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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어나더 컨트리’의 가이 베넷 연준석(왼쪽부터), 샌더슨 김기택, 토미 저드 문유강은 실제로도 절친이다.(사진=강시열 작가) |
“굉장히 복잡하죠. 내성적임과 너무나 외향적인 걸 같이 가지고 있거든요. (연)준석이 인생에서 그게 정리돼 가는 시기인 것 같아요.”
스스로를 ‘소금쟁이’라고 칭한 연준석에 대해 문유강은 이렇게 표현했다. 750대1 경쟁률의 오디션을 거쳐 연극 ‘어나더 컨트리’(5월 21~8월 11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 각각 가이 베넷·토미 저드·샌더슨으로 발탁된 연준석·문유강·김기택은 실제로도 ‘절친’이다.
영화 ‘형사’ 아역으로 데뷔해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가며 눈도장을 찍은 연준석은 연극 ‘어나더 컨트리’로 다시 배우 출발선에 선다. 문유강은 가장 높은 경쟁률을 뚫고 토미 저드에 캐스팅된 신예로 ‘어나더 컨트리’로 배우로서의 첫발을 내딛는다. 샌더슨 역의 김기택은 말장난의 대가(?)로 세 친구가 함께 하면 매순간이 말장난의 항연이라고.
◇실제 ‘절친’ 연준석과 문유강, 극 중 ‘절친’ 베넷과 저드로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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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어나더 컨트리’에서 ‘절친’ 토미 저드와 가이 베넷으로 호흡을 맞출 문유강(왼쪽)과 연준석(사진제공=페이지원) |
1981년 그리니치 씨어터에서 첫 선을 보이고 1982년 런던 웨스트엔드에 입성했던 ‘어나더 컨트리’는 루퍼트 에버릿(Rupert Everett), 케네스 브래너(Kenneth Branagh), 다니엘 데이 루이스(Daniel Day-Lewis), 콜린 퍼스(Colin Firth), 톰 히들스턴(Tom Hiddleston) 등이 무대에 올랐던 신인등용문 같은 작품이다.
규율과 명예, 첨예한 권력구조로 둘러싸인 학교에서 최상위를 일컫는 ‘트웬티투’(Twenty Two)와 기숙사 선도부(프리팩트)들에게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가이 베넷(박은석·이동하·연준석, 이하 가나다 순)과 마르크스를 신봉하는 토미 저드(문유강·이충주)는 요주의 인물.
실제 친구인 문유강과 극 중 절친 가이 베넷·토미 저드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데 대해 연준석은 “원래는 많이 다른 성격이었는데 친구로 오래 지내다 보니 맞춰가고 중화되는 지점들이 있다”고 털어 놓았다.
“이 친구(문유강)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 등을 배우기도 하고 저의 어떤 성향을 이 친구가 가져가기도 하고 그래요.”
그리곤 “그래서 고민이다. 비슷해진 것 같아서”라는 연준석의 말에 문유강은 “친구란 게 그런 것 같다”고 동의를 표했다.
“친구란 ‘넌 이런 점이 좋아’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닌 존재 같아요. 베넷과 저드도 관계가 사실 묘해요. 표면적으로는 상대의 얘기를 안듣는 것 같고 대화도 잘 안되는 것 같은데 서로를 가장 깊이 생각해주고 알아봐주는 것 같거든요. 그런 점이 무대 위에서 잘 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땀 흘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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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어나더 컨트리’ 가이 베넷 역의 연준석(사진=강시열 작가) |
◇매너가 일상인 가이 베넷 연준석
“착한 사람이에요.”
12명의 오디션 동기들은 연준석에 대해 “착한 사람”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매너가 몸에 배어 있어요. 형·동생 상관없이 ‘어떻다’고 표현할 수 있는 일상의 매너가 있죠. 예를 들어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가면 다른 사람들이 다 들어갈 때까지 문을 열어주고 있어요. 늘 테이블 세팅도 먼저 나서서 하고…매너가 일상이죠.”
