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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픽'] 소매넣기 받았던 '짜장좌'…기부자로 1년만 등장

입력 2021-09-13 15:29

짜장좌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해 9월 온라인 커뮤니티를 훈훈하게 달군 건국대 ‘짜장좌’가 1년 만에 근황을 알렸다.



최근 건국대학교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을 ‘짜장좌’라고 밝힌 A씨가 근황과 동문들에 대한 고마움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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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A씨는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친구들과의 조촐한 생일 파티를 위해 자신이 선택한 수강신청 과목 양도와 사용한 볼펜, 여드름 치료 밴드, A4용지 등을 짜장면 기프티콘으로 맞바꾸자는 글을 게재했다.

이를 본 한 재학생이 너무 비싸고 이해가 되지 않는 거래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A씨는 “내일이 생일인데 친구들이 케이크 사주는 대신 제가 짜장면하고 탕수육을 사기로 했다. 그런데 돈이 없어서 글을 올렸다”고 거래 이유를 밝혔다.

사연을 접한 재학생들은 스무살 생일에 조촐한 짜장면 파티를 벌일 돈이 없어 수강신청 기회와 사용하던 필기도구 등을 팔려는 A씨의 사연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이후 A씨에게 기프티콘을 선물해준다는 오픈채팅방이 개설됐고, 그를 향한 재학생들의 마음이 이어졌다.

A씨는 뜻하지 않게 자신에 대한 호의가 쏠리자 당황과 부담감을 느끼며 오픈채팅방을 삭제했다. 그러나 다음날 기프티콘 이용 후기글을 올리며 눈길을 재차 끌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거창하게 차려진 생일파티를 경험하지 못했다. 또 남들이 생일 때 받는 축하 기프티콘을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었다며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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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A씨는 “어제처럼 생일축하 받고 선물 받은 것이 처음이다.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준 건국대 학생들께 너무 감사하다”며 “미래에 돈 많이 벌면 2020년 9월 제 생일파티 때 수많은 사람들이 도와주려고 했던 점을 잊지 않고 꼭 크게 보답하고 싶다.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재학생들도 A씨를 ‘짜장좌’로 명명하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마인드가 발산된 에피소드에 열광했다. 이들은 “잘 자라줘서 고맙다. 주머니 사정 어려워지면 연락해” “여기 지갑 한명 추가요” “내년 9월 첫째주 학식을 짜장으로 하자” “짜장좌 덕분에 에타가 클린해졌다” 등의 의견을 내보이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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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지나 A씨는 “아직도 작년 오늘의 기억이 생생하고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보잘것없는 제게 과분한 응원을 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선배들이 여러 장학재단, 후원재단을 추천해줘 생활비 지원을 받았으며 마스크, 식료품, 선풍기 등 물품 지원도 받았다.

그는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지만 따뜻함을 베풀어준 분들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아동·청소년지원 비정부기구(NGO)에 결식아동 후원금 10만원을 후원한 사실도 공개, 선한 영향력의 결과를 보여줬다.

이종윤 기자 yaguba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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