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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가브란트vs딜라쇼, 알파메일 ‘최후의 전쟁’

입력 2017-01-07 10:42

코디 가브란트
지난 12월 30일 열린 UFC 207에서 코디 가브란트(25·미국, 오른쪽)가 도미니크 크루즈(32·미국)에게 주목을 날리고 있다.(AP=연합)


팀 알파메일은 세계적인 명문 체육관 중 하나다. 경량급에 특화된 팀으로 명성이 높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라이아 페이버(38,미국)가 수장으로 있다. 그리고 채드 멘데스, 조셉 베나비데즈 등 쟁쟁한 선수들을 배출했다. 지금은 떠난 T.J. 딜라쇼(31,미국) 역시 알파메일에 몸담았던 시절 챔피언에 등극했다.
 
현재 알파메일을 대표하는 ‘최종병기’는 단연 코디 가브란트(25,미국)다. 알파메일에서 강력하게 밀었던 가브란트는 이러한 기대에 걸맞게 거침없는 연승행진 중이다. 다소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UFC 밴텀급 라인에서 빠르게 초신성으로 성장했다. 경기 스타일도 화끈해 흥행에도 도움이 된다.
 
가브란트는 지난달 31일(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벌어진 ‘UFC 207’에서 대형사고를 쳤다. 극강의 챔피언으로 꼽히던 도미닉 크루즈(31,미국)를 물리치고 새로운 밴텀급 최강자로 챔피언벨트를 두른 것이다.
 
가브란트가 크루즈를 이길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가브란트는 크루즈와 붙기 전까지 10전 10승 9KO승의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직전 3경기에서 아우구스토 멘데스(32,브라질), 토마스 알메이다(25,브라질), 미즈가키 다케야(33,일본)를 모두 1라운드에 펀치로 쓰러뜨리며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그래도 크루즈에게는 힘들지 않겠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가브란트가 약한 것이 아닌 크루즈가 너무 강하기 때문이었다. 크루즈는 화끈하지는 않지만 이른바 ‘지지 않는 경기’에 특화되어있다. 특유의 풋워크로 경기 내내 상대를 농락한다.
 
크루즈는 왕성한 활동량과 빼어난 기동력을 무기로 어떤 상대와 싸워도 흐름을 빼앗기지 않고 자신이 주도적으로 경기를 이끌어나간다. 엇박자와 불규칙한 리듬의 포인트 타격은 물론 레슬링 실력까지 일품이라 테이크다운이나 클린치 싸움을 병행하면 상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투지를 잃고 만다.
 
때문에 많은 이들은 크루즈가 노련한 경기운영을 통해 가브란트 특유의 터프함을 잡아먹을 것으로 전망했다. 뚜껑을 열어보자 전혀 달랐다. 가브란트는 저돌적이기만한 인파이터가 아니었다. 평소처럼 적극적으로 압박하기보다는 거리를 두고 차분하게 받아치는 등 허를 찌르는 맞춤형 전술을 들고 나왔다. 평소에 불같았던 모습과 달리 얼음처럼 냉정했다.
 
알파메일 입장에서는 가브란트가 챔피언에 오른 것도 기쁘지만 숙적 크루즈를 꺾었다는 점에서 겹경사를 누리는 분위기다. 크루즈는 베나비데스, 페이버, 딜라쇼(알파메일 소속 당시) 등 알파메일 파이터들을 줄줄이 꺾으며 천적으로 군림해왔기 때문이다. 이제야 알파메일은 크루즈를 상대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게 됐다.
 
알파메일과 가브란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최후의 전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팀을 떠난 딜라쇼를 물리쳐야만 진정한 알파메일 천하를 이룩할 수 있다. 딜라쇼는 얼마 전 자신의 격투 인생을 바꿔준 드웨인 루드윅 코치를 따라 알파메일을 떠났다. 딜라쇼로서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선택한 결정이겠지만 알파메일로서는 배신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딜라쇼가 떠난 후 알파메일과 딜라쇼는 SNS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좋지 않은 감정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고 있다. 알파메일에서 성장해 성공신화를 쓴 가브란트는 더더욱 심하게 딜라쇼에게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가브란트와 딜라쇼는 시간이 문제일 뿐 진검승부를 벌일 수밖에 없다. 크루즈가 패한 상황에서 딜라쇼는 명실상부한 최강 도전자이기 때문이다. 가브란트가 챔피언이 된 대회에서도 딜라쇼는 존 리네커(27,브라질)를 완벽히 제압하고 건재를 과시했다.
 
가브란트가 딜라쇼와의 UFC 밴텀급 ‘최후의 전쟁’마저 승리로 이끌고 알파메일의 최고 영웅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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