스스로를 ‘바위 같은 사람’ ‘소금쟁이‘ 등으로 칭하는가 하면 트웬티투이자 기숙사장 역의 이지현에게 ’나침반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는 등 표현력이 남다른 배우다.
더불어 파울러 이주빈의 “최정우와 제일 친해졌다”는 말에 “서운해”라고 속살거리는 등 살가운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전체적인 대사들이 곱씹을수록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돼요. 새삼 깨달아지는 그 의미들이 흥미롭죠. 최근 뇌리에 남은 대사는 ‘인생의 아니러니’예요. 대본에서 처음 접한 문장인데 요즘 자꾸 떠올리고 말하게 돼요.”
이어 “진정과 집중”을 오디션 필살기라고 꼽은 연준석은 “지금 이 과정이 가장 어려우면서도 즐겁다. 먼저 좋은 사람이 된 배우이고 싶다”고 진중한 꿈과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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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어나더 컨트리’ 토미 저드 역의 문유강(사진=강시열 작가) |
◇속이 꽉 찬 토미 저드 문유강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친구 같아요. 남자답고 남자다운 걸 좋아하죠. 또 안어울리게(?) 지적인 면도 있어요.”
스스로를 잘 모르겠다는 문유강에 ‘절친’ 연준석은 이렇게 말하며 껄껄거린다. 연준석의 말처럼 문유강에 대해 오디션 동기들은 “유머가 있다. 재밌고 리더 기질과 의리도 있는,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밝혔다.
“굉장히 자신감이 넘치지만 이면에는 성실함과 고민들이 많은 것 같아요. 열정적이고 남자답게 행동하다 보니 편견을 가질 수도 있는데 속이 꽉 차 있죠. 철학적이고 진지한 얘기를 많이 나누게 돼요. 깊고 단단한 알맹이가 느껴지죠. 함께 작품을 준비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다른 정서를 설득력 있게 표현해내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전한 문유강은 ‘어나더 컨트리’ 중 기억에 남는 대사로 “내가 도대체 몇 번을 설명해야 돼”를 꼽았다.
“토미가 극중에서 설명을 참 많이 하거든요. 연기를 사랑하는 배우. 언제까지고 지금처럼 연기를 사랑하면서 살고 싶어요.”
◇스물여섯 유쾌함의 끝! 샌더슨 김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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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어나더 컨트리’ 샌더슨 역의 김기택(사진=강시열 작가) |
“굉장히 사람을 잘 챙기고 유쾌해요. 본인은 숨기고 있는데 유쾌함의 끝이에요. ‘말장난의 대가’로서의 면모를 밝힐 때 되면 밝히려고 숨기고 있는 것 같아요.”
문유강의 전언에 김기택은 “스물여섯살 김기택”이라고 스스로를 표현하며 “겸손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꿈을 밝혔다. 원작에는 없는 샌더슨에 대해 “프리팩트인데 다른 프리팩트들과는 달리 조금은 우유부단하면서도 다혈질적인 성격을 가진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커닝햄(김태한·윤석원)이 등장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첫 상견례 후 전체 리딩을 하면서 윤석원 선배님께서 읽으셨던 장면인데 듣는 것만으로도 실제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죠. 그때의 느낌이 아직도 잊히지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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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어나더 컨트리’의 토미 저드 문유강(왼쪽부터), 샌더슨 김기택, 가이 베넷 연준석(사진=강시열 작가) |
이렇게 전한 김기택은 “연습을 하다 보면 잘하고 싶은 마음에 자꾸 욕심이 생긴다”며 “그 욕심의 기준에 못미칠 때 힘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극 ‘어나더 컨트리’의 매력은 배우 한명 한명이 가진 각자만의 개성인 것 같아요. 각자만의 매력들이 자연스레 스며들어 작품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지 않을까 생각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