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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美서 고군분투하는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입력 2018-09-19 15:15
신문게재 2018-09-20 2면

정의선 부회장 인도 무브 서밋 기조연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7일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현대차 제공)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승진 후 첫 해외일정으로 서슬 퍼런 눈들이 주시하는 美행정부 고위 관료와의 만남을 택했다. 대통령 방북 동행 요청이 있었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차 관세 폭탄 엄포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현대·기아차를 살리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어쩌면 현대·기아차를 살리기 위해 그룹을 책임지는 오너로서의 당연한 선택이기도 하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날 로버트 라이트 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예외 조치를 얻어내기 위해 설득전을 벌인다. USTR 대표가 한국 기업 경영자를 개별적으로 만나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은 현재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차에 최대 25%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대통령이 더 많은 표를 얻기 위해 수입차 관세를 밀어 붙일 것이란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 정 수석부회장 역시 급히 미국을 찾아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에 이어 USTR 대표까지 만나는 등 한국산 수입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막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이날 만나는 라이트 하이저 대표는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한국 기업의 생사를 결정할 핵심 인물이다. 미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관세 부과나 면제 대상 국가를 선정하는 역할을 하고, 이후 USTR이 이 결정을 받아들일지를 최종 결정하는 곳이어서 사실상 한국 수입차는 물론 전 세계 글로벌 자동차의 목줄을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 수석부회장은 라이트 하이저 대표를 만나 현대·기아차가 앨라배마와 조지아 등 미국에 향후 4년간 3조5000억원이 넘는 현지 투자를 하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하는 미국 내 고용을 늘리는 데 적극 협조한 기업이라는 점도 부각시킬 계획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현지공장 및 판매업체 등을 운영하기 위해 약 5만여명에 가까운 고용창출을 하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바라는 것은 분명하다. ‘현대·기아차가 미국 안보를 저해하지 않는다’는 점. 이것 하나만 제대로 설득시킨다면 평양공동선언에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은 다음 기회로 미뤄도 후회스럽지 않을 법하다.

 

이재훈 기자 ye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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