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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탄소발생 없는 ‘핵융합에너지’는 기후위기 타개할 차세대 에너지원”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KSTAR 현장투어

입력 2023-02-2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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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를 설명하고 있는 윤시우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부원장 (사진=이정아 기자)

 

“핵융합은 이제 꿈의 에너지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실현이 문턱 앞까지 와있습니다. 핵융합의 연쇄반응이 성공한다면 빠르게 실증을 위한 설계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 22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KFE) 에서 유석재 KFE 원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 KFE은 기자들을 초청해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 현장 취재를 진행했다.

KSTAR란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도록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만들고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해 가두는 자기밀폐형 핵융합장치다. 지난 1995년에 개발을 시작해 2007년에 완공된 KSTAR는 종합시운전을 거쳐 2008년 최초 플라즈마 발생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운영단계에 들어갔다.

국내 기술로 개발·제작된 KSTAR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전 세계 토카막 장치 중 가장 진보된 장치로 매년 플라즈마 실험을 통해 핵융합 상용화에 필요한 난제 해결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핵융합 연구의 후발국이었던 한국이 빠르게 선도국가로 진입할 수 있던 이유가 바로 KSTAR 덕분이다.

현장 설명을 진행한 윤시우 KFE 부원장은 “지난해 KSTAR는 고성능 노심운전모드를 12초간 유지하고 고성능 운전에서 세계 최장으로 45초간 불안정성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며 “향후 KSTAR는 1억도에서 300초간 운전을 제어하는 기술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플라즈마란 기체가 초고온 상태로 가열돼 양전하를 가진 이온으로 분리된 상태를 말하며 계속해 사라지려는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플라즈마가 오랫동안 유지되는 상태를 조성하기란 굉장히 까다롭고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물리학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윤 부원장은 “외부에서 물리적 현상으로 인해 플라즈마를 냉각시키지 않게 하면 300초간 유지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현재 KSTAR는 1억도 운전 30초를 달성했는데 이미 10초, 20초, 30초라는 중요한 단계를 넘었기 때문에 300초 달성은 그렇게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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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내 위치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의 모습 (사진=이정아 기자)

 

현재 KSTAR는 1억도 운전 50초 달성을 위해 내부 디버터를 텅스텐 소재로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KSTAR는 오는 7월 말까지 디버터의 설치를 완료하고 10월부터 플라즈마 실험을 재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6년까지 1억도 운전 300초를 달성해 24시간 정상상태 운전이 가능한 기술을 확보한다.

이어 오는 2027~2035년까지는 고성능 플라즈마 조건의 정상상태 운전 시나리오 개발을 통해 ‘핵융합 전력생산 실증로’ 용 운전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실증로는 어떤 원자로가 기술적·경제적으로 실용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만드는 원자로로 핵융합 실현을 위해 필요한 장치다.

윤 부원장은 핵융합에너지가 갖는 장점이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원자력발전이 갖는 사고위험성과 고준위폐기물 문제가 핵융합에너지에선 원천적으로 없다.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나오지 않아 친환경적인 부분에서도 비교우위를 지닌다.

그는 “주요 국가들은 이미 핵융합에너지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 인류가 이해하고 있는 기술 수준에서는 결과가 다들 비슷한 것”이라며 “특히 미국은 스타트업 중심으로 굉장히 열띤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우리나라는 핵융합 부분에서 후발주자인데 빠르게 선도레벨에 올 수 있던 이유가 장치가 굉장히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제조업의 기반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 기술이 모여 과학기술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KSTAR 건설을 통해 세계 최고 성능의 초전도자석 제작기술 등 핵융합 관련 10대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이는 핵융합연구의 후발주자였던 우리나라를 주도국 반열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KSTAR 건설에 참여한 70여개 산업체들은 KSTAR 건설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통해 ITER 사업의 국내 조달 품목 제작과 ITER 국제기구에 발주하는 사업에 참여해 누적 해외 수주액이 7000억원에 육박한다.

대전=이정아 기자 hellofeliz@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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