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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결궤’ 깨진 K콘텐츠, 전 세계가 주목한다

[조은별 기자의 K엔터+] 세계로 뻗어가는 K콘텐츠

입력 2021-11-30 18:30
신문게재 2021-12-0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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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콘서트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의 한장면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영국 인기 팝스타 에드 시런은 지난 24일 공개한 ‘쉬버스’의 리메이크 버전에서 한국 가수 제시, 선미와 입을 맞췄다. ‘쉬버스’는 시런이 지난 달 발매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200’에서 1위를 차지한 정규 앨범 ‘=’의 타이틀곡이다. 방탄소년단의 ‘퍼미션 투 댄스’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던 그는 내달 진행되는 ‘Mnet 아시안 뮤직어워드’(MAMA)에도 특별 출연한다. 시런의 아시아 시상식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너뮤직 관계자는 “시런의 새 앨범 홍보 차원에서 K팝 가수와 협업, 한국 시상식 출연 등을 제안했더니 시런도 흔쾌히 수락했다”며 “제시, 선미와 함께 부른 ‘쉬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리메이크’ 표기도 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콘텐츠, 일명 ‘K콘텐츠’ 시장이 나날이 확장되면서 내로라 하는 팝스타, 제작사들이 한국과의 협업에 나서고 있다. 한국을 전 세계 홍보시장의 최우선순위로 꼽거나 가성비 좋은 K콘텐츠 제작사 작품 수급을 위해 줄을 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K팝 내수 뛰어넘어 세계로…전세계 곳곳 K팝 그룹 제작 속속 

NCT 127 미국 NBC 토크쇼
‘켈리 클락슨 쇼’에 출연한 NCT127 (사진=방송화면 캡처)

 

K팝 분야는 이미 내수를 뛰어넘었다. 인기 K팝스타 NCT127은 지난 18일 미국 인기 토크쇼 ‘켈리 클락슨 쇼’에 출연해 신곡 ‘페이보릿’(Favorite)을 홍보했다. 그룹 엔하이픈도 23일 같은 방송에서 정규 1집 타이틀곡 ‘테임드 데시드’(Tamed-Dashed)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눈 여겨 보아야 할 부분은 K팝 스타 출연에 대한 현지반응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글로벌 음반유통사들과 현지 홍보를 위해 미국 토크쇼 출연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지만 K팝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이제는 토크쇼 측에서도 K팝 스타 출연을 환영한다는 전언이다. 

전세계 음악시장 2위인 일본 시장은 K팝이 점령한 지 오래다.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세븐틴, 엔하이픈, 블랙핑크 등은 일본 오리콘 차트에서 굵직한 실적을 냈다. 지난 9월 넷째 주 기준 일본 유튜브 인기 가수 1위는 방탄소년단, 3위는 트와이스다. 지난 2002년 보아가 첫 정규 앨범 ‘리슨 투 마이 하트’(Listen to my heart)로 한국가수 처음 일본 오리콘 차트 1위에 오른 지 20년만의 성과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가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 소속사인 이타홀딩스를 인수한 것은 K팝의 세계적인 위상을 확인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이타카 홀딩스는 씨엘의 미국 진출을 성공시킨, 스쿠터 브라운이 대표인 회사로 음악, 영화 TV쇼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스쿠터 브라운은 하이브의 이사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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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방탄소년단 (사진=BTS공식트위터)

 

K팝의 인기에 놀란 글로벌 스타들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영국 출신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는 방탄소년단과 협업한 정규 9집 수록곡 ‘마이 유니버스’로 13년만에 ‘빌보드 핫100’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여성 래퍼 메건 더 스탤리언은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버터’ 리믹스 발매를 위해 소속사와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28일(현지시간)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방탄소년단의 콘서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LA’ 무대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K팝의 인기로 K팝 스타 제작 시스템 수출 및 과정을 보여주는 K오디션도 해외로 뻗어나간다. 하이브는 유니버설뮤직그룹과 함께 미국 오디션을 통해 글로벌 보이그룹을 론칭한다. 엔하이픈을 탄생시킨 ‘아이랜드’ 일본판인 ‘앤오디션’도 내년 전세계로 송출될 예정이다. 

