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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FC, 어설픈 악역만 가득?

입력 2017-02-01 17:50

정문홍 로드FC 대표<YONHAP NO-2326>
현존하는 국내 최대 종합 격투기단체 로드FC. 하지만 진정한 실력자 보다는 독설가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그런 고민을 안고 로드FC의 새로운 미래를 찾고 있는 정문홍 로드FC대표. 연합뉴스

 

세계 MMA의 중심이 UFC로 옮겨가면서 그들의 관전 문화와 여러 장외 모습은 다른 단체들의 모델이 되어가고 있다. 로드FC 등 한국에 있는 단체들도 마찬가지다.



일본 프라이드가 UFC를 누르며 동양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을 때만 해도 이른바 ‘악역컨셉’이나 장외 독설 전쟁은 많지 않았다. 과감한 악역 캐릭터가 있으면 무도인을 연상케 하는 선역도 다수 존재했다.

격투기를 무예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던 동양 팬들은 팽팽한 대치상태에도 숨을 죽이며 지켜보고 있는 경향이 있었지만, 서구팬들은 경기가 조금만 지루하게 흐르면 가차 없이 야유를 쏟아냈다. 장외에서의 선수들 행보 역시 미국 프로레슬링을 따라 독설과 인신공격이 심화됐다.

역사가 짧은 국내 단체들은 프라이드가 전성기를 달리던 시절에는 비슷한 분위기를 내다가 UFC가 원탑 메이저단체가 된 이후에는 급격하게 달라져갔다. UFC나 소속 선수들을 따라하게 된 것이다.

가장 규모가 큰 메이저단체는 해당 종목의 흐름을 선도해가고 작은 단체들은 그들의 장단점을 흡수하면서 나름대로의 발전을 꾀한다. 그리고 거기에 자신들의 고유색깔을 입혀나가며 경쟁력을 키워 나간다.

로드FC는 현존하는 국내 최고 종합격투기 단체다.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 그래도 국내 격투시장에서 로드FC가 공헌한 바는 크다. 다양한 이벤트와 마케팅을 통해 종합격투기라는 스포츠를 널리 알렸으며 많은 실력파 선수들과 유망주들에게 기회의 장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이슈에 집착해 무리수를 두는 경향에 대한 지적도 끊임없이 일고 있다.

기량보다는 화제성이 큰 선수를 주요 매치에 배치하는 것 등이 도마에 올라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물론 커나가는 과정에서 잡음 없는 단체는 없다. 이런저런 성장통으로 볼 수도 있지만 지나치게 자주 반복되는 것은 물론 대응방식 등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는 경우가 잦다는 부분은 아쉬움을 남게 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단체에 소속된 선수들의 지나친 악역 일변도다. 선역, 악역의 극단적 이분법은 다소 위험할 수 있겠지만 해당 스포츠가 활성화되다보면 캐릭터가 나눠지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인성으로 구분하기는 무리일지 몰라도 대중들은 눈에 보이는 것 만 믿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빨리 이름을 알려야 된다는 조급함 때문일까. 로드FC는 이른바 이슈몰이에 계속해서 집중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악역들이 탄생하고 있다. 본의 아니게 등장하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선수들 악역을 자처하기도 한다. 거침없이 상대 선수를 비방하고 헐뜯는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SNS에 생각 없이 글을 올렸다가 팬들의 질타를 받고 사과를 한 후 비슷한 실수를 또 저지르는 등의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러한 과정에서 크고 작은 사고를 친 선수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올라가며 “로드FC는 사고를 쳐야 뜬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UFC는 악역도 많지만 선역도 많다. 사고도 치지만 자기표현도 풍부하고 본인의 개성 역시 잘 표출한다. 무조건 상대를 저격하고 낄 데 안 낄 데 구분 못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모두가 다 악역만 따라 해서는 누구도 빛나지 않는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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