타전에서 더 많은 힘을 쏟은 쪽은 리베라였고, 페레즈는 힘이 빠진 그를 상대로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남은 시간을 무난하게 자신 쪽으로 이끌었다. 페레즈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됐지만 리베라는 이제 퇴출을 걱정해야 되는 상황까지 몰리게 됐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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