CJ ENM은 워너미디어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HBO 맥스와 멕시코를 기반으로 한 제작사 엔데몰 샤인 붐독과 손잡고 남미에서 K팝 보이그룹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SM엔터테인먼트도 미국 제작사 MGM 텔레비전과 함께 할리우드에서 보이그룹 NCT의 새로운 멤버를 발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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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쥬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가 소니뮤직과 손잡고 제작한 걸그룹 니쥬 돌풍도 무섭다. 니쥬는 트와이스를 제작한 JYP의 걸그룹 제작역량을 높이 산 소니엔터테인먼트가 JYP와 협업한 오디션 ‘니지 프로젝트’를 통해 선발된 걸그룹이다. 니쥬는 올해 일본 레코드 대상 ‘우수 작품상’ 수상과 함께 2년 연속 NHK ‘홍백가합전’ 출연을 확정지었다. JYP는 여세를 몰아 내년 보이그룹 제작에도 착수한다. 


◇글로벌 OTT가 주목한 가성비의 K콘텐츠…IP권리 확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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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K콘텐츠는 글로벌 OTT 플랫폼 진출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상승한 대표적인 종목이다. 코로나19로 영화 사업이 무너지면서 글로벌 OTT로 눈을 돌린 영화감독과 비교적 저렴한 제작비에 질 좋은 콘텐츠 찾기에 골몰한 글로벌 OTT플랫폼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오징어게임’ ‘지옥’ 같은 콘텐츠들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오징어게임’은 영화 ‘남한산성’의 황동혁 감독이, ‘지옥’은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대본과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두 작품에 앞서 넷플릭스에서 화제를 모았던 또 다른 K콘텐츠 ‘킹덤’과 ‘D.P’도 영화 ‘창궐’과 ‘차이나타운’의 김성훈 감독과 한준희 감독이 처음으로 선보인 시리즈물이다.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을 연출한 스타 영화감독 김지운도 애플TV플러스 개국작 ‘닥터 브레인’을 통해 글로벌 OTT 시리즈물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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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방송가는 K콘텐츠의 인기는 그동안 좁은 한국 시장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선 보이는 경쟁이 빚어낸 결과물이라는 시각도 있다. MBC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내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여러 제작사, 방송사들은 끊임없이 시도를 하며 실패와 성공을 맛봤다. 최근 글로벌 OTT발 K콘텐츠의 인기는 한국 제작자들의 열정과 글로벌OTT의 자본이 합쳐진 결과물”이라고 정의했다. ‘지옥’의 연상호 감독도 “K콘텐츠의 인기는 지난 십 여년간 부단히 쌓아온 ‘결궤’가 깨진 것”이라고 표현했다. 

K콘텐츠의 인기로 국내 제작사들이 해외 제작사를 인수하는 사례도 벌어졌다. 제이콘텐트리의 자회사 JTBC스튜디오는 미국 제작사 윕(Wiip)을, CJ ENM도 영화 ‘라라랜드’ 제작사인 미국의 엔데버 콘텐트(Endeavor Content)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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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다만 글로벌 OTT플랫폼과 계약에서 IP권리 확보는 여전한 숙제다. 한국 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더 이상 OTT와 계약에 목을 매기보다 제작사가 콘텐츠 제작 비용 일부를 분담하거나 러닝 개런티 계약을 하는 등 보다 유연한 시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K-콘텐츠의 세계적인 흥행으로 올해 수출액은 2200만 달러(한화 약 260억원)에 이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 진흥원은 “올해 해외 방송사 및 글로벌 OTT플랫폼과 체결한 계약이 전년 대비 25% 상승한 약 900만 달러(약 107억원) 수출 실적을 달성하는 등 총 수출액이 22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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