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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코로나가 바꾼 2020년 연예계, 빈익빈 부익부

[2020 연말결산] ① 방송·연예 '코로나 희비 교차'

입력 2020-12-16 18:00
신문게재 2020-12-17 13면

 

 

 

 

2020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대한민국의 일상을 바꿔놓았다. 연예계도 예외는 아니다. 온택트 시대가 열리면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유튜브를 탄 케이 컬처가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그룹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케이팝이 고른 인기를 얻었고 넷플릭스를 통해 방송된 ‘킹덤’과 ‘사랑의 불시착’은 다시금 한류열풍에 불을 지폈다.   

온라인에서 파생된 밈 열풍이 TV예능 프로그램을 강타했고 ‘부캐’ 신드롬, 흥겨운 레트로 열풍이 코로나19로 우울한 날들에 웃음을 안겼다. 빛이 있으면 어두움도 있는 법. 공연 시장 고사로 인디 가수들은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고 광고시장 위축으로 지상파 채널들은 드라마 제작 편수를 줄여 적자 폭 축소에 나섰다. 

 

 

◇다이너마이트급 인기 BTS·블랙핑크·트로트 VS 고사 직전 인디·공연계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케이팝은 랜선을 타고 전 세계에 위용을 떨쳤다. 코로나19로 월드투어가 무산된 방탄소년단은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로 한국가수 최초 빌보드 싱글차트인 ‘핫100’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지난 달 30일 발표한 새 앨범 ‘비’(BE)의 타이틀곡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으로 한국어 가사 곡 최초로 ‘핫100’ 1위에 오르며 세계 팝 역사를 다시 썼다. 이에 앞서 2021 그래미 어워드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연일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다. 

 

 

걸그룹 블랙핑크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 역시 싱글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을 시작으로 첫 정규앨범 ‘디 앨범’(THE ALBUM)으로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디 앨범’은 미국 빌보드 200과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에서 2위에 오르며 케이팝 걸그룹 최고 순위·최장 인기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블랙핑크는 저스틴 비버에 이어 전세계 유튜브 구독자 수 2위를 기록하며 유튜브 퀸으로 위엄을 뽐냈다.  

 

 

슈퍼엠의 언택트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코로나19는 케이팝에 새로운 기회의 장이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세계 최초 온라인 전용 콘서트 플랫폼 ‘비욘드 라이브’를 통해 쌍방향 소통 미디어,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등 한층 진일보한 K기술의 장을 선보여 전세계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SM은 11월 ‘아바타’라는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걸그룹 에스파를 데뷔시키며 아이돌의 미래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로트는 코로나19로 힘든 국민들에게 백신 대체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은 임영웅, 영탁, 김호중 등의 가수를 배출하며 국민들을 위로했다. 김호중은 갖은 구설에도 단일 앨범 판매 50만장을 넘기며 뜨거운 인기를 과시했다.  

 

 

올해 예능 프로그램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TV조선 ‘내일은 미스터 트롯’ (사진제공=쇼플레이)

 

KBS가 추석 연휴 선보인 가수 나훈아의 온택트 콘서트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나훈아의 패션, 가창, 말 한마디 한마디가 주목받았고 신곡 ‘테스형’은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가수들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가수들과 중소 레이블들은 공연 및 행사 취소로 힘든 나날을 보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중소 레이블들이 공연 취소로 입은 피해 규모가 130억원대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수많은 인디가수들을 배출한 V홀, 무브홀, BGBD(구 드럭), 퀸라이브홀, 라이브와이어, KT&G 상상마당 베짱이홀 등은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거나 운영을 중단했다. 22년 역사를 자랑하는 청담동 재즈클럽 ‘원스인어블루문’도 지난 달 코로나19에 무릎을 꿇고 문을 닫았다.

 

 

◇‘부캐’·밈·레트로로 웃음 찾은 예능 VS 코로나19로 야외예능 딜레마   

 

 

‘부캐’·밈·레트로 트렌드를 이끈 ‘놀면뭐하니’의 싹쓰리 (사진제공=MBC)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우울해진 국민들을 위로한 건 TV 예능 프로그램이다. 특히 올해는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뭐하니’가 예능의 트렌드를 이끌었다. 지난해 ‘놀면뭐하니’에서 ‘유산슬’로 변신했던 유재석은 올해에도 ‘유라섹’(라면 요리사), ‘유르페우스’(하프 연주자), ‘유DJ뽕디스파뤼’(DJ), ‘닭터유’(치킨 요리사), ‘유두래곤’(혼성그룹 멤버), ‘지미유’(매니저) 등 각종 ‘부캐’로 변신하며 웃음을 선사했다. 

