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비바100] 세계시장 장악한 韓 D램… 차세대 기술 경쟁 후끈

[테크리포트] 차세대 D램 신기술로 초격차 박차

입력 2021-07-19 07:15
신문게재 2021-07-19 12면

반도체에서 D램 관련 기업이 지속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반도체 D램이란 데이터를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반도체다. 각종 정보를 읽고 쓰는 것은 가능하지만 일정 기간 내 주기적으로 정보를 다시 넣지 않으면 사라지는 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다. D램은 메인 메모리, 그래픽 메모리, 스마트 TV, 냉장고,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사용된다.



18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살펴본 결과,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D램 반도체 점유율은 40%에 달할 정도로 높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D램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42.1%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전 분기 대비 3.1% 증가한 약 8조4030억원(74억4000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렸다. SK하이닉스는 약 5조8700억원(52억달러)을 거둬 29.5%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양사의 점유율을 합산하면 71.6%에 달한다.

특히 하반기부터 서버 D램이 최대 15% 상승하는 등 D램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2분기 반도체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수요가 지속되며 PC용 반도체 판매가 양호했고, 클라우드 기업들의 데이터센터용 서버 수요도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삼성의 주력인 D램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clip20210718092614
업계 최초 CXL 기반 D램 메모리 기술 개발. (사진제공=삼성전자)


◇ 삼성전자, CXL 기반 D램 신기술 확보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데이터센터의 메모리 용량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개념의 D램 기술을 세계 최초로 내놨다. CXL은 고성능 컴퓨터 환경에서 중앙처리장치(CPU)와 함께 사용되는 메모리, 저장장치 등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새롭게 제안된 인터페이스(장치 간 연결 방식)다. 이른바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기반 D램 메모리 기술이다. 기존 D램의 컨트롤러는 데이터를 임시로 저장하는 단순 버퍼 역할만 수행했다. 삼성전자는 CXL D램에 최첨단 컨트롤러 기술을 접목해 AI, 머신러닝,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등 빅데이터 분야까지 적극적으로 CXL D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CXL D램은 기존 시스템의 메인 D램과 함께 시스템 메모리 용량을 테라바이트급(TB)까지 확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시장 상황을 살피며 CXL 기반 메모리를 적기에 상용화하며 ‘반도체 기술 초격차’를 이어 가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들어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으로 데이터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새 인터페이스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이 중 CXL로 통합되고 있다. 이번 기술 개발은 기존의 DDR D램을 대체하기보다 DDR D램의 알파(α)로 CXL D램을 추가로 장착, 시스템의 D램을 확장시켰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차세대 표준을 주도하는 제품과 기술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로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를 융합한 HBM-PIM(Processing-in-Memory), D램 모듈에 연산기능을 탑재한 AXDIMM 등을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clip20210718092404
SK하이닉스가 EUV를 활용해 양산하는 10나노급 4세대 D램. (사진제공=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EUV 활용 1a D램 첫 양산


현재 D램 시장에서는 회로 선폭(트렌지스터 게이트의 폭)을 좁히기 위한 기술 경쟁이 뜨겁다. 1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급 4세대(1a) D램 양산을 놓고 업체 간 ‘세계 최초’ 타이틀 경쟁이 시작되면서 기술력을 내세우는 기술 마케팅이 재점화된 것이다.

특히 SK하이닉스가 극자외선(EUV) 미세공정을 활용한 4세대 D램(이하 1a D램) 양산에 돌입했다. 1a D램 양산은 세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이 첫 테이프를 끊었지만, 고난도 기술력이 필수인 EUV 공정으로 양산을 시작한 곳은 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1나노=10억분의1m) 4세대(1a) 미세공정을 적용한 8기가비트 LP DDR4 모바일 D램의 양산을 시작했다. 이번 1a D램 신제품은 선폭 10나노대의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반도체 업계는 10나노대 D램부터는 워낙 미세공정이다 보니 선폭을 공개하지 않고 세대별로 알파벳 기호를 붙여 호칭하고 있다. 1x(1세대)를 시작으로 1y(2세대), 1z(3대), 1a(4세대) 식이다.

이번에 EUV 공정으로 양산하는 1a D램은 이전 세대(1z) 같은 규격 제품보다 웨이퍼 한 장에서 얻을 수 있는 D램 수량이 약 25% 늘어난다. 이번 기술은 SK하이닉스의 D램 중 처음으로 EUV 공정 기술을 통해 양산하게 된 점이 의미가 크다.

그동안 EUV 공정은 고성능을 요구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만 이용됐다. 하지만 최근 D램 분야에서도 EUV 공정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기존 불화아르곤 공정으로는 D램의 생산성과 성능을 높이는 데 한계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편 세계 점유율 3위인 마이크론이 올해 초 1a D램을 업계 최초로 양산해 이목을 끌었다. 다만 마이크론은 EUV가 아닌 기존 불화아르곤(ArF) 공정으로 생산한다. EUV 공정보다 고효율·초소형 반도체 생산에 불리하다. 이에 따라 마이크론은 지난달 30일 네덜란드 ASML에 EUV 장비를 주문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여기에 삼성전자도 연내 EUV를 활용한 1a D램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양사의 차세대 D램 기술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1a D램 양산 일정을 앞당겨 올해 3분기 내에 시작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D램 공정에서는 EUV 장비 적용 여부가 기술력의 척도로 평가받고 있는데, SK하이닉스가 한발 앞서 EUV를 적용한 1a D램 양산을 시작한 만큼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