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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정찬성, 아내에게 바칠 화끈한 보너스

입력 2017-02-0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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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이 1281일 만의 복귀전에서 통쾌한 KO승을 거두면서 더 높은 목표를 지향할 수 있게 됐다. 연합뉴스.
“UFC 복귀전에서 져도 괜찮다. 진다고 인생 끝나는 것도 아니고, 실패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한 명은 질 수밖에 없다.”



UFC 복귀전을 앞두고 정찬성의 아내가 정찬성에게 했던 말이다. “져도 괜찮다”는 말에서 울컥하기도 했지만 정찬성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꼭 복귀전 승리를 선물하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그리고 그 약속은 옥타곤에서 지켜졌다. 화끈한 보너스는 덤이었다.

정찬성은 5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도요타 센터에서 벌어진 <UFC 파이트 나이트 104> 메인이벤트 데니스 버뮤데즈(30, 미국)와의 페더급 매치에서 1라운드 KO승을 거뒀다. UFC 전적 4승 1패다.

1281일 만의 복귀전에서 승리로 정찬성은 그의 구상대로 더 높은 곳에 빨리 도달할 수 있는 지름길을 뚫었다. 단순한 승리가 아닌 정찬성 특유의 화끈한 타격에 의한 승리라 그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1라운드 1분 넘어 버뮤데즈의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맞아 큰 위기에 빠지는 것처럼 보였다. 버뮤데즈의 필살기인 레슬링을 앞세운 태클은 효과적으로 막았지만 의외의 펀치에 세컨들도 적잖게 당황했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정찬성은 코리안 좀비였다. 정찬성은 도망가지 않고 옥타곤 중앙을 지키며 회복의 시간을 가지다가 근접전에서 버뮤데즈 턱에 어퍼컷을 넣으며 끝내버렸다. 작렬이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번뜩이는 어퍼컷이었다.

경기 전부터 정찬성의 특징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이 ‘추천’했던 공격이다. 정작 정찬성은 어퍼컷에 대해 “계산된 것이 아니다. 하던 대로 했는데 그 순간 그것이 나왔다”며 여유로운 웃음까지 지어보였다.

2013년 조제 알도와의 타이틀 매치 전후로도 정찬성의 화끈한 공격에 찬스를 보냈던 UFC 화이트 회장도 “코리안 좀비(정찬성)이 돌아왔다”며 기뻐했다.

오랜 공백에도 톱10의 상대를 펀치 하나로 끝냈다는 것에 UFC도 보너스로 화답했다. 정찬성은 경기 후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 수상자로서 파이트머니와 승리수당 외 5만 달러(약 5700만원)의 보너스까지 챙겼다.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는 여성부 스트로급 경기 제시카 안드라데와 안드레 힐)

정찬성에게 보너스는 낯설지 않은 수확이다. UFC에서 정찬성은 매번 보너스를 받았다. 이날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에 앞서 UFC 최초의 트위스터 서브미션 승리를 이끈 레오나르도 가르시아전에서 ‘서브미션 오브 더 나이트’, 7초 만에 끝낸 마크 호미닉전에서는 ‘KO 오브 더 나이트’, 알도와의 타이틀매치에 불을 지폈던 더스틴 포이리에전에서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와 ‘서브미션 오브 더 나이트’로 보너스를 챙겼다.

늘 받아왔던 보너스지만 이번에는 더 남다르다. 공백기였던 2014년 4월 결혼해 아내와 딸 둘을 둔 가장이기 때문이다. 정찬성은 복귀전을 앞두고 가진 공개훈련에서 “나도 이제는 가장이라 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관중석에서 복귀전을 지켜보던 아내의 눈가를 보면 이날의 보너스는 더욱 값지게 다가온다. “져도 괜찮다”고 말해줬던 정찬성의 아내도 이 보너스를 함께 받을 자격이 있다. 정찬성에게 승리욕을 더 불어넣은 아내의 진심 어린 말이 화끈한 승리를 부른 것이기 때문이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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