 

유재석의 ‘부캐’ 활약에 힘입어 린다G·천옥(이효리), 비룡(비), 만옥(엄정화), 은비(제시), 실비(화사) 둘째 이모 김다비 (김신영) 등이 부캐릭터 전선에 나서며 화제를 모았다. 

 

유튜브로 파생된 ‘밈’도 유재석의 손을 타며 대중화됐다. 넒은 의미의 모방과 복제를 뜻하는 용어 ‘밈’은 최근 들어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특정 콘텐츠을 일컫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나 김영철의 ‘사딸라’, 김응수의 ‘묻고 더블로 가’가 ‘밈’으로 소환된 대표적인 예다. 

 

 

‘밈’의 주역 비의 깡 (사진=유튜브화면 캡처)

 

가수 비가 2017년 발표한 노래 ‘깡’ 역시 ‘밈’을 통해 재조명됐다. 이 곡은 발표 당시만 해도 자기애 넘치는 가사와 시대에 맞지 않는 과한 안무로 조롱의 대상이었지만 유튜브에서 ‘밈’을 통해 ‘1일 1깡’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깡’의 주인공 비는 ‘놀면뭐하니’에서 ‘1일 3깡’을 하는 유쾌한 태도로 조롱을 응원으로 바꿔놓고 급기야 ‘레트로’ 열풍의 주인공 싹쓰리의 멤버 비룡으로 분해 올 여름 가요계를 강타했다. 이어 이효리가 제안한 환불원정대(만옥, 천옥, 은비, 실비)는 지천명을 넘긴 가수 엄정화를 소환하며 가요계에서 소외된 중년여가수의 새로운 롤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캐’·밈·레트로 트렌드를 이끈 ‘놀면뭐하니’의 환불원정대 (사진제공=MBC)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도 여전하다. 연초 방송된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은 35.7%(닐슨코리아 집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2020년 예능 프로그램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다만 ‘미스터트롯’에 놀란 여타 채널들이 뒤늦게 ‘보이스트롯’ ‘트롯신이 떴다’ ‘트롯 전국체전’ ‘트로트의 민족’ ‘최애 엔터테인먼트’ 등 트로트 주제 프로그램들을 제작해 피로도를 높이는 부작용을 낳았다. 하지만 JTBC ‘싱어게인’처럼 잘 만든 오디션 프로그램은 여전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기도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콘셉트 변화를 시도한 tvN ‘유퀴즈온더블럭’ (사진=방송화면캡처)

 

반면 지난해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논란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2020년 들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시했던 여행 예능 프로그램들이 딜레마를 겪었다.  

이에 ‘신서유기’나 ‘정글의 법칙’ 등은 국내로 발길을 돌렸다. 불특정 다수의 대중과 인터뷰를 하던 ‘유퀴즈온더블럭’은 특정 주제를 설정하고 인물들을 섭외한 비대면 콘셉트로 기사회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부동산 등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구해줘 홈즈’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 ‘신박한 정리’ 같은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 탄 K콘텐츠, 킹덤·‘사랑의 불시착’ 인기 VS 드라마 편수 줄이는 지상파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킹덤’ ‘사랑의 불시착’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사진제공=넷플릭스, tvN, SBS)

 

드라마 역시 코로나19의 명과 암이 극명하게 드러난 분야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대중들이 영화 관람 대신 OTT 관람을 선택하며 넷플릭스·왓챠플레이 등의 이용자가 대폭 증가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인 ‘킹덤’은 ‘조선시대 역병’이라는 소재가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리며 세계적으로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고 tvN ‘사랑의 불시착’ 역시 일본에서 4차 한류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세계적인 작가 파울로 코엘료는 자신의 SNS에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대한 극찬을 남기기도 했다. 

 

카카오M 등 토종 공룡 OTT까지 출범하면서 OTT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상파 채널 드라마는 갈수록 외면받는 게 현실이다. 코로나19로 광고시장이 위축되면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지상파 채널들은 비용이 높은 드라마 제작 편수를 감소해 적자폭을 줄이는 실정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으로 스태프들의 삶의 질은 높아졌지만 고정비용이 높아졌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제작비용이 추가 발생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그나마 SBS가 ‘스토브리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등 신인 작가가 집필한 작품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스타작가인 김은숙 작가의 ‘더킹: 영원의 군주’는 시청률, 화제성, 완성도 모두 혹평을 받았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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