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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진FF 크로캅, 이제는 근거리 킬러?

입력 2016-12-3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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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A계를 대표하는 ‘원거리 사냥꾼’ 미르코 크로캅(42,크로아티아)이 무하메드 라왈(35,미국)을 맞아 근거리 킬러로의 변신 가능성을 보여줘 팬들을 기쁘게 했다. 사진=UFC

 

미르코 크로캅(42,크로아티아)은 MMA계를 대표하는 원거리 사냥꾼이다. 여기에서 거리란 상대와의 간격을 의미한다.



정통 스트라이커 출신답게 기민한 스텝과 빠르고 강력한 타격을 통해 상대가 접근하기 전에 숨통을 끊는다. 지금이야 다양한 전략과 전술로 거리를 유지하면서 파이팅을 펼치는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크로캅이 헤비급에서 전성기를 보내던 프라이드 시절만 해도 그의 패턴은 알면서도 따라 하기 힘들었다. 원거리 파이팅의 원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크로캅을 대표하는 기술은 해드킥이다. 헤드킥은 장전에서 격발 그리고 명중까지가 굉장히 힘든 기술이다. 때문에 정확하게 들어갈 확률이 낮지만 제대로 맞으면 KO 확률이 무척 높다. 가드에 막히더라도 팔과 안면 사이에 공간이 좁으면 만만치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

크로캅의 헤드킥은 파워와 순간 스피드가 뛰어나 묵직하다. 벼락같이 날아들어 안면을 후려갈기거나 머리를 깎아 내리듯이 강타하면 아무리 맷집이 좋은 상대도 견디지 못했다.

크로캅은 현란한 사이드 스텝을 바탕으로 자신의 거리를 만든 뒤 상대의 갈비뼈나 옆구리를 노리고 짧고 빠르게 바디킥을 날렸다. 대부분 원거리에서 예리하게 파고드는 묵직한 바디킥 위력 앞에 상당한 충격을 받기 일쑤인데 이때쯤 크로캅은 천천히 헤드킥 타이밍을 잡아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고통을 참지 못한 상대가 또다시 바디킥이 들어온다 여기고 몸통을 방어하려 가드를 내리는 순간 엄청난 헤드킥이 작렬했다. 때로는 바디킥에 레그킥을 병행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준비 사격을 생략한 채 바로 헤드킥이 터져 나갈 때도 있다. 주로 상대가 충격을 받고 어정쩡하게 뒤로 물러서는 타이밍에서 이런 공격이 시도된다.

현란한 킥 기술에 가려 그렇지 크로캅은 펀치 기술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정통 복싱에 가까운 깔끔한 펀치 테크닉을 뽐냈다. 신속하고 현란한 스텝은 빠른 핸드스피드와 맞물려 언제든 정확한 펀치를 상대 안면에 꽂을 수 있었고 크게 휘두르기보다는 정확하게 끊어지는 데 능숙했다. 방어와 공격에 자신이 있어서인지 별다른 속임 동작도 없었다.

이렇듯 대표적 원거리 사냥꾼이었던 크로캅은 언제부터인가 ‘근거리 킬러’로 변화하고 있다. 이미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인지라 과거 같은 신체능력이나 빠른 움직임이 더 이상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슬림하게 쭉 빠졌던 몸은 어느새 체중 증가와 함께 눈에 띄게 두꺼워졌다. 상대와의 근거리 힘 싸움에서 견디어내며 더티복싱을 원활하게 펼치기 위해서다.

가브리엘 곤자가(37,브라질)와의 UFC 2차전에서 팔꿈치 공격으로 리벤지에 성공한 바 있는 크로캅은 지난 29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서 있었던 ‘라이진 FF’ 연말 이벤트 무제한급 토너먼트 8강전에서도 특유의 근거리 파이팅을 제대로 뽐냈다.

이날 크로캅과 맞선 상대는 무하메드 라왈(35,미국)이다. 흑인특유의 탄력과 힘을 제대로 갖춘 것은 물론 레슬링에 굉장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까다로운 난적이었다.

크로캅은 킹모의 테이크다운에 정면에서 힘으로 맞섰고 클린치 상황이 되어도 달아나려하기보다는 더티복싱을 섞어주며 적극적으로 맞섰다. 움직임이 좋은 킹모에게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타격을 맞추기가 용이했다. 승부도 근거리 공방전에서 났다.

크로캅은 2라운드 태클을 방어해내는 과정에서 킹모를 클린치로 돌려세워 코너로 몰았다. 그리고는 왼손 어퍼컷을 올려쳤는데 이게 결정타가 됐다. 킹 모가 쓰러지자 크로캅은 파운딩 연타를 쏟아 부었고, 심판은 경기를 바로 중단했다.

이제는 근거리 킬러가 된 베테랑 파이터의 노련한 경기운영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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