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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다 로우지 잡으면 끝? 누네스까지 물 들었나

입력 2017-01-10 10:08

USA-SPORT/ <YONHAP NO-1440> (USA Today Sports)
맥그리거가 만들어 놓은 다른 체급 챔피언과의 이벤트 매치업 붐이 UFC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론다 로우지를 격파하고 한껏 주가가 오른 아만다 누네스(오른쪽) 역시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고 있다. 연합뉴스

 

맷 휴즈, 비제이 펜, 앤더슨 실바 등 예전 UFC 챔피언들은 벨트를 두른 후에도 끊임없이 경쟁하는 것을 명예롭게 여겼다. 정상에 올라본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강적이라 생각되는 상대를 꺾으며 희열을 느꼈다.



최근의 UFC 신예 챔피언들은 생각이 좀 다르다. 만만치 않은 도전자 세력과 타이트하게 방어전을 가지기 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챔피언의 지위를 즐긴다. 강적과 싸우기보다 이벤트 매치업, 슈퍼파이트 등에 더 눈독을 들인다. 챔피언으로서의 명예보다는 돈이 되는 매치업에 집중하는 실속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상당수 팬들 눈에 이는 실속으로 보이지 않는다. 챔피언으로서 벨트를 차게 되면 방어전은 권리가 아닌 의무다. 체급별로 탄탄한 상위 랭커들이 더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 원활한 타이틀 구도를 위해서라도 주기적으로 방어전이 돌아가야만 한다.

현재의 UFC는 이러한 구도를 역행하고 있다. 마이클 비스핑(37,영국), 타이론 우들리(35,미국) 등 현역 챔피언들은 변변한 방어전도 치르지 않았으면서 이벤트 매치업에만 기웃거리고 있다. 타이틀 도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도전자 입장에서는 맥이 빠지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는 코너 맥그리거(28,아일랜드)가 형성했다. 자신의 상품성을 이용해 타이틀 방어전은 염두에도 두지 않은 채 슈퍼파이트에 몰두하는 등 페더급, 라이트급 전선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았다. 네이트 디아즈와 두 번이나 싸운 그는 라이트급 챔피언에 오른 후에는 장기휴식에 들어간 상태다. 명분 따위는 없다.

맥그리거의 행보는 신예 챔피언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역대 최약체 챔피언으로 불리는 비스핑은 방어전을 통해 자신을 따라다니는 혹평을 잠재우기보다는 이벤트 매치업에 마음이 가 있고, 우들리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심지어 둘은 최근 “서로 맞붙어보는 것은 어떠냐”는 황당한 의견교환까지 하고 있다. UFC인지 WWE인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UFC 여성 밴텀급 챔피언 아만다 누네스(28,브라질) 역시 동참하고 싶어 하는 기색이다. 누네스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잠시 쉬면서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물론 맥그리거처럼 두 개의 벨트를 가지고 싶다”고 말했다. 기량은 뛰어나지만 상품성도 갖추고 있지 못한 누네스마저 이러고 있다. 이제는 이벤트 매치업을 기웃거리지 않는 챔피언이 바보가 되어가는 분위기다.

격투 팬들은 슈퍼파이트나 이벤트성 매치업이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현 체급과 월장할 체급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적절하게 이뤄져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자신의 체급을 확실히 정리하고 조르주 생 피에르라는 웰터급 최강자에게 도전했던 비제이펜, 성사는 되지 못했지만 미들급-웰터급 레전드끼리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실바와 생 피에르의 매치업, 최고 주가를 올리던 당시 존 존스와 헤비급 파이터들과의 슈퍼파이트 루머 혹은 월장설 등 이런 것이 슈퍼파이트다.

자신의 체급에 도전자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데 여유를 부리며 이벤트 매치업이나 노리는 행동은 프로답지 못하다. 슈퍼파이트 등이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명분을 갖췄을 때 가치가 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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