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심판 금전거래 터진 KBO리그, 재발 방지하려면?

입력 2017-07-04 15:37

두산 승리<YONHAP NO-6348>
두산 베어스 김승영 사장이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심판 금전 대여 사건’에 관해 사실을 인정하며 용서를 구했다. 연합뉴스.

 

KBO리그의 근간을 뒤흔들 스캔들이 터졌다. 바로 심판이 구단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다.



두산 베어스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서 공개된 심판 금전 대여에 대해 사실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승영 사장은 “불미스러운 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2013년 10월 KBO 소속 한 심판원에게 개인적으로 금전을 대여한 일은 사실이다. 다만 개인적 차원에서 금전을 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차 금전을 빌려달라는 요청은 거절했다. 이후 해당 사안에 대해 KBO의 조사가 진행되었을 때 성실히 조사에 임했고 엄중경고 조치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어떠한 대가를 바라고 한 행동은 전혀 아니며 전적으로 개인적 차원의 행위”라고 덧붙였다.

야구규약 제155조 1항에 따르면, “리그 관계자들끼리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심판과 구단 또는 선수들 간에 돈이 오고갈 경우 당연히 공정한 판정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입장을 밝힌 김승영 사장은 구단 측에 사직서를 냈고, 두산은 전풍 신임 사장을 급하게 선임했다. 돈을 요구한 최규순 주심은 이미 2014년 초 권고사직 형식으로 KBO리그에서 물러난 상태다.

사안 자체만으로도 심각한데 야구팬들이 공분을 하는 부분은 철저한 조사와 함께 엄중한 징계를 내려야할 KBO가 오히려 축소, 은폐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점이다. 게다가 KBO는 해당 심판이 두산에 유리한 판정은 하지 않았다는 설명만 할 뿐 사건 전체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피하는 모습이다.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쪽은 역시나 심판들이다. 그러면서 열악한 상황에 놓인 심판들도 현주소에 대해서도 재조명되고 있다.

일단 KBO리그 심판들은 프로에 몸을 담았거나 아마추어 때까지 야구를 경험한 이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이는 좁디좁은 한국 야구계에서 한, 두 다리 건너면 모두 선, 후배 관계로 얽혀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야구 경험이 전무한 심판들이 대부분인 미국, 일본 야구와의 결정적 차이다.

하지만 KBO리그 심판들은 미, 일 심판들과 비교했을 때 연봉은 물론 경기 내외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급 호텔서 묶는 선수들과 달리 심판들은 돈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 경기장 인근 모텔이나 여관에 머무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이들의 직장인 경기장에는 흔한 샤워 시설이 없는 곳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열악한 환경은 악마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법이다. 그렇다고 이번에 불거진 해당 심판의 행위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되며 동정의 여지가 없는 사안이다. 또한 KBO 역시 솜방망이와 느슨한 대처로 이번 사태를 더욱 키웠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야구가 좋아 이 직업을 택해 매 경기 공정한 판정에 애쓰려는 심판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의 노고를 위해서는 물론, 900만 관중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KBO리그와 야구를 즐기는 팬들에게 보다 엄격하고 무거운 징계 및 후속 조치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