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UFC 정찬성 복귀전 압승 … 한 템포 죽인 어퍼컷 ‘최두호 인정’

입력 2017-02-05 18:40

MAR-UFC-UFC-FIGHT-NIGHT:-BERMUDEZ-VS-K...
‘코리안좀비’ 정찬성(30)이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UFC 복귀전을 통쾌한 1라운드 2분 49초 KO로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코리안좀비’ 정찬성(30)이 UFC 복귀전을 성공리에 마쳤다.



정찬성은 5일(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벌어진 <UFC 파이트 나이트 104>에서 맞붙은 데니스 버뮤데즈(31,미국)를 1라운드 2분 49초 만에 어퍼컷으로 격침, 자신을 기다렸던 국내외 팬들을 열광시켰다.

오랜만의 복귀전이라는 점에서 이번 경기는 무척 중요했다. 군입대 전 아시아 최고 수준의 상품성을 자랑했던 정찬성은 자신의 실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줘야 하는 한판이었다. 오랜 공백 기간과 랭킹 9위의 강력한 상대라는 부담스러운 환경에서도 화끈한 넉아웃으로 경기를 끝냈다.

버뮤데즈는 난적으로 꼽혔다. 신장은 작았지만 워낙 맷집과 레슬링이 좋은 선수라 거리를 좁혀 레슬링 싸움을 벌이거나 난타전 모드로 들어가면 그보다 상위 랭커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실전감각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던 정찬성에게는 그동안 싸워보지 못한 유형의 선수이기도 했다.

군입대전 늘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을 열광시켰던 정찬성은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경기 초반은 살짝 불안했다. 우려됐던 버뮤데즈의 힘 있는 태클은 적절히 타이밍을 끊어주며 잘 막아냈지만 크게 휘둘러대는 펀치에 정타를 여러 차례 허용했다. 버뮤데즈는 단신의 약점을 빠른 움직임과 태클을 섞어주는 동작으로 보완하며 근거리로 곧잘 파고들었고, 그 과정에서 묵직한 펀치가 위협적으로 날아들었다.

정찬성은 차분했다. 버뮤데즈가 무엇을 하든 냉정하게 전진 스텝을 밟았다. 버뮤데즈의 라이트가 강하게 안면에 들어가자 팬들은 깜짝 놀랐는데 정찬성은 흔들리지 않았다. 신장과 리치를 활용해 압박을 멈추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버뮤데즈 역시 기가 죽었다. 끊임없이 움직이며 다양한 공격을 쏟아내는데 정작 정찬성은 페이스가 깨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인의 페이스대로 버뮤데즈를 압박하던 효과는 곧 드러났다. 버뮤데즈가 고개를 숙이며 파고들어오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오른손 어퍼컷을 정타로 적중시켰고 승부는 거기서 끝났다. 버뮤데즈는 힘없이 쓰러졌고 정찬성의 후속파운딩이 이어지자 허브 딘 심판이 급하게 경기를 중단시켰다.

어퍼컷을 적중시키는 과정을 보면 정찬성이 얼마나 차분했는지 알 수 있다. 버뮤데즈에게 제대로 된 펀치를 맞았음에도 위축되는 기색은 전혀 없었고 전진모드를 들어가다 어퍼컷을 제대로 꽂아 넣었다. 그것 역시 같이 흥분해서 휘두른 것이 아닌 한 템포 늦추며 정확하게 보고 때렸다. 마크 호미닉전에서도 그랬듯 세게 치기보다는 정확하게 카운터로 들어가 위력은 더욱 배가됐다. 지켜본 최두호(페더급 랭킹 11위)도 자신의 SNS에 “나도 맞아봤던 어퍼컷 카운터!”라며 경의를 표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찬성은 자신의 닉네임에 걸맞게 ‘좀비 스타일’을 제대로 보여줬다. 회피력이 아주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정타를 허용해도 위축되지 않고 전진모드를 거듭하며 상대를 압박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흐름을 가져왔다.

상대로서는 ‘공격이 통하지 않는 것일까’라는 생각과 함께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이 거듭되다보면 압박하는 쪽의 공격횟수가 늘어나고, 경기는 어느새 뒤집어지기 일쑤다. 오랜만에 옥타곤에 돌아온 정찬성이었지만 좀비에게 공백기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