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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거세게 부는 '해상풍력' 바람…재생에너지 중심에 우뚝

[테크리포트] ‘블레이드·풍력터빈·타워’로 구성…조선해양산업 발달 유리
세계 1위 덴마크 오스테드…두산중공업 등 국내 업체들도 개발 박차
경제성은 아직 숙제…“한국과 해외 기업 간 비용 격차 커”

입력 2021-02-08 07:10
신문게재 2021-02-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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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Walney 해상풍력 발전단지. (출처=geograph.org.uk)

 

지구의 약 70%를 차지하는 바다 곳곳에 우뚝 솟은 거대한 바람개비들. 수백 톤에 달하는 풍력터빈으로 바람에 의해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생산하는 해상풍력이 태양광 발전과 함께 탄소중립 사회를 이끌어 갈 친환경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해상에서의 평균 풍속은 8m/s로, 육상 평균 풍속인 5m/s보다 더 강한 바람이 불어 효율이 높다. 해상에서는 바람을 방해하는 건물 등 장애물이 상대적으로 적어 이용률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해상풍력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수심 60m 이하의 얕은 바다에 기초 구조물을 활용하는 고정식 해상풍력과 수심 100~200m의 깊은 바다에 부유체를 띄워서 발전하는 부유식 해상풍력이다.

그중에서도 부유식 해상풍력은 근해에 설치하는 고정식 해상풍력보다 두 배 높은 이용률을 보인다. 먼바다로 갈수록 강한 바람이 지속적으로 불기 때문이다. 또한 소음이나 경관훼손 등 지역주민 반대가 적어 신재생에너지의 핵심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근해에 설치하는 고정식 해상풍력의 경우, 주변 양식장을 해칠 수 있어 어민들과의 갈등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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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화 특화된 조선·중공업사, 풍력사업 착수

해상풍력 발전기는 날개인 블레이드와 엔진에 해당하는 터빈, 타워와 하부구조물이 기본 구성이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설비 본체가 바닥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바다 위에 부유체를 띄우고, 풍력터빈을 굵은 체인으로 고정하는 계류 시스템을 적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게 기본 원리다. 날개인 블레이드와 엔진에 해당하는 터빈, 부유체와 해저 구조물로 이뤄진다.

바람을 모으는 역할을 하는 풍력발전기의 블레이드는 길수록 좋다. 그만큼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덴마크공대(DTU)에 따르면 블레이드 길이가 2배 늘어날 때 풍력터빈은 4배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한다. 다만 하중은 8배 커지기 때문에, 블레이드가 길수록 설계와 제조 난이도가 높아진다. 반복 하중과 중량에 의한 관성력, 직선형 날개가 받는 굽힘 응력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유식 해상풍력의 경우는 특히 바다 위의 부유체가 심하게 흔들리더라도 풍력터빈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하다. 부유식 구조물은 해양 구조물처럼 대형화해 제작하기 때문에 중대형 조선소와 중공업사를 중심으로 풍력 사업에 뛰어든다. 배후 항만과 조선해양 산업이 발달해 있어야 유리한 것이다. 한국이 해상풍력 강국이 될 수 있는 국가로 꼽히는 이유다.

전 세계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 경험이 있는 나라는 6개국에 불과하다. 노르웨이와 포르투갈, 일본, 프랑스, 스페인, 영국 등이다. 우리나라가 2016년부터 시작한 울산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가 설치될 경우 한국이 세계 7번째 실증 국가가 된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에 따르면 전 세계 해상풍력 시장 규모가 현재 6.1GW에서 2025년에는 65GW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부유식 해상풍력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GWEC는 부유식 해상풍력의 한 해 신규 발전량이 2019년 11MW에서 2030년 2000MW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 업체 RCG 또한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규모가 연평균 13% 성장, 2040년에는 약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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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 발전기는 블레이드와 터빈, 타워, 하부구조물등으로 구성돼 있다. (연합뉴스)

 

◇두산·삼성중공업, 부유체 설계기술 확보 박차

이처럼 잠재력이 큰 해상풍력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자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덴마크 국영 에너지 기업인 오스테드는 일찍부터 기존 화석연료 중심 사업에서 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해, 현재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 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전 세계 해상풍력 발전소의 약 4분의 1을 오스테드가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풍력 발전양의 약 88%에 해당한다.

아시아에서는 대만과 중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한 오스테드는 최근 한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약 8조원을 투자해 2026년 상업운전 개시를 목표로 인천시 굴업도 인근에 1.6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이탈리아 전력회사인 에넬도 향후 10년간 신재생에너지에 1600유로(약 92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스페인 에너지 회사 이베르드롤라와 미국 넥스트에라에너지도 해상풍력 사업 확장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유일하게 해상풍력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2010년 3MW급 첫 자체 개발 모델을 생산하며 제주도와 서해 등 전국에 총 79기, 약 240MW 규모의 풍력발전기를 공급했다. 2030년까지 풍력발전 사업에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조선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하부구조물인 부유체 설계기술 역량 확보에 나선다. 최근 노르웨이 선급인 DNV GL과 대용량 부유식 해상풍력 설계기술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하는 등 부유체에 대한 독자 설계 역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경제성은 아직 숙제

다만 해상풍력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특히 부유식 해상풍력의 경우 운영비가 육상풍력의 두 배에 달한다.

최근 한국전력 등 에너지공기업 자료에 따르면 추진 중인 34건의 해상풍력 사업 중 경제성조사 대상은 단 7개로, 그마저도 예비타당성 수치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은 이제야 걸음마를 떼는 단계여서 경쟁력 측면이 뒤쳐진다”라며 “해상풍력의 경우 한국과 해외 기업 간 비용 격차가 10~15%인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말했다.

  

윤인경 기자 ikfree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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