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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타임티켓 “문화소외계층 줄이고, 문화산업 활성화 도모”

입력 2017-08-09 07:00
신문게재 2017-08-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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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티켓 김성우 대표 (사진=최정우기자)

영화보다 저렴한 가격에 연극, 뮤지컬, 전시회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늘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가격적 부담과 정보 부족으로 문화생활에 장벽을 느끼곤 한다. 


타임티켓 김성우 대표는 문화생활을 쉽게 접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경제적,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다. 대학로에서 고구마 장사를 하던 시절 만난 공연 관계자, 배우들의 격 없는 이야기도 사업 시작에 원동력이 됐다. 이 과정을 통해 김 대표는 고급 문화의 일종이라 생각했던 연극, 뮤지컬의 현실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을 직시했다.



어린 중·고등학생을 여리꾼으로 고용하고 배우들이 거리로 나와 온 몸으로 홍보함에도 객석은 빈 좌석이 넘쳐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더불어 공연 홍보와 티켓 유통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이 공연 공급자와 관객을 실시간으로 이어주는 타임티켓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계기가 됐다. 공연 공급자는 잔여 티켓을 시간대별, 날짜별 할인된 금액으로 제공할 수 있고, 관객들은 싼 가격으로 연극과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다. 현재 타임티켓은 250여개의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고, 누적 거래액 43억원에 달하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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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티켓 제공)

 


◇소셜 네트워크 기획자로 일한 3년

김 대표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컴퓨터 교육학과와 신문방송학과를 복수전공했다. 김 대표는 영화감독, PD가 꿈이었지만 취업을 미룰 수 없어 2010년 SK컴즈에 입사한다.

김 대표는 SK컴즈 미니홈피팀의 기획자로 일하며 인터넷·모바일 서비스 기획 업무를 맡았다. 당시 한국 소셜 네트워크를 이끌었던 싸이월드 미니홈피부터 글로벌 싸이월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며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다. 하지만 3년 차가 되던 해 페이스북 열풍이 일었고, SK컴즈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희망퇴직이 실시됐다. 김 대표는 회사 동료들 중 가장 먼저 희망퇴직을 신청했고 받은 위로금과 퇴직금으로 창업을 결심했다.

김 대표는 “창업 준비과정에서 대학시절 보았던 대학로의 위기가 여전히 만연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를 해결하면 비즈니스의 성공은 물론 국내 문화산업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타임티켓 서비스를 구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타임티켓 서비스를 막연히 구상하며 기획하던 시기에 창업진흥원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타임티켓은 창업진흥원 ‘창업맞춤형사업’이라는 정부과제에 선정됐고 소정의 정책자금과 함께 초기기업 전문 벤처캐피털인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주)로부터 8개월간의 인큐베이팅을 받게 됐다. 이 과정을 통해 실제 스타트업의 운영과 성장, 기업가 정신에 대해 많은 지식과 간접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투자심사역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멘토들과 서비스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조언을 받았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며 “초기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는데 큰 도움이 돼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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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티켓 제공)

 


◇사회 이슈와 분위기에 민감한 문화사업

크고 작은 위기도 있었다. 문화 산업은 사회적 이슈와 분위기에 매우 예민한 분야라 여러 어려움이 따랐다. 지난 2015년 메르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공연계는 큰 타격을 받았다. 타임티켓 애플리케이션 이용자도 평소의 3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메르스 사태가 지속되자 2013년 창업 이후 첫 흑자를 봤던 2015년 초의 성장세도 오래 가지 못했다.
 

타임티켓
앱 '타임 티켓' 메인화면

 김 대표는 “2015년 들어 첫 흑자를 보면서 ‘이제 좀 숨통이 트이는 구나’라고 생각했지만 메르스 사태로 좌절을 맛볼 수밖에 없었다. 타임티켓 이용자수가 급증하던 시기에 메르스 사태로 이용객이 뚝뚝 떨어져 나갔고 어디에 하소연할 곳도 없어 답답했다”며 당시 착잡함을 토로했다. 세월호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세월호 침몰로 전국이 침울함에 빠지면서 공연 문화계도 장기간 침체의 늪에 빠졌다. 타임티켓에 돌아오는 후폭풍은 메르스 때보다도 심했다. 하지만 김 대표와 타임티켓 직원들은 문화생활에 대한 애정, 문화산업 성장에 대한 확신으로 위기를 묵묵히 극복해나갔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에서는 항상 위기를 벗어났다 싶으면 새로운 위기가 찾아온다. 서비스가 발전하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위기의 크기는 더욱 거대해져서 돌아오는 것이 스타트업의 생리다”라며 “다만 지금까지 힘든 시기를 극복해내며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타임티켓 멤버들의 문화생활에 대한 애정, 문화산업의 성장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도 매 순간 가장 힘든 시기들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문화 콘텐츠가 가진 힘, 사람을 모으고 즐겁게 하는 힘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앞으로도 어려움을 견디며 서비스를 개선·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중 문화생활의 편의성 높이고 범위도 확장하겠다

김 대표는 미래 사업 전략의 초점을 대중 문화생활의 편의성 도모와 범위 확장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판매하는 공연·전시의 수를 늘려나가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연기획 및 제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관객들의 나이·성별·지역 등 타게팅된 데이터와 선호 공연 장르 및 구매 패턴을 분석해 공연 기획 단계부터 유효 관객을 예측하고, 이후 제작·마케팅에도 활용할 수 있는 컨설팅 사업도 구상 중이다.

내부적으로는 현재의 타임커머스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고객 일정에 따른 문화상품을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커머스 개발 등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낙후된 공연장 운영 시설을 사물인터넷(IoT) 기반으로 재설계해 고객과 공연사의 편의를 제공하는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학교·기업·단체를 대상으로 공연·전시 관람에 최적화된 B2B 플랫폼을 제공하는 등의 신사업에도 진출할 각오다.

김 대표는 “타임티켓은 문화소외계층, 문화적 약자들에게 합당한 이유와 근거로 할인을 제공하는 것을 설립 취지로 하며 소셜커머스의 무분별한 할인과는 다르다”며 “공연 공급자는 남는 티켓을 판매할 수 있고, 문화생활에 부담을 느끼던 관객들도 자연스럽게 문화생활을 편리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공연 산업이 제대로 된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 공연 문화가 ‘제살 깎아먹기’식이 되지 않도록 공연 문화는 바로 우리 주위에 있다는 인식을 확장하는 중간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정우 기자 windows8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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