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론다 로우지, 태클만 장착하면 ‘재기 희망’

입력 2017-01-03 16:06

SPO-MAR-UFC-UFC-207:-NUNES-V-ROUSEY <YONHAP NO-1423> (AFP)
현 챔피언 아만다 누네스(오른쪽)에게 처참하게 패배한 린다 로우지. 항간의 은퇴설에도 불구하고, 태클 기술만 제대로 장착한다면 다시 한번 재기를 노릴 만한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다.(연합)

 

UFC 여성부가 시끄럽다. ‘암바 여제’ 론다 로우지(29,미국) 때문이다.



로우지는 명실상부한 UFC 최고 슈퍼스타다. 여성이지만 존 존스, 브록 레스너, 코너 맥그리거 등 최고의 흥행 메이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존재다.

그녀가 있었기에 UFC에 여성 격투기가 생겨났고 빠르게 정착했다. 로우지라는 여성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그녀의 존재감과 업적만큼은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로우지는 운동을 시작한 이래 늘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유도선수로서 동메달을 땄고, UFC 여성 밴텀급에서 오랫동안 절대 여왕으로 군림했다. 로우지의 앞길을 가로막을 장애물은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런 로우지가 격투 인생 최대의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 홀리 홈(34,미국)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한 후 절치부심하는 마음으로 옥타곤에 돌아왔다. 13개월 만에 돌아왔음에도 타이틀매치를 바로 가졌다. 여제의 귀환에 걸맞은 대접과 반응이었다.

이기기만 한다면 로우지는 예전보다 더 엄청난 명성을 누릴 수 있었다. 자만했던 여왕이 시련을 딛고 다시금 정상에 서는 스토리는 영화 소재로도 손색이 없어보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녀는 무너졌다. 그것도 아주 처참하게.

지난해 12월 31일(한국 시간) ‘UFC 207‘ 메인이벤트 UFC 여성 밴텀급 타이틀매치는 로우지에게 더한 악몽은 없을 정도의 참패였다. 현 챔피언 아만다 누네스(28,브라질)는 로우지를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고 강펀치를 너무도 쉽게 맞추며 48초 만에 끝내버렸다.

누네스와 맞선 로우지는 수준 이하의 타격으로 큰 실망을 줬다.

로우지의 펀치는 빠르지도 그렇다고 정교하지도 않았다. 힘이 좋아 맞추기만 하면 큰 충격을 받겠지만 마치 허우적거리는 듯한 폼으로 휘두르는 주먹에 누네스 같은 빼어난 타격가가 맞아줄 리 없었다. 누네스는 마치 스파링 하듯 펀치를 했는데 로우지는 속수무책으로 얻어맞았다.

심리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은 로우지가 다시 옥타곤에 복귀할지는 알 수 없다. 자존심에 너무 큰 상처가 생겨 은퇴를 결심할 수도 있다. 돌아온다고 해도 정체된 타격 능력이 갑자기 향상될 가능성도 낮다.

하지만 흥행 카드로서는 너무 아깝다. 로우지가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재기전에 나선다면 타격보다는 장기인 그래플링을 좀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그동안 보여준 로우지 스타일로는 누네스를 넘어뜨리기 어려워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유도가 출신 로우지는 상당수 그래플러들이 기본옵션으로 갖추고 있는 태클을 잘 쓰지 못한다. 힘으로 압박하다가 엉켜 붙어 넘어뜨리는 스타일이다.

그동안은 로우지 기세에 밀려 상대들은 쉽게 넘어졌다. 하지만 로우지 만큼 힘이 좋은 누네즈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로우지가 제대로 된 태클을 장착했다면 이렇게 처참하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 섞인 평가가 나온다.

쓰러뜨려야 로우지가 잘하는 그라운드 압박과 서브미션도 가능해진다. 더불어 테이크다운 옵션이 늘게 되면 투박한 타격이라도 위력을 더할 수 있다.

이것만 알고 다시 돌아와야 한다. 한 시대를 풍미한 여제의 쓸쓸한 퇴장을 UFC 팬들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태클을 장착해 한층 강해진 로우지의 모습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로우지 팬들의 바람만은